카테고리 없음2013. 12. 29. 20:44

이왕이렇게 된거..응답하라 시리즈 답습하기 어려워진다면..

칠봉이 캐릭터 죽이지 말고 로코물 하나 찍어주기를...^^ 

케미가 적절할 것으로 급예상중.....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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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3. 12. 27. 22:54

"일만 시간의 가슴앓이에도 안 되는 일이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가슴을 내려놓아야 한다. 끝을 시작해야만 한다



어차피 이렇게 될거였지만 은근히 잘 정리해가길 기대했던 것 같긴하다. 한낮 드라마따위를 보면서 속으로 에구에구에다가 쯧쯧을 연발하면 상찌질이소리듣기 딱 좋긴한데 뭐 응사아니라 영화나 소설을 읽어도 감정선이 있는 모든 컨텐츠로부터 자유로울 가능성은 애초부터 없었으니까....본의아니게 응사에 꽤나 몰입하면서 봤나보다. 추억팔이치곤 이번 시리즈는 너무 드라마틱해서 남들은 짜증만땅이라고 하던데 개인적으론 그 정돈 아니었다. 오히려 좋더만...그 시절 난 연애를 하고 있었으니까..내 이야기랑 다를 바 없는걸로다가 아마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나보다. 


아무튼 칠봉이와 나정이가 안되는건 순리라고 본다. 이제와서 쓰레기와 나정의 지난 시절들을 오빠동생으로 유지시키기에는 그동안의 내러티브가 아까워서라도 그리 될 순 없을거다. 칠봉이는 응사가 가진 '추억의 힘'의 평이로운 즐거움만으로 유지시키기 힘든 드라마의 긴장감을 위해 꺼내든 카드..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떡밥질과 시청률 재고를 위한 듯한 '오로라'가 될지도 모르니까 잘봐둬라고 협박하는듯한 시소같은 스토리전개로 시청자들의 입에서 짜증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드랬다. 이건 모두가 해피해야하는 드라마인데 뭐하는 짓인거지라고 읎조릴 무렵 어느덧 마지막회까지 와버렸다. 그러니까 어떤 점에서 보자면 이런 논란거리조차도 작가진들이 기대했던 것일수도 있다.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여기까지 온 이상, 짜증이던 뭐던 간에 끝장은 봐야 하지 않겠냐는 의지가 불어일으킨 결과리라..


가장 중요했던건 나정이의 마음이었을텐데, 세상의 수많은 연인들을 봐도 결혼한 커플이 늘 정석적인 사랑을 해서 결론을 낸건 아닌지라 현실스럽게 매치하리라고 믿었던 시청자들은 없었을 것이다. 판타지적이고도 좀 푸근해야 드라마다운거지..그리하여 긴장감을 유지했던 칠봉이가 스스로 마음을 접고 쓰레기가 나정이를 붙드는 걸로 결말이 나려나보다. 칠봉이도 더 성숙해지는걸로 .....마치 초속5센티미터가 그랬듯이 타카키는 칠봉이였던 셈이다. 그래 잘살아라..더 잘살수 있는거지. 게다가 현재에서는 모두 웃잖아..그럼 된 거지. 나정이와 칠봉이가 되길 기대했던 이유는...아마 칠봉이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그랬나보다. 부모도 그렇고 왠지 애가 쓸쓸해보여서...


그나저나 이승환은 정말 추억 대마왕이야...

도저히 벗어날수조차 없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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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esso minutes /10 minutes2013. 12. 17. 09:23

간혹 아르센(Arsen)의 모험담이 셜록(Sherlock)에 모험담에 미치지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유야 뻔하지 셜록은 의식의 흐름속에서도 고고하게 논리와 추론의 구조를 놓치지 않고 줄기차게 따라가며 궁극적으로 완벽한 해설이 뒤받침되지만,  아르센은 신출귀몰이라는 극적인 전개로 '논리'와 그럴듯한 두뇌훈련을 갈음하곤 했기 때문이다. 뭐 물론 뤼팽도 당시 통속소설의 범주에서 흥미진진함으론 어느 작품 못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뤼팽의 그럴듯한 교활함의 이면에 잠자고 있는 그의 추리적 능력도 슬쩍슬쩍 비추어 주었더라면...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을 금할 길 없다. 갑자기 밀실에서 대리석 벽의 귀퉁이를 발로 툭 찼더니 벽 전체가 밀리면서 사람이 들어갈만한 틈이 생기고 그 틈을 통해서 도시의 어디라도 갈수 있게 되면 우리는 더이상의 머리속 추론을 귀찮아 하게 되고 밀실탈출에 대한 고민을 접어두게 된다. 모든게 이미 구상된 장치고 희극적인 설정이 되버리는 것이다. 수수께끼란 뤼팽이 겪는 사건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드라마'에만 할애 된다. 뤼팽의 상상력에 의해서...그리고 엄청난 그의 부하들을 통한 정보력에서...


르블랑의 뤼팽시리즈 중에서는 813과 더불어 '여덟개의 종소리'를 좋아하는데 (물론 첫번째도 좋다. 괴도신사 뤼팽) 이유는 단 한가지다. 그가 너무 설치면서 말도 안되는 허세짓거리를 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소소하게 조그만 사건들을 기민한 두뇌로 풀어내는 자잘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떠오르는 한가지 생각. 내가 여덟개의 종소리를 읽다가 제일 좋아했던 '망루 위에서'의 귀퉁이가 접혀있다는 것이었다. 이건 읽다가 다시한번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던 대목이라는 뜻.......역시 난 거창함보다는 소소한 단편속의 뤼팽이 더 좋았었나보다. 그리고 왕비의 목걸이, 세븐하트, 흑진주 같은 단편들이 좀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랬다면 셜록보다는 덜해도 나름대로 아르센의 이야기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을텐데.....아르센은 아쉽게도 너무나 많은 부하들과 수많은 도시를 뚫어버리는 미로와 같은 통로들과 시시덕거리는 농담과 허세로 이 모든 걸 희극적으로 바꿔놓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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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발디의 사계는 거의 클래식을 입문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공식처럼 제공되는 음악인데 사실 이렇게 귀에 익은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원래 본연의 사계가 주려고했던 이미지들이 훼손되어서 내가 듣고 있는 이 사계가 과연 이런 느낌이었을까라고 의심이 들어버리는 경우도 꽤 많다. 너무나 많이 쓰여서다. 각종 드라마나 광고나 심지어 백화점 백그라운드 뮤직으로도 익숙해서 대중적으로 너무 친숙해버린 나머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때 조지마이클의 노래를 질리게 생각하는 것과 일맥상통이다.  


그러다보니 사계에서 그리 큰 임팩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봤자 '사계'지.  익히 아는 선율에다가 닳도록 들었던 그 음악인데 뭐가 다르겠냐는 것이다. 너무나 대중적이어서 이미 탈 클래식화 되어버린 이 '사계'조차도 변화무쌍한 버전들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좀더 색다른 음반들은 없는 걸까. 기대감과 호기심이 무럭무럭 생겨날 무렵, 비발디의 세계에서도 사계에 관련된 명반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명반이라고 하면 음악중독의 퀄리티 쩔어주시는 리얼 매니아분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시고 어떤 음반을 말하려고 그러나라고 주목하실테지만 전문가 분들이 아시는 그 '명반'은 아니니 안심하시기를...^^ 개인적으로 이런 전문 매니아분들의 '클래식 이해하기'에 대한 고명한 강의를 꽤 들었었는데 슬며시 마음속으로 내린 결론은 도무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대신 대중적이면서도 내 귀에 좋게 들리는 클래식음반을 찾아서 듣기로했다. 


비발디의 사계부터 뒤지기 시작한거다. 처음에 감동먹은 연주 음반은 '정경화'의 사계다. 나는 정경화의 사계를 듣고 있으면 정말 아주 정통검술을 펼치는 대가가 떠오른다. 중후한 듯 하면서도 가볍게 그어대는 공기를 가르고 나오는 그 사운드는 마음속의 심연에 바이올린 사운드 흔적을 깊이 남기고, 격정적이고 흔들림없고 개성이 종종 묻어나는 듯한 그 연주는 가슴속에 굉장히 드라마틱한 광경을 청각적으로 그려준다. 한동안은 정경화 음반에 빠져서 살았으니까...그리고나서 지인들이 추천해줘서 들었던 음반으로 이무지치 버전의 사계. 이무지치의 사계에 대해선 하도 지인들의 평가가 들쑥날쑥이라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아주 제너럴하게 봐서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사계가 맞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나도 이무지치 사계의 산뜻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이걸 두고 두고 듣고 있으면 굉장히 편안하고 익숙해져버린 지난 날들이 떠오르곤 한다. 너무나도 익숙했던 거지 싶다. 


다음이 줄리아노 카르미뇰라(Giuliano Carmignola)의 사계, 그리고 정작 언급하려고 하는 파비오 비온디(Fabio Biondi)가 이끄는 에우로파 갈란테(Europa Galante)의 '사계(Four seasons)'다. 카르미뇰라의 사계도 이에 못지 않을 만큼 좋은데 카르미뇰라 이야기는 나중에 한번 다시 이야기해야 할 만큼 할 이야기가 많다. 여기선 파비오 비온디의 사계를 중점으로...^^......결론적으로 난 이 두가지 사계를 제일 많이 듣는 편이다. 누가뭐래도 이쪽의 이 두 음반이 나에게 맞고 내귀에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변의 지인들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파비오의 사계는 '약간 이단적이다'라고..이무지치의 사계를 놓고 보면 에우로파 갈란테의 사계는 무슨 미친년 광란 질주하듯 연주해 버렸으니 그럴만도 하겠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그런 사계를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파비오 비온디가 인터뷰에서 밝힌 바대로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려고 그렇게 폭풍연주를 한게 아니라 원래 비발디의 사계는 그렇게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는 대목에서 참신함을 느꼈다. 그래..그렇게 연주하지 말란 법은 없지.아마.. 


파비오의 사계를 듣다보면 이게 과연 내가 알고 있던 사계가 맞나 싶을 정도의 의구심과 충격적인 전율에 압도된다. 속으로 이게뭐야를 몇번이나 중얼거렸으니까. 사계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수있다면 파비오가 유일하지 않을까. 파비오 비온디는 '원전연주', 즉 정격연주라 불리우는 시대상황을 감안한 재현 연주의 그룹 '에우로파 갈란테'에서 기존의 사계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 음악을 연주했다. 중후함이 덜한 듯 싶으나 특유의 가볍고도 잰 걸음으로 공중에 나부끼듯 흔들리다가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폭풍처럼 날카로운 얇은 차가움을 하늘에 그어대듯 속주가 진행된다. 듣고 있으면 이와 동조되서 가슴이 두근두근 거릴 정도였다는....이런 연유로 당시의 기존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사계를 이렇게 연주해도 되느냐라는 평이 있을 정도였다니 한편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게 이해도 간다. 


아무튼 이런 파격때문에 마이너 레이블이었던 OPUS111는 정격연주의 메이저 레이블로 급부상하고 에우로파 갈란테는 엄청난 초청과 연주회를 열면서 대중적으로 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몇몇의 매니아들은 파비오를 굉장히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냥 대중친화적인 접목이 이루어진 현대 음악가일뿐이라고 말이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 보단 그냥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일거라고 본다. 사계는 여러사람들에게 이미 오래도록 들려져왔던 음악이었으니 그것을 작금에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는 존중의 영역에서 바라봐야 한다고..그리하여 나는 이 음반을 비롯한 황금가면 시리즈의 비온디 음반을 싹쓸이 해버렸다. 지금도 가끔 이 음반을 꺼내서 듣곤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그 감흥은 아직 변색되지 않은 듯 하다. 


너무나도 좋다. 강추할만하다.


cf) 파비오 비온디의 사계는 음반이 여러가지 버전으로 나온바 있는데 개인적으로 OPUS111에서 나온 저 황금가면 시리즈 음반을 강추한다. 이후 나무에 달린 바이올린을 표지로 같은 연주의 다른 버전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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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는 애플빠다. 가지고 있는 기기들도 거의 애플 액세서리들..맥북 프로에다가 아이팟 초기 기종부터 연달아 3모델 모두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초창기 아이폰, 뭐 등등이다. 기술집약적인 사양질에 질리고 투박한 기능나열에 헛웃음을 지으며 다른 제품들을 외면했었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안드로이드는 고려대상이 아니었다는...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뭐든 질리기 마련이고 다른 제품들도 한번 써봐야겠다고 마음먹는 도중. 과감하게 선택했다. 베가 시크릿 노트(Vega Secret Note)로...


왜냐고. 이유는 하나다. 내주변에 아는 지인이 거길 다니는데 굉장히 열심히 만들었다고 하도 홍보를 해대길래 설마하는 심정으로 소원함 들어줬다. 써보고 아니다싶으면 자기가 내년에 새로운 걸로 해준다고 하니까...^^  물론 요즘은 스맛폰에 대한 기술적인 구현레벨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기때문에 뭘 써도 무방하지만 사람들의 고정관념에는 확고한 'S'사 맹신주의가 있기마련이다. 그래서 말인데 주위에서 하도 갤갤갤 거리길래 짜증나서 됐다고 한 적도 많았다.  아무런 구체적인 이유도 없이 이거 갤뭐시긴데요라고 자랑질하는 분들보면 자기가 좋아서 그러시는거겠지싶어도 별반 다르지도 않는데 뭘 그리 좋아하시나 싶기도 하다. S사는 제품을 잘만들기도 하지만 브랜드빨이라는 힘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이런 브랜드이미지가 자신의 인생에 투영되어서 자신도 이런 이미지처럼 보이고 싶은 그런느낌으로 선택하는건 아닐까. 이건 굳이 S사가 아니더라도 애플빠에도 같이 적용된다. 애플빠들도 역시 같은 기준과 같은 느낌으로 애플 디바이스를 선택한다고 본다. 거기에 비해 실제 기능적인 차이는 그렇게 갭이 크지 않다. 갤시리즈나 G시리즈나 벡시리즈나 안드로이드는 다 거기서 거기다. 물론 와콤펜이 갑이나 뭐네 하고 카메라가 이게 좋으네 저게 좋으네 하긴 하지만 이건 사용하는 사람의 목적성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문제다. 


자기가 펜을 주로 쓰면 펜이 잘나온펜을 쓰면되고 보안이 강화된 폰을 원하면 보안강화 기능이 탑재된 폰을 선택하면 된다. 일단 만져보고 써보면 대충 이 폰이 자기에게 잘맞는지 어떤지 알수 있게된다.  난 지인이 추천해주는데로 걍 받았다. 베가 시크릿 노트로 .....가성비 끝판왕이라는 그 칭호있다고 하니... 사후 서비스는 그렇게 크게 기대 안한다. S사도 그렇고 아이폰도 그렇고 폰을 곱게 쓰는 편이라 사후서비스를 받아본 적이 없다. 거의 액정 깨먹은 적도 없고 물에 담군적도 없으며 심지어 난 폰을 떨어뜨려본 적도 몇 번없는 유저다. 그래서 말인데 사후서비스, 그리고 OS 업글은 크게 기대 안한다. 


일단 베가시크릿노트는 거두절미하고 화면이 쨍한게 장점이다. 보고있으면 어떻게 이렇게 광활한 화면이 이렇게 선명하고 쨍할수가 있을까라는 사실에 놀란다. 다른 폰들도 유심히 봤는데 이건 정말 특출난거 같다. 반응속도는 갤시리즈와 비슷하고 옵유저들은 모르시겠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일단 화면 쨍한거부터 먹고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서 아마도 많은 유저들이 베가시크릿노트를 선택할거라고 믿는다. 나도 여기에 걸려들었으니까..그리고 외관 기구 전면에 아무런 마크가 박혀있지 않은 것도 맘에 든다. S사 마크도 싫고 난 어떤 시그니쳐도 싫었으니까..이건 정말 마음에 든다. 또 FLAC 지원과 음질...이거 크게 감동먹었다. 자기고 있던 클래식 FLAC 음원들 저장해서 들어보니 감동의 물결이 휘몰아친다. 시크릿 기능이 있는데 이건 내가 그리 사용하지 않아서 무방...하도 좋다고해서 써볼려고 생각중이다. 난 감출 비밀이 별로 없다. ㅠ.ㅠ


대략 한달정도 써봤는데 베가는 예전 지인들이 말하는 베레기 그런게 결코 아닌 것 같다. 그런 시절이 있긴 있었나본데 지금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심지어 내가 써본 폰들 중에 베가시크릿이 제일 낫다. 강추할 수 있을 정도다. 아직까지 크게 불편함을 못느끼는데다가 갈수록 손에 익어서 다른 폰들을 쓰기가 더 불편해져버렸다. 이제와서 말인데 아직도 S사 브랜드빨이야기하면서 나에게 왜 베가시크릿을 샀냐고 물으시는 분들, 뭐라고 할 순 없겠지만 브랜드빨 믿고 계속 S사꺼 쓰시면 되고 난 나대로 내가 맘에 드는 폰을 쓰면 된다. 근데 아무리봐도 난 베가시크릿이 다른폰에 꿀린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다만 사람들의 인식차이의 문제가 아닐까. 그래서 메이저브랜드란 엄청 큰 파워겠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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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illa Essay2013. 12. 4. 14:40




어느날부터인가 나이를 먹더니 불빛, 그림, 그리고 나무, 숲, 이딴 배경들에 묘한 로망을 느끼곤 한다. 무턱대고 모든 경치에 와 하면서 감탄하는건 아니고 그저 예전 기억과 추억에 기대어 몇몇 장면과 흡사한 광경을 만날 때마다 잠시동안 모든 걸 멈추고 풍경을 지긋이 바라보곤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동네 거리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그건 어린시절 학창시절 즐겨다녔던 도서관의 향기, 그리고 길거리. 가로등 아래 부어지는 오렌지색 커튼같은 불빛에 닿아있던 아스팔트. 하늘에는 별빛이 가득하고 (요즘 이런 하늘 보기도 꽤 어렵다면 어렵다.) 달은 엷은 미소와도 같은 샐쭉한 맵시를 뽐내며 덩그러니 걸려있었던 어느 저녁의 풍경. 그런게 가끔 그립곤 한다. 


요즘의 거리와 내 배경들은 온전히 걸작같은게 되기에는 수준미달이시다. 쓸쓸하고 차가우며 뭔가 구성요소들도 불균형적이어서 이 세상의 균열에서 살다가 언젠가는 반드시 이 곳에서, 이 근처에서 세계의 멸망을 볼지도 몰라라고 속으로 중얼거린 적도 있었다. 예전의 그 배경에서 살고 있다고 믿었던 나의 믿음에는 뭔가 결격 사유가 있었던지 아니면 나의 그림책은 이제그만 <끝>을 만났던지 아무튼 더이상의 좋은 배경그림이 내 뒤에 그려져있지 않다고 느끼곤 한다.  적어도 예전 그 시절에는 동네 겨울밤거리조차도 차갑다고 생각지 못했었고 그윽한 솜털처럼 가볍고 버터향보다도 짙게 스며든다고... 불가항력의 향취를 마파람처럼 맞아가며 미소를 지었드랬는데.....


몇년 전, 일본의 도쿄에서 한달넘게 있으면서 이거리 저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예전의 풍경을 만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동경은 아직 그 시절에서 멈춰선 느낌이어서 하이테크놀로지와 사회이슈에 떠밀려서 거리를 레고처럼 부수지도 않았고 정체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무엇이든지 들어엎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어디에도 걸려있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의도적이었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어쩌다보니 변화보단 안주를.... 그리고 편리함에 대한 굳이 의심을 품기엔 기회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일본은 ..도쿄는 그 자리에 멈춰섰나보다라고 예상도 되니까..어쨌든 도쿄에서 난 90년대의 향취를 보곤 하는데 아직도 선진국이랍시고 정리정돈을 애써해보지만 모서리에 묻어나는 세월의 찌든때까지 없애지는 못해서 그대로 보면 하드 웨더링된 예술작품들을 길거리에서 대면했다고 믿고 있었다.  


젠장. 이건 내가 그때봤던 그 배경이었어. 그런 정경이 여기에 있었던건가. 속으로 감탄하면서 지면에서부터 하늘까지 파노라마처럼 시선을 옮기며 풍경을 의지의 접착체로 이어붙여 기억하려고 애쓰고 애썼다. 이런 풍경은 어디를 가도 힘들거야라고 외치면서 말이다. 스맛폰이 더 대중적으로 일찍등장했다면 페북과 트윗들에 이런 스틸들을 옮겨가며 친구들과 열광했을 것인데.. 그러나 그땐 귀찮게 사진을 찍어봐야 퀄리티를 보장하기도 힘든 조악한 사진파일들에 불과했고 그렇다고 디지탈 해머와도 같은 거대 DSLR을 짋어지고 거리를 걸을 만큼 멋대가리없게 살고 싶지도 않아서 모든 풍경과 배경은 오로지 머리속 깊은 스토리지라고 믿어의심치않는 '기억력'에 의존했다. 


이제는 도쿄 조차 가기 어렵게되었다. 그 한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속 눅눅한 공기조차 들이키기힘들만큼 오염되었을까봐 이제 근처에도 얼씬 못하지만 로망은 남아있다. 아직도 이이다바시와 스이도바시 중간 어디즈음 뒷골목에 매여있던 자전거와 나란히 서있는 줄서있었던 토마토 화분들..맨션의 베란다에서 나쁘끼던 빨래들. 그리고 짙은 도쿄 특유의 향기. 오차노미즈 수로에서 은근히 전해오는 세월의 이끼들, 즐비했던 고서점들 주변에서 빈티지의 부스러기가 공중에 먼지처럼 떠돌곤 했다고 지금도 믿는다. 이젠 그런 거리를 어떻게 만나지라고 생각하면 아쉽기 짝이 없다. 그래서 응답하라1994의 그 스틸들이 반가웠나보다. 캠퍼스까지 가지 않았어도 그리웠을 미장센들에 감정까지 담은 듯해서...두고 보면 이건 로망이긴 하지만 때론 주접 궁상이란 생각도 편편히 들어서 후다닥 생각을 줏어담고 현실로 돌아오는 나를 보곤 한다. 나도 이즈음되면 어린 나이가 아니란 소리겠지. 남들시선까지 생각하며 살다니..언제부터 그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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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3. 12. 4. 01:31

예전에 <파스타>라는 드라마에서 이선균과 이하늬가 봉골레 파스타를 가지고 옥신각신했던 장면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계제는 아마도 조개를 넣은 후 화이트 와인을 뿌린후에 조개가 입을 벌리기까지 뚜껑을 덮어야 하는지 아니면 열어놓아야 하는지 였던 것으로...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사실 아직도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뭐라고 이야기해야 좋을지 가늠이 안된다. 둘다 해봤지만 둘다 각각 나름의 특징들이 있는터라 이건 요리를 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고생각한다. 물론 아주 유명하고도 저명한 셰프께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딱 부러지게 지적해주면 그게 맞는 것일거다. 나름의 이유가 있을테니까. 아마추어의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도 뭐가 좋은 지 잘모르겠다는 것 뿐이다. 



봉골레 파스타의 특징은 바로 조개의 신선함과 면발과 오묘하게 엮여서 은근한 향내와 해산물 특유의 맛이 베어나오는 그 지점이다. 봉골레라는 말만 듣고 너무 번잡스럽고 귀찮고 그래서 토마토 페이스트나 이미 만들어진 소스병 하나 사와서 프라이팬에 부어넣고 삶은 면발 투여한다음 비빔면 비비듯이 비벼서 막 드시는게 더 깔끔하다고 생각하실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파스타의 진짜 맛을 알기는 어렵게 된다. 이제껏 경험한 바로는 파스타는 미묘한 온도조절과 약간씩 차이나는 은은한 향, 그리고 미각에 감도는 특유의 여러가지 맛들에서 매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냥 인스턴트 만들듯 만들면 배고픈 시장기야 가실 순 있지만 깊은 맛을 느낄수 있는 기회가 없게된다. 뭐 그렇다고 파스타가 대단해서 그렇게까지 하면서 깊은 맛을 내야하느냐라고 하시면 별 다르게 드릴 말씀도 사실 없다. 


아무튼, 봉골레 파스타를 요리하기위해서는 우선 조개를 선택해야 하는데 나같은 아마추어들은 어떤 조개를 써야하는지부터 고민되기 시작한다. 홍합으로 해야하는 건지 아니면 백합으로 해야하는 건지..조개도 종류도 좀 된다. 일단 홍합은 제외하자. 홍합가지고 파스타를 만들면 '해산물 파스타'쪽으로 가는건데 이걸 봉골레라고 부를 순 있는지 몰라도 여태 홍합만으로 된 봉골레를 먹어본적은 없다. 그리고 육수를 내는 과정에서 조개의 맛을 느끼기에 앞서 짠맛에 몸서리가 쳐질테니까..일단 선택으론 모시조개와 바지락이다. 경험상으로 모시조개반, 바지락반 이렇게 넣고 해봤는데 나쁘지 않았더랬다. 모시조개만 해도 깔끔하다. 요즘은 깨끗하게 미리 씻어 포장된다고 해도 가져와서 해감을 해야 한다. 


소금을 넣고 찬물에 조개를 담근 후, 검은 비닐나 위를 덮어서 빛이 안들어오게 한 후에 약 1~2시간정도 나둔다. 마음 급하신 분들은 30분 정도 놔두시는데 그러면 자칫 갯벌맛을 체험하실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과정을 거친후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과 짓이긴마늘을 넣고 살살 볶아준다음, 해감한 조개를 투하한다. 그리고 나서 화이트 와인을 부어주는데 와인을 넣어주어야만 깊은 맛을 은근하게 뽑아낼수가 있다. 자칫 잘못하면 소금기만 가득한 소금맛을 경험하거나 비릿한 냄새나 심지어 역한 냄새를 경험할 수 있으니 꼭 와인을 넣는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화이트 와인을 넣을때 대개의 경우에는 주방에서 사용하는 저렴한 일반 와인을 쓰곤 하는데 그렇기 보단 약간 돈을 투자해서 적절한 와인을 하나 사두면 좋다. 



개인적으로 주로 사용하는 와인은 'Table Mountain Natural Sweet White'로  남아프리카산 와인이다. 이 와인이 좋은 점은 굉장히 달콤한 맛을 내준다는 점, 쌉쌀한 와인들을 쓰게 되면 개취에 따라 갈리긴 하지만 냉랭한 맛으로 파스타를 마치 무슨 '약'처럼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조개특유의 향을 유지하면서 달콤한 맛을 유지하려면 게다가 여기에 빛깔도 좋게 보이게 하려면 이 와인이 제격이다. 이 와인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약간 연두빛의 은은한 컬러가 감돌고 특유의 달콤함 때문에 조개의 잡내를 잡으면서 풍미를 돋궈준다. 원래 이 와인이 아페리티프 와인 (식전 와인)이거나 디저트 와인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지만 대개 야채요리와 곁들여서 먹어도 나쁘지 않을 만큼 산뜻함을 자랑하므로 파스타요리에 써도 나쁘지 않다. (가격대는 만원대로 알고 있음~)


이렇게 해서 조개를 와인을 넣고 입이 벌어질때까지 놔두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각자의 취향대로 뚜껑을 덮어도 좋고 열어둬도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덮어두는 편이다. (약 5~10분정도) 그리고 나서 충분히 입이 벌어졌을때 슬쩍 수저로 육수를 떠서 드셔보시라 아마 감칠맛이 소스라칠만큼 좋으실 것이다. 이 후의 파스타 과정은 생략. 면넣고 익힌 다음 면투하 한 후에 제대로 프라이팬 돌려가면서 섞어주는 일만 남았으니까 이건 뭐 특별할 게 없다. 아..딱 하나 와인을 부을때, 약간의 파슬리가루를 뿌려두면 특유의 향까지 같이 입힐 수 있다. 육수에 건더기가 둥둥 떠다니는게 싫은 신 분들은 생략가능하시다. 이렇게 하면 봉골래 파스타도 그리 어려운 요리가 아닌것을 아실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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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3. 12. 3. 22:19




물론 여러가지로 쓰고 싶은 것들, 그리고 기억에 남길만한 것들을 모조리 다 기록하고 싶은 욕구야 늘 있기마련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뭔가 기억해둘만한 일들이 발생할 때, 써야할 종이도 그리고 필기구도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인지라 어쩔수 없이 기억에 의존해서 슬금슬금 적당한 장소에 이르러서야 황급히 옮기곤 한다. 그게 기록의 묘미이기도 하다. 마치 날아갈 버릴듯한 휘발성의 무엇을 보듬어 안고 무사히 안전한 장소에 도달하는 것.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 도중에 인터셉트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시다. 스스로 기록같은 걸 즐겨했던 적이 아니었는데 단 하나 예외적으로 후회하는 것은 바로 책을 읽고 그냥 넘어가는 거다. 다른 메모같은 거야 요즘 같이 스맛폰이 발달한 시대에는 별 문제가 안된다. 폰을 켜고 메모장에다가 펜으로 휘갈겨도 필체 그대로 저장되니까..




하지만 책은 이야기가 다르다. 책을 읽고 난 후 바로 기록하지 않으면 하루사이에 많은 걸 잃어버린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뭔가를 미리 지정해두지 않아도 낭패다. 대체로 200페이지가 넘어가는 책에서는 제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독서가라고 해도 기억해야할 페이지를 3개이상 기억해두기 어렵다. 그래서 귀퉁이를 접거나 갈피를 꽂아두거나 하는 것이겠지. 그래봤자 얼마 못가서 다 날아가버린다. 그래서 기록이 필요한데 나같은 경우에는 몰스킨 북저널을 이용해서 기록한다. 북저널몰스킨에서 나온 책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좋도록 적당한 포맷으로 프린팅된 일종의 다이어리다. 한페이지에 한권의 책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데 기록을 하다가보면 한 페이지를 넘어가는일이 너무 많아서 개인적으론 개의치않고 마음껏 쓰는 편이다. 책 한권에서 금지옥엽같은 내용, 기억해두고 싶은 장면에 대한 묘사를 잊기가 너무 싫어서 통채로 옮겨적다보면 한권에 4페이지 이상 쓰는 경우도 있다. 다른 분들을 보니 거의 한권에 할애하는 페이지는 한 페이지정도인듯 싶다. 


2013년에 몰스킨은 딱 두종류만 썼는데 하나는 바로 '북저널' 그리고 또 하나는 '플레인 노트'다. 플레인 노트는 줄도 없이 휭한 약간 누르스름한 패턴이다. 북저널이 책을 위한 메모였다면 플레인 노트는 여러가지를 기록했다. 이를테면 로마인 이야기를 읽다가 연대별로 흐름을 기억하기 위해서 역사사건을 길게 줄줄히 기록하고 굉장히 많은 내용을 기록해야 할 때, 그리고 음악이나 문화적 느낌을 소소히 기록할 때 주로 사용했었던 것 같다. 둘다 기록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편인데 가방안에 두권을 다 넣고 다닌 적은 별로 없고 평소에는 플레인 노트만 들고 다녔고, 북저널은 책을 읽고..(읽으면서 줄을 치는 편이다.) 다 읽고 난 다음 줄친 구절만 찾아서 남겨두고 싶은 구절만 북저널에 옮겨적었드랬다. 그렇게 해서 북저널에 차곡차곡 쌓이면 이 북저널만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히 읽곤했다. 이 블로그의 책리뷰는 다 북저널의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그때그때 끄적여 둔 것들이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북저널의 종이질과 플레인 노트의 종이질은 같지 않다. 플레인 노트는 약간 북저널 페이퍼에 비해서 약간 두꺼운 편이고 하드하다. 미묘해서 잘 알아차리기 힘들지만 감촉으로는 대충 차이를 느낄수 있다. 북저널의 종이는 야들야들한편인데 글쓰기에는 북저널이 감촉이 좋고 플레인 노트는 러프해서 개의치 않고 자유롭게 기재하기엔 적당하고 생각되어진다. 둘다 용도에 의해서 사용자가 나름대로 사용해도 무방하긴 하지만 워낙 북저널이 책내용을 쓰기에 좋게 나왔으므로 책에 대한 메모는 북저널이 좀 낫다고 볼수도 있겠다. 





몰스킨의 장점은 이 노트들이 꽤나 내구성이 좋아서 가방에 넣든 어쩌든 형태가 변형되지 않는 다는 점이고, 종이가 얇은데다가 글을 쓸때 느낌이 매력적이라는 점등이다. 이건 써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는데 일단 써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주의할 점은 몰스킨에다가 어떤 펜으로 써야하느냐는 부분이다. 많은 분들이 여기에서 갈등을 느끼곤 한다.  여러가지 펜으로 써봤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론 유니볼 UM-100을 추천 !!!!.  하이퍼젤러도 써봤고, 슈퍼겔, 마하펜, 심지어 플러펜, 그리고 볼펜도 써봤다. 번지지 않고 색감도 훌륭하고 굵기도 유니볼이 가장 좋다고 본다. 그렇게 해서 유니볼로 기록을 하고 줄은 라이브컬러펜으로 긋는다. 주로 오렌지색과 회색을 주로 쓰는데 눈의 피로도를 고려한다면 회색이 가장 무난하고 간혹 컬러링이 좋으신 분들은 여러가지 색으로 칠해도 무방. 그리고 너무 꾹눌러서 쓰면 뒤에 자국이 남을 수 있으니..약간 주의...그리고 잉크가 질척이는 펜으로 쓰시는 분들은 미리 덮지 마시고 약간 기다려서 마른 후에 덮어야 데칼코마니 현상을 피하실수 있다. 




그림을 그려야 할 일이 있거나 뭔가 포맷에 구애받지 않고 장황한 내용을 써야 한다고 생각될 때는 플레인 노트를 주고 사용하고 정리된 요약내용을 다시 간략히 정리할때 북저널을 주로 사용했다. 원래는 사용성으로 보면 플레인 노트를 자주 쓸것 처럼 느껴지지만 개인적으론 거의 북저널만 써댔고 그게 더 편했다. 그러다보니 플레인 노트는 2013년에 다 채우질 못하고 북저널은 모자라서 아슬아슬하게 채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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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막 노르웨이의 숲을 다시 또 읽었다. 이젠 몇 번째 읽었는지 세는 것조차 의미가 없을 정도로 많이 읽어버려서 이젠 새로운 뭔가가 느껴질 것도 없겠다싶은데도 뭔가 다른 느낌이 들곤 한다. 처음만 해도 나오코와 와타나베가 닮아있다고 그리고 둘이 어쩌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도 지독히도 서로에게 안맞는 커플이라는 생각만 강하다. 그리고 와타나베가 서두에서 '나오코가 자신을 사랑하지조차 않았다'는데서 강한 절망감을 가지는게 굉장히 '위선'적이라는 느낌이 불쑥 들었다. 자기도 나오코를 그런식으로 생각했으면서...바보같이...미도리나 잘 챙길 것이지...하면서 말이다. 


이제와서 생각인데 함부르크에서 모든게 플랑드르파의 그림같네 어쩌니 하며 분위기잡을 때조차도 와타나베가 '혼자일 것'이라는 추측이 강하게 밀어닥친다. 그러니까 나오코가 어떻게 되고 미도리에게 전화를 하고 뭐 이딴 것들이 다 정리되고 혼자서 뭔가를 깨닫고 성장했던 게 아니라 그냥 트라우마로 남은 채 표류하는 늙어버린 와타나베같은 느낌도 중간에 들어버렸다. 가끔은 개성적이고 험프리 보카드적이면서 호밀밭의 파수꾼스러운 '쿨'함이 장기였던 와타나베가 그럴듯하다고도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하츠키나 나오코나 기즈키스럽게 변해가지나 않나하며 안타깝게 바라본다. 차라리 나가사와 같았더라면 좋았을텐데..그나저나 와타나베 곁에 지금 미도리가 있는건지 없는건지 아직도 궁금하다.  


이거 무슨 응답하라 1994의 나정이 옆에 쓰레기가 있는건지 칠봉이가 있는건지 궁금한 거랑 유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만약에..만약에 미도리가 없다면 와타나베는 불행한 거겠지. 노르웨이의 숲 ...오래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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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3. 11. 30. 22:39

이우정 작가는 신이야 라고 옆에 있는 친구놈이 오바질을 일삼는다. 뭐 크게 동감이 아니가는 건 아니다. 이정도의 스토리파워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하는 작가라니..간만에 퀄리티 쩔어주는 드라마 작가를 보는 거 같다. 일단 다 집어치우고 본방사수 이런거 그렇게 좋아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두통 너무 심해지고 딱히 이 시점에 다른 게 하기 싫어서 뒹글뒹글 데굴데굴데다가 이왕 이렇게 한거 나도 드라마덕후처럼 본방 사수 이딴거나 해보자고 tvN을 돌렸다. 물론 응사를 보기위해서다. 





애초에 쓰레기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든 우리의 나정양을 보고 있노라면 쓰레기나정이의 로맨스는 절대적인 부분일거라고 생각은 했다. 남편찾기라고 해봐야 이게 뭐 미스테리 추리물도 아닌데 반전에 반전을 걸고 거기에 결정타를 한번 먹이고 다운될때즈음 다시 벌떡 일어나서 역카운터를 날리는 무슨 정신력 창궐하는 스포츠물처럼 비비꼴 턱이 없다. 이우정 작가나 신원호 PD나 그런 추레하고도 너절한 곁가지를 붙여대는 스타일은 아닐거 생각했다. 그렇게 보면 나정이의 남편은 단언코 '쓰레기'가 맞다. 쓰레기가 되어야 모든게 자연스러워진다. 이 시점에서 뭘 다시 뒤집으려면 우리의 나정양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나야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생각이 바뀌고 뭔갈 크게 깨닫는 그런 뭔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시간적으로 볼때 지금 그걸 하려면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상처를 받는 캐릭터가 난무하다가 죽어나가는 한두명 나온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거다. 


그래서 쓰레기와 나정이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다만 중간 위기감을 슬쩍 고조시키기 위해서 우리의 칠봉이를 이용하는거지. 칠봉이가 그렇게 순순히 물러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쓰레기에게 긴장감을 주고 나정이에게 잠시동안의 혼란함을 안겨주는거다. 이게 진짜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인가에 대한 다시한번의 심사숙고를 하게 될 거라고 본다. 근데 내가 이 시점에서 짜증나는건 '철저하게 칠봉이가 이용당하는 것'이다. 이게 말이 좋아 나정이의 백기사지 . 이것도 할 짓이 못된다. 나정이가 칠봉이에게 어디 쓰레기에게 주었던 따뜻한 시선한번 롱테이크로 잡아준 적 있나. 무슨 속삭이는 고백한번 해준 적 있나..것도 없다. 이게 다 짝사랑을 하는 칠봉이의 몫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이미 설계된 판에서 철저히 자기역할을 하고 쓰러지는 피스메이커로 점점 선명해진다. 


--> 이때 뭔가 되도 되었어야 제대로 된 삼각관계였을텐데 여기서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에이씨~



쓰레기와 나정이가 우여곡절끝에 결혼식장에 들어설거다. 

칠봉이는 이 둘의 사랑을 더 단단하고 확고하고 의심없이 만들어주겠지만, 칠봉이의 쓸쓸함이 걸린다. 그래서 앞서 추측했던 나정이가 삼풍 사건때 울며 달려가는게 칠봉이 때문이라면 그 둘의 계기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진짜 사랑인란건 본인이 감지할 수 없게 소리없이 하나둘 쌓여가는거다. 자신을 사랑하고 그게 신경쓰이고 하다가 어느덧 그 존재가 자신을 떠난다고 생각했을 때 겉잡을 수 없는 슬픔이,...서글픔이 밀려올때 비로서 진짜 사랑의 정체를 깨닫는거다. 칠봉이와 나정이가 그렇게 되기를 슬쩍 기대했는데 그건 오버였고 그저 '삼풍사건의 슬픔과 기적에 대한 명언'들로 상징화되면서 넘어가 주셨다. 


게다가 오늘 쓰레기와 나정이 키스했다. 물론 칠봉이도 하긴 했지. 칠봉이가 거의 일방적으로 한 키스지만..

칠봉이의 안스러움에 계속 신경쓰이는건 앞서도 말했던 것처럼 난 그 칠봉스러운 그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다. 마음속으로 1994의 그 시점의 나에게 응원을 보내는 거지 찌질이 같았던 내 과거에 로망을 주려고 말이다. 어쨋든 칠봉이가 나정이를 보내야 주겠지만 마지막에 한말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말...남들은 오 칠봉이 패기있네 쓰레기에 대한 반격이 있으려나봐 라고 추측하겠지만 칠봉이의 순수한 마음과 나정이를 놓칠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지 싶다. 그 절박함이란 표현하기 어렵다. 


절절하고 괴로울 정도가 되면 결코 현실의 2013년에 나정이네 집에 집들이 못간다. 칠봉이는 아무래도 나보다는 정말 나은 심성의 소유자인가보다. 그나저나 이우정 작가님이 이 글을 보실리 없겠지만, 보신다면 한 말씀드리고 싶다. 이제 칠봉이는 그만 뒤로 물러서게 해주시고 다른 캐릭터들 분량 늘려주셨으면 한다. 칠봉이가 구석탱이에서 불쌍해지는꼴 보기가 싫다. 그게 싫어서 앞선 글에서도 '수지'운운했던 거지..^^ 어파치 쓰레기와 나정인데 여기서 뭘 더 꼬아서 어떻게 해보겠다고...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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