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감탄하고 있다. 월간 윤종신의 감수성에 대해서... 


언제나 그렇듯이 윤종신표 음악이 정서적으로 잘 맞아서겠지.  혹자는 맨날 신파처럼 감성을 쥐어짜는 상투적인 음악이라고 평가하곤 하지만,  그 말이 이 어떻게 신빙성을 가지던 간에 나로선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편이다. 음악이란 어차피 음식과도 같은 것이어서 어떤 이에게는 정말 잘 맞는 풍미가 어떤 사람에게는 고역일 수도 있으니까..결국 음악이란 취향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양성의 관점에서 보면 '음악성'을 논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스스로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가가 사실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게다가 윤종신은 비현실적인 프로젝트는 끈기로 해오고 있다. 그 노력만으로도 사실 음악을 소비하는 개인으로 고맙다고 해야 할 판이다. 매월마다 내 취향에 맞는 음악들이 1개씩 꾸준히 나오는 셈 아닌가. 이 정도면 좀 죄송스럽지만 마르지 않는 샘물이자 황금알까지는 아니어도 이른 아침 이스라엘 백성에 내렸다는 만나와도 같은 수준이다. 계속 이렇게 해달라고 하면 너무 생떼인가싶긴 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욕심을 내도 좋지 않을까싶기도 하다. 원래 대중들의 욕구가 때론 실천력의 장작이 되기도 하니까..바라고 또 바라고 기대하면 월간 윤종신도 계속 나오지 않을까.


오늘도 어쨋든 뒤늦게 몇달간 밀렸던 월간 윤종신을 듣고 있다. 멜로디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귀퉁이에 은근슬쩍 윤종신표 시그니쳐가 귓가에 느껴진다. 맞아 이 양반이 원래 이런 멜로디를 주력으로 했었지 심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물론 날씨가 추워지고 마음이 왠지 앙상해진다고 느껴질 무렵이면 상투적으로 통하는 발라드의 위력일수도 있겠으나 세상의 모든 발라드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수는 없다. 개 중에는 어떤 측면에서 보다 가깝게 느껴지고 정말 마음적으로 동화될 만한 발라드의 한 자락이 마음을 스치듯 지나가면 숨죽여 지내던 추억들이 깨어나는 느낌이다. 


너무 많이 깨어나면 청승이기도 한데...

가끔 이정도면 나쁘지 않을 것도 같다. 



 


Posted by kewell

꽤 오래 전 일이기는 해도 스모키앤미호(Smokey & Miho)의 음악을 틀어놓고 가만히 눈을 감게 되면 무더운 여름날 휴식으론 제격이란 생각이 들곤 했다. 그러다가 잊혀진 앨범들이 책장속으로 무늬화 되어 은둔해버리면 도대체가 그런 음악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지 못해 곤혹스러워진다. 어째든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이 있기 때문에 전 아니예요 아무런 감동도 느껴지지 않거든요 라고 해도 할말은 없지만 국내 매니아들의 여파를 감안해 볼 때, 스모키앤 미호의 'Blue Glasses'같은 건 기억속에서 일찍 사그러진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런 음악은 심야에 오히려 잘 어울려서 심야 라디오에서 제대로만 플레잉해주기만 하면 걷잡을 수 없는 감동이 폭풍처럼 휘몰아 칠텐데....아직까지 틀어주는 DJ가 없다. 무감각의 한여름밤이다. 다행히도 나야 책장 정리하다가 툭 이 CD가 툭 떨어져 버린 탓에 운명적이 재회를 맞이했다. 외로움과 쓸쓸함과 그리고 편안함과 왠지 그윽한 애수와도 같은 짙은 커피향처럼 번져가니 이거 참 묘한 느낌이었다는....


약간 다르지만 고야 앤 카미나도 이런 경로로 최근에 들어버렸는데 둘다 여름날에는 굉장히 좋다는 생각이 든다. 전자는 살짝 감흥에 취한 늦여름 초가을의 느낌이 다가오지만, 고야 앤 카미나의 En Sem VoceBahia Lady는 완연한 여름을 떠오르게 해준다. 지글지글 타는 듯한 석양을 뒤로하고 야자수와 바다가 있는 자켓 때문에 더 그럴수도 있다. 아무튼 요즘에는 무더운 여름 때문에 정신의 각성수준이 마이너스 레벨에서 떠돌고 기운은 급다운되고 피부에 더운 공기가 부딪혀 냉각수 넘치듯 퍼진다. 냉방병이 생기면 어떠랴..차라리 문을 쳐닫고 에어컨을 약하게 켜놓고 음악을 틀어놓고 책이나 읽는게 좋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런 생활을 고수할거라면 여름이 의미가 없어진다는 거다.


사실 더울때는 나가서 땀을 흘려야 하고 태양에 피부도 그을음을 일으켜야하고 뜨거운 숨을 토해내고 핫핫한 아스팥트를 걸어야 제맛이긴하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서 문제지...이제 여름도 가는데 사실 진한 섬머 나이트를 경험해보진 못했으니 음악으로라도 대신 느껴보고 싶다. 



Posted by kewell


얼마전에 공교롭게도 K팝스타에서 윤종신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안테나미스틱89의 자회사라고 농담을 터트렸다. 그래 맞아 미스틱89와 안테나는 묘하게 닮았어라고 혼자 중얼거리곤 했는데, 모르긴 몰라도 상당수의 대중들도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안테나와 미스틱89는 닮아있다. 현 주류 유행음악 질질 끌려가지 않으면서도 음악적으로 만만치 않은 내공과 아우라를 보유한 개성있는 뮤지션들이 갈 곳이 그리 많아보이지 않는 요즈음이다. 이럴땐 나라도 자신들의 음악적 색채를 이해해 줄 법한 선배가수들이 있는 곳으로 시선이 돌아가기 마련이다. 윤종신과 유희열 쪽이라면 수긍할 만하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JYP에서 용도폐기되다시피한  박지윤이 그렇게 야사시한 눈빛으로 나이를 먹도록 JYP에서 굴러다녔다간 그녀가 어필한 대중적 기억은 그저 옆트임 검정 블랙 원피스 이상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꼭 '성인식'이 나쁘단건 아니다.) 결국 YG와 JYP가 그런 성향조차 다른 뮤지션들을 데리고 뭘 한다는 건 좀 어울리지가 않는다. 이건 완전히 다른 레이블의 질감들이고 이미지와 무늬가 다르고 향기도 다르며 심지어 건물 사이즈도 다르다. 어쨋든 위에서 말했다시피 윤종신이 안테나에 대한 언급을 한 날, 버나드 박은 유희열의 기획아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다. 바로 버나드박의 More than words, 밴드로 페퍼톤즈, 박새별이 등장하고 있었다. 


안테나 뮤직의 성향상 왠지 인디에서 이름 좀 날릴 듯 싶고 너무 대중적으로 엇나가 있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동경을 불러 일으킬만한 지적인 수준이 갖춰져 있는 가수들이 소속가수일거라는 짐작은 별로 틀리지 않았는데 루시드 폴도 그랬고 페퍼톤즈도 그랬지 않나. 유희열이야 말할 것도 없고....여기에 박새별도 있었드랬다.  이 즈음되면 혹시 안테나는 소속계약을 하기전에 몇가지 안테나적인 기준 항목이 있어서, 공부도 잘하고 음악도 잘해야 한다라는 항목이 제일 위에 자리잡고 있고, 거기에 반드시 부합이라는 체크박스에 체크하고 난 다음에야 다른 항목으로 갈수 있는게 아닐까라고 추측하게 된다. 정말 세상에는 엄친아들이 너무 많다. 음악도 잘하고 공부도 잘한다니....




그래 잊고 있었다. 박새별도 안테나였지. 

박새별의 음악과 목소리가 완전히 친 대중적이어서 막 열광하고 그런 팬층이 두텁게 자리잡은편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하기에는 버나드박을 살려주는 쪽으로 보조를 맞췄지만, 새삼스레 그녀의 음악색깔을 떠올리게 된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건 예전 페퍼톤즈 공연때 Read, Get Set, Go를 보컬로서 부를 때였다. 원래 이곡의 보컬은 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뮤직 워리어스때도 그렇고 줄곧 박새별이 이 곡의 전임자인것처럼 불러제끼고 있다.) 뎁은 약간 담백하고도 장식없는 소녀같은 뉘앙스로...박새별은 진한 장미향이 물씬 나는 성숙기의 목소리로 진득히 불렀다. 사실 그냥 외모로만 보자면 나긋나긋하고 굴곡없으면서 사근사근해야 할텐데 목소리는 약간 달라서 의외성이 있었던 가수로 기억한다. 그랬는데...갑자기 화장을 하시고 립스틱도 컬러플하게 드로잉하셨고 눈화장도 매혹적으로 하신데다가 머리가 흘러내려 섹시함까지 보여주시다니...이래가지곤 내가 아는 박새별 레벨 업한 느낌이시다. 외모도 업글되니 얼마나 좋았는지...^^


요즘의 시대에는 걸그룹과 보이그룹의 찬란한 사운드 이면에 노출 과다경쟁, 그리고 지나치게 과도한 멋을 부린 군무 아래 잠식 당해있다보니  다들 이런 음악만 듣는 줄 알겠지만 개 중에는 이런 음악으로 도저히 살 수 없는 달속의 토끼들도 있다. 그들에게는 시끄러운 사운드와 칼같은 군무와 조금만 더 올라가면 팬티라도 보일듯한 코스프레에 흥분되지도 않고 보이들의 깨끗한 피부에 가슴을 두근거려하지도 않는다. 지인 중 몇몇은 걸그룹의 야시시한 율동을 보면서 가끔 저게 야동이었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이게 감상자의 변태적 성향 때문만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다만 너무 편향적인 거다. 우리 모두 뮤뱅에서 두번째 등장하는 걸그룹의 세번째 걸의 치마가 조금만 더 올라가 팬티가 보인다고 해도 들을 음악은 다 듣는다. 모든 여가수들이 속옷노출 경쟁만 하는 뮤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어떻게든 메인골든 타임에 페퍼톤즈와 박새별이 나와서 자신들만의 색채로 사운드를 뿜어내 준다는건 일종의 존재감 같은게 아니었을까.


잔잔한 호수위에 퍼져가는 작은 물결같겠지만 온 호수를 뒤덮고 말거라는 그런 기대감 같은 것 말이다.




어 저분들은 누구야 누군데 저렇게 멋진 사운드와 세련된 외모로 멋드러지게 연주도 하고 노래도 부르는 저 언니오빠들 너무 예쁜데 ? .....조카들이 이렇게 말했다.이윽고 페퍼톤즈와 박새별 이라고 안테나에 소속된 가수들이라고 약간은 언더풍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고 메이저 레이블로 봐도 무방할 만큼 알려져있는 가수들이니 들어보면 괜찮을 거라고..조카들도 나도 이 순간만큼은 같은 음악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좋은 음악을 듣는다는 건 좋은 것이고 그 뮤지션들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은 채 현실에 등장하는건 의미심장하다. 이건 세대간의 격차라기보단 음악적 다양성의 문제였으니까 언제고 격차가 있을 법한 세월에도 존재감이 있는 뮤지션으로 산다는거 보다 많은 다양성의 축으로 살아간단 뜻이 아닐까. 



Posted by kewell


지금에야 보사노바(Bosanova)라는 말을 들으면 귓가에 어떤 종류의 음악이 은은하게 들리는 상상을 할 수 있지만, 과연 이런 계통이 자리잡기전에는 이런 음악을 뭐라고 불러야 했을까란 궁금증이 남곤 한다. 요아힘.E.베렌트가 보사노바는 '삼바와 쿨재즈'가 합쳐진 것이라고 정의를 내려줘서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쿨재즈를 알고 삼바를 아는 어떤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두개의 장르가 결합되면 이런 음악이 나올법도 하겠구나라며 고개를 끄떡일수 있었으니까. 사실 음악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연혁이나 계보와 정체성을 이해한다고 해서 그 음악의 진면목을 더 절절히 체감한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느끼는 것은 이해하는 것과는 다른 측면이니까. 마치 주사위의 한쪽 면 숫자가 다른 쪽 면 숫자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스윙의 시대에서 모던으로 규정되었던 쿨재즈(Cool Jazz) 이면에는 재즈의 스팩트럼이 그렇게 단촐하지 않다는 지적이 자리잡고 있다. 편견적으로 재즈라고하면 눅눅한 조명밑에서 슬며시 차양막을 통해서 몇 편의 태양광이 비추고, 스모키한 공기안에서  부유하는 먼지들 사이에서 짙게 깔리는 음악, 마음은 침잠되고 뇌수가 마치 오후의 나른함 잠에 푹 절여진듯한 느낌이 떠오른다. 즉흥적이라는 변수때문에 재즈의 이런 선입견이 다변화되었을 지도 모른다. 거리를 토닥이듯 종종 걸음을 걷는 소녀와 봄날에 날리는 꽃잎들, 그리고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떠오르는 쪽도 재즈라고 부른다. 그래서 60년대의 보사노바를 들으면서 그다지 정통재즈에 대한 반감같은게 덜 했나보다. 이런 쪽의 재즈라니!!.. 내 취향에는 너무 맞았다는 뜻이다. 그게 보사노바였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개인적으로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이 참여한 1963년 <게츠/질베르투>(Getz/Gilberto) 앨범이 바로 이런 보사노바를 제대로 알게 해준 음반이었다. 매니아들께서는 보사노바의 시초라고 불릴만한 단하나의 음반을 두고 무슨 제대로 알게 해줬다느니 그딴 소리를 하나 싶을 수도 있다. 온리원(Only One)에 가까운 음반이었으니까..아쉽게도 60년대 보사노바가 불어닥칠때 난 태어나지도 않았던데다가 재즈의 유행주기가 몇 바퀴를 돌았어도 난 그 쪽으론 고개초자 돌리지 않던 세월을 지나왔다. 성인이 되고서도 한 참을 지난 후에 우연찮게 이 음반을 들었으니..이 음반이 나에겐 유일무이한 보사노바 음반이었던 거다.  


1965년 빌보드와 그래미 어워드를 휩쓴 이후에도 수없이 매체를 통해 플레이되어왔던 이 목록들의 진면목이야 재즈를 좀 안다하시는 양반들로서는 입아픈 이야기일테지만, 지금에서도 나는 이 음반을 아주 자주 틀곤 한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에서 굳이 'The Girl from Ipanema' 가 등장해서 그런건 아니다. 'Doralice'와 'Para Machuchar Meu Coracao'를 더 듣던 시절과 'Desafinado'를 귀에 달고 다녔던 때가 더 많았으니까... 이 음악들과 시간들이 서로 연결되어 합선되고 녹아 늘어 붙어버렸다고나 할까. 이 음악들의 생명주기가 여태 이어지는 걸 보면 난 이 음반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음에 틀림이 없다. 지금에와서야 든 생각인데 봄이 되면서 공기가 데워지고 햇살이 좀더 오렌지빛으로 화하고 길가의 보도블럭이 건조해지며 바람이 머리칼을 흔들때가 되면 저절로 머리속에서 이 음악들이 백그라운드 뮤직처럼 재생된다. 야 다시 들어야 할 계절이 왔어 드디어 왔다고 라고 가슴이 잠시 뛴다. 


비록 황사가 판을 치는 계절이 되버렸지만, 좀더 명징한 공기들이 물갈이 하듯 5월에 올라서면 이 음반만큼 적절한 음반도 없다.  요즘은 보컬도 거나한 시절인데, 여기엔 아스트루드 질베르토(Astrud Gilberto)같은 목소리가 출현할 일도 없고 스탠게츠(Stan Getz)같은 색스폰이 깔릴 메이저들도 드물다. (질베르토의 이 어색한 발음을 들을때면 굉장히 좋은 정통발음의 소유자들이 한치오차 없는 억양의 자랑질이 굉장히 따분한 거였다는 걸 깨닫곤 한다.)  굳이 들어야 한다면 수없이 파생된 인디음악이라도 들어야 할까 싶었는데 계절이 도와주다니...역시 좋은 음악이란 때가 되면 두둥 하고 나타나기 마련이다. 설사 그것이 잠자고 있던 음반일지라도.. 수없이 많은 장면들의 편린들에는 모종의 책갈피처럼 이 사운드들이 박혀있나보다. 거리에서 유사한 장면이 펼쳐지면 덩달아 이 음악들이 펼쳐지니 말이다. 



01. The Girl From Ipanema

02. Doralice

03. Para Machuchar Meu Coracao

04. Desafinado (Off key)

05. Corcovado ( Quiet Nights Of Quiet Stars)

06. So Danco Samba

07. O Grander Amor

08. Vivo Sonhando(Dreamer)

09. Ther Girl From Ipanema - 45 rpm issue #

10. Corcovado (Quiet Nights Of Quiet Stars) -45 rpm issue #

Posted by kewell


 비발디의 사계는 거의 클래식을 입문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공식처럼 제공되는 음악인데 사실 이렇게 귀에 익은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원래 본연의 사계가 주려고했던 이미지들이 훼손되어서 내가 듣고 있는 이 사계가 과연 이런 느낌이었을까라고 의심이 들어버리는 경우도 꽤 많다. 너무나 많이 쓰여서다. 각종 드라마나 광고나 심지어 백화점 백그라운드 뮤직으로도 익숙해서 대중적으로 너무 친숙해버린 나머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때 조지마이클의 노래를 질리게 생각하는 것과 일맥상통이다.  


그러다보니 사계에서 그리 큰 임팩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봤자 '사계'지.  익히 아는 선율에다가 닳도록 들었던 그 음악인데 뭐가 다르겠냐는 것이다. 너무나 대중적이어서 이미 탈 클래식화 되어버린 이 '사계'조차도 변화무쌍한 버전들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좀더 색다른 음반들은 없는 걸까. 기대감과 호기심이 무럭무럭 생겨날 무렵, 비발디의 세계에서도 사계에 관련된 명반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명반이라고 하면 음악중독의 퀄리티 쩔어주시는 리얼 매니아분들은 눈에 쌍심지를 켜시고 어떤 음반을 말하려고 그러나라고 주목하실테지만 전문가 분들이 아시는 그 '명반'은 아니니 안심하시기를...^^ 개인적으로 이런 전문 매니아분들의 '클래식 이해하기'에 대한 고명한 강의를 꽤 들었었는데 슬며시 마음속으로 내린 결론은 도무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대신 대중적이면서도 내 귀에 좋게 들리는 클래식음반을 찾아서 듣기로했다. 


비발디의 사계부터 뒤지기 시작한거다. 처음에 감동먹은 연주 음반은 '정경화'의 사계다. 나는 정경화의 사계를 듣고 있으면 정말 아주 정통검술을 펼치는 대가가 떠오른다. 중후한 듯 하면서도 가볍게 그어대는 공기를 가르고 나오는 그 사운드는 마음속의 심연에 바이올린 사운드 흔적을 깊이 남기고, 격정적이고 흔들림없고 개성이 종종 묻어나는 듯한 그 연주는 가슴속에 굉장히 드라마틱한 광경을 청각적으로 그려준다. 한동안은 정경화 음반에 빠져서 살았으니까...그리고나서 지인들이 추천해줘서 들었던 음반으로 이무지치 버전의 사계. 이무지치의 사계에 대해선 하도 지인들의 평가가 들쑥날쑥이라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아주 제너럴하게 봐서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사계가 맞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나도 이무지치 사계의 산뜻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이걸 두고 두고 듣고 있으면 굉장히 편안하고 익숙해져버린 지난 날들이 떠오르곤 한다. 너무나도 익숙했던 거지 싶다. 


다음이 줄리아노 카르미뇰라(Giuliano Carmignola)의 사계, 그리고 정작 언급하려고 하는 파비오 비온디(Fabio Biondi)가 이끄는 에우로파 갈란테(Europa Galante)의 '사계(Four seasons)'다. 카르미뇰라의 사계도 이에 못지 않을 만큼 좋은데 카르미뇰라 이야기는 나중에 한번 다시 이야기해야 할 만큼 할 이야기가 많다. 여기선 파비오 비온디의 사계를 중점으로...^^......결론적으로 난 이 두가지 사계를 제일 많이 듣는 편이다. 누가뭐래도 이쪽의 이 두 음반이 나에게 맞고 내귀에 맞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변의 지인들이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 파비오의 사계는 '약간 이단적이다'라고..이무지치의 사계를 놓고 보면 에우로파 갈란테의 사계는 무슨 미친년 광란 질주하듯 연주해 버렸으니 그럴만도 하겠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그런 사계를 들어본 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파비오 비온디가 인터뷰에서 밝힌 바대로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려고 그렇게 폭풍연주를 한게 아니라 원래 비발디의 사계는 그렇게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는 대목에서 참신함을 느꼈다. 그래..그렇게 연주하지 말란 법은 없지.아마.. 


파비오의 사계를 듣다보면 이게 과연 내가 알고 있던 사계가 맞나 싶을 정도의 의구심과 충격적인 전율에 압도된다. 속으로 이게뭐야를 몇번이나 중얼거렸으니까. 사계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수있다면 파비오가 유일하지 않을까. 파비오 비온디는 '원전연주', 즉 정격연주라 불리우는 시대상황을 감안한 재현 연주의 그룹 '에우로파 갈란테'에서 기존의 사계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 음악을 연주했다. 중후함이 덜한 듯 싶으나 특유의 가볍고도 잰 걸음으로 공중에 나부끼듯 흔들리다가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폭풍처럼 날카로운 얇은 차가움을 하늘에 그어대듯 속주가 진행된다. 듣고 있으면 이와 동조되서 가슴이 두근두근 거릴 정도였다는....이런 연유로 당시의 기존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사계를 이렇게 연주해도 되느냐라는 평이 있을 정도였다니 한편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게 이해도 간다. 


아무튼 이런 파격때문에 마이너 레이블이었던 OPUS111는 정격연주의 메이저 레이블로 급부상하고 에우로파 갈란테는 엄청난 초청과 연주회를 열면서 대중적으로 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몇몇의 매니아들은 파비오를 굉장히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냥 대중친화적인 접목이 이루어진 현대 음악가일뿐이라고 말이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 보단 그냥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일거라고 본다. 사계는 여러사람들에게 이미 오래도록 들려져왔던 음악이었으니 그것을 작금에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는 존중의 영역에서 바라봐야 한다고..그리하여 나는 이 음반을 비롯한 황금가면 시리즈의 비온디 음반을 싹쓸이 해버렸다. 지금도 가끔 이 음반을 꺼내서 듣곤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그 감흥은 아직 변색되지 않은 듯 하다. 


너무나도 좋다. 강추할만하다.


cf) 파비오 비온디의 사계는 음반이 여러가지 버전으로 나온바 있는데 개인적으로 OPUS111에서 나온 저 황금가면 시리즈 음반을 강추한다. 이후 나무에 달린 바이올린을 표지로 같은 연주의 다른 버전이 나오기도 했다. 

Posted by kewell
Review culture/Sunny's Radio2013. 11. 23. 14:04

내 시절이라고 생각하는 시기는 원래 1992 다. 1997 였다면 예전에 이미 응칠로 열광했었겠고, 1994였으면 MAMA를 방영한 tvN에게 '돌이킬수 없는 실수하지 말라'고 말했겠지만 어쨋든 내 시절은 1992다. 그랬다고는 해도 난 이승환을 좋아했다. 기억으로는 BC603 이후 줄기차게 텅빈마음과 비추어주오, 가을흔적을 숨쉬는 공기에 아예 프린트해놓고 있었을 만큼 중독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후로도 이승환이 록에 대한 본인의 미련을 버리지 못할 시기를 건널 무렵에도 '대중들이 이승환에게 원하는 것'과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사이의 괴리감을 이해하며 언젠가는 다시 발라더로 돌아오기를 기대했었나보다. 


응답하라 1994가 이렇게 인기폭발을 일으키고 예전 노래들이 하나둘 나오면 과거 LP판에 있던 트랙들이 사운드와 같이 그 시절 추억까지 끄집어 내버린다. 이윽고 당시 3집 시절 애잔한 마음 담고 학교 교정을 거닐었던 며칠간의 애매한 감정들이 슬쩍 고개를 들어버리셨다. 화려하지 않은 고백에 이입된 성나정이나 칠봉이나 쓰레기나 그 만큼 씽크로 100%의 재현일수 있겠냐만은 어느정도의 감정 알레고리는 세상이치처럼 유사하기 마련이다. 그시절의 나는 참 잘견뎠고 무던했다. 차라리 너무 약아빠지지 않고 너무 감상적이다못해 쳐박혀 찌그러들만큼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는 생각이다. 





잘 살았었다. 1994 때에는...

그나저나 이러다가 칠봉이도 아니고 쓰레기도 아닌 해태랑 나정이가 엮이면..

전부 다들 멘붕 올지도...

설마 그렇게 되진 않겠지? 


^^


 

Posted by kewell

가을이 되니 빛과 공기의 온도가 하루가 다르게 내려간다. 그런데도 과거에 이미 냉동되버린 추억이나 기억들은 왜 녹는건지 모르겠다. 이때만 되면 과거들이 다 녹아내린다. 미처 준비도 안되어있는데 낯익은 거리에서 불현듯 다 녹고 정체를 드러낸 기억들에 당혹해하면서 놀라곤 한다. 아 이래서 기억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다들 영원한 기억들에 애증어린 감정을 가지고 있나보다. 어쩌다가 '<월간 윤종신>10월호 : 이별을 앞두고' 를 들었는데 마치 짜놓기라도 하듯 싱크로율 100%의 과거를 대면하는 느낌이었다. 정말이지 윤종신은 가을 뮤지션이 맞나보다. 





Posted by kewell


원래는이 곡을 듣게 된건 니폰 TV에서 방영해준 애니메이션 삼국지 ( 三国志II 天翔ける英雄た)의 주제가로 들었다. 물론 스기야마 키요타카가 이전 부터 R&B 블루스에 대한 동경으로 목소리 변조에 꽤나 노력을 했었다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장점을 버릴수는 없는 노릇. 깨끗한 목소리는 역시 천상 발라더로 살아가야 할 운명을 애초부터 타고 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이 곡도 역시 스기야마의 장점을 드러낸다는... 어쨋든 니폰 테레비의 삼국지는 당시 꽤나 파격적인 내용으로 방영이 되었는데 유비와 손부인의 로맨스를 극대화시키는 과정에서 이 노래를 테마음악으로 그리고 엔딩으로 장식해주었다. 사극에 현대풍에 음악을 넣는게 이상해보일 수도 있었는데 의외로 나쁘지 않아서 스스로도 괴이하게 생각하곤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손부인이 왜 요화이고 요화는 유비와 그렇게 청춘로맨스를 벌였는지 왜 원작 삼국지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미스테리로 남겨둔 채, 뭐 삼국지를 어떻게 각색하든 재미만 있네라고 혼자 중얼거리면서 몰입했던 추억이 있다. 그 뒤로도 이 삼국지에 대한 이야기를 가끔 듣긴하는데 어디서도 정식으로 DVD가 발매되었다던지 하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다만 스기야마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남아서 추억속에 살고 있는 듯하다. 


날씨가 스산해지고 왠지 기분이 가라앉아버린 이런 날에 듣기엔 나쁘지 않은 음악이 아닐까..눈을 감고 잠시 노래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지난 해변가의 추억. 사랑했던 학창시절의 느낌같은 것들이 파도에 밀려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 



Posted by kewell

 월간 윤종신 Youtube URL : http://www.youtube.com/monthlymelody 

 


<월간 윤종신>(月刊 尹鍾信)이 시작된지 어언 횟수로만 4년째다.(since 2010.04). 이 분께서 이런 기획형 프로젝트를 진득히 오래 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의외로 굉장히 오래 정주행하고 계시다. '월간 윤종신'이 단종될 확률은 원래 컸었다. 왜냐면 대개 가수들이 다짐하는 약속들의 질감들이 약간 즉흥적이고 때론 임시방편적이었으니까. 세상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 유행이란게 그리 큰 보장성은 없는데다가 가뜩이나 안절부절하는 음반시장의 불황만 봐도 이 기획은 돌발성내지 단발성 이벤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월간 윤종신'의 존재감은 나날이 강해져만 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매달 새로운 윤종신표 음악들이 꾸준히 나온다는 점, 그건 잠재적인 한국의 모든 '생활형 발라드'의 수요자들이 은근히 많이 있다는 다분히 편파적인 해석이 없었어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일종의 표식처럼 느껴졌었다고나 할까.  노래가 좋았다는 걸로 모든게 설명될테니까 말이다. 더 특이한건 다양한 음악적 컬러와 여러가지 시도라는 '실험적' 성향까지 감안해 볼 때, 다분히 모험적이 이 은근한 기획이 성공한다는 건 확률적으로는 별로 높지 않았기에 큰 의의를 가진다. 이렇게 보면 그동안 알고 있던 윤종신이 과연 우리가 아는 '윤종신' 아니라 더 재능있고 더 능력있는 발군의 프로듀서, 혹은 뮤지션의 정체성을 가진 압도적인 인물로 서서히 부각될 정도다. 그저 대중문화 언저리에서 소비수치나 늘려주던 젊은층 역시 '윤종신의 재능이 이정도였단 말이야?'라고 혼자 되뇌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한번 되집어볼 때,  역시나 놀라운 건 규칙적이면서도 한결같은 꾸준함이다. 사실 '월간'이라는 말자체는 규칙적이라는 정형성과 마지노선이 있으면서 동시에 성과물이 나와줘야만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달 무엇인가를 꾸준히 만들어 보여준다는 것이 쉽지않은 어떤 경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도 뮤지션같이 불확실하고 정서적 고비가 남다른 직업군에서는 '월간'이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할 수 있을리가 없지않은가. 


일이 이렇게 된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윤종신이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 자신이 없어서' 그리고...'생활형 음악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아주 평범하지만 은근하면서도 의미있는 사연들과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말미에 '하다가 재미없어지면 관둘 것이라는 유연한 태도까지 감안하면 편안한 도전이었을 수도...혹은 모종의 깊은 의지와 다짐의 프로젝트였을 수도 있다. 아마도 기대했던건 소소하게 접그해서 대중들의 반응을 보고 재빠른 피드백을 얻고 그에 따른 대중들의 요구사항과 취향을 따라가겠다고 하는 '적응력' 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것도 '대중의 관심'이라는 테두리에서 보면 '무관심'에 대한 아무런 보호는 되지 못한다. 안먹히고 안듣고 관심을 안가져주면 실험도..시도도..참신함도..다 빛을 잃게 된다. 대중적 실패라는 건 이래서 무서운 것이다.  




시작은 정규 11집 <동네 한 바퀴>발매하면서 2010년 M.net director's cut에 내놓은 2곡으로 시작했다는 것이 알려진 월간 윤종신의 시초다. '새로고침' 은 '린'과 서인국이.. ..그리고 '빈 고백'은 그리고 당대의 천재 '유희열'이 불렀다. 사실 윤종신 정규시리즈와 월간 윤종신이 그다지 내용적으로 다를 것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월간 윤종신이 좋았던 것은 혼자만의 음악을 고집하지 않고 여러동료들과 윤종신만의 컬러를 입혀가며 다양한 연출을 노렸다는 것. 요즘같이 다중화된 취향의 카테고리속에서는 윤종신 특유의 음악적 색깔을 '윤종신'만 불러서는 답이 나오기 어려운 시절이다. 오히려 월간 윤종신에서처럼 보컬들의 교체를 통해서 스펙트럼을 더 세분화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윤종신은 매월 이렇게 몇곡씩 내놓으면서 홍보와 마케팅을 트위터, 페이스북등을 통하고 유투브같은 것을 활용했다. 곡을 만들었고 그 반응을 캐치하면서 대중들의 성향과 의향, 그리고 만들어진 곡에 대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느끼면서 앞으로의 노선을 결정해가는 리얼타임 제작패턴을 가졌던 것이다. 그리하여 유행적 흐름에서 완전히 동떨어지지도 않으면서 지리멸렬하고 천편일률적인 노래들과도 차별화를 이뤄내게 된다. 이전 윤종신이 '생활 발라드'라고 우스개소리로 말했던 그 성향을 떠올려봐도 전혀 새로운 느낌이 들만한 곡들이 부지기수로 등장하게 된건 이런 피드백 시스템이 가져다 준 수혜가 아닐까. 



“돌파구였어요. 앨범 방식으로 해낼 자신감이 없었거든요. 앨범을 아무리 잘 만든다 해도 세일즈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서 그냥 한번 해보자, 음악을 거대한 이벤트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삼아보자, 하고 시작한 거죠....


“음악을 갖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임상실험이자 재밌는 놀이였어요. 결과물을 던져놓고 별다른 홍보 없이 그냥 제 음악을 꾸준히 들어주시는 분들 반응을 살폈죠. 트위터와 홈페이지로 그분들과 소통하며 ‘아,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구나’ 하고 배워나간 거죠

 

- 한겨레 문화일반 2010. 11. 16. '윤종신, 재밌는 음악실험 중이다' 인터뷰 발췌. 





인상적이고 특유의 몰입감 있는 음악들이 매달마다 쏟아져 나오면서 서서히 윤종신 특유의 서정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퀄리티 높은 컨텐츠에 대한 경이로움같은 게 느껴졌드랬다. 컨테츠의 세상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꾸준히, 새롭게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2010년 4월 그대없이는 못살아, 막걸리나를 비롯해서 강승윤의 히트작 '본능적으로' 그리고 김연우의 '후회왕' ,은근한 감정을 질척이게 해주는 '이별의 온도' 그리고 이현우의 깔끔한 목소리가 묵직하게 퍼지는 '너없이 산다' 그리고 장필순의 '결국 봄' ..등 이루말 할 수 없을만큼 '보석'같은 노래들이었다. 한동안 '그대없이는 못살아'의 초반 도입부의 '하모니카'소리에 젖어서 반복듣기만 수십차례했던 기억도 있고, 막걸리나의 왁자지껄함이 좋아서 음악듣다가 갑자기 번개로 친구들 불러모은 적도 있었드랬다. 그 뿐인가. '정인'의 '오르막길'을 들으면서 지난 추억에 빠져서 하염없이 헤매고 박정현의 '도착'을 들으며 그 처연함에 말없이 이어폰 꼽고 책만 읽으며 올라오는 추억을 짓누르던 기억도 있다. 



"내년에도 <월간 윤종신>은 계속됩니다. 1월호 곡을 벌써 다 써놨어요. 하지만 언젠가 숙제처럼 느껴지게 되면 그만해야죠. 그래도 지금은 너무 즐겁고 하고 싶은 음악이 점점 많아져요. 내년엔 예전 제 노래들을 새롭게 수리해서 내놓는 ‘리페어’ 작업도 할 겁니다 " 


- 한겨레 문화일반 2010. 11. 16. '윤종신, 재밌는 음악실험 중이다' 인터뷰 발췌. 





개인적으로는 이런 테마형 기획에서 발군의 프로듀싱을 자랑하는 윤종신의 장점은...그의 서정성으로 상징화 되는 '윤종신 정서'라고 감히 추측해본다. 애초부터 이런 기획에 재능을 보여왔던 그는 가사에 대한 특별한(?)재능과 그 자리에서 자작할 만큼 (예전 놀러와에서 보여준 즉선 기타 작곡실력..) 연습과 감으로 단련된 그를 볼 때, 자신만의 정형화된 정서와 서정성을 아주 진하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는 인맥도 좋다.  


가창력의 노래신급의 김연우를 비롯해서 분위기 잡는 은근한 목소리의 이현우, 독특한 매력을 오랜세월동안 뿜어내고 있었던 장필순, 힘있고 아웃사이더적인 이정, 015B의 천재 정석원, 예능돌이라고 불리우는 가창력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규현, 골수 윤종신파의 신치림(하림, 조정치), 이와 엮여있는 정인..그리고 여기에 프로듀서들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들 ..윤상, 이규호등..매력적인 여성보컬 장재인, 호란, 당대의 전설 김완선, 그리고 말이 필요없는 가창력 여신 박정현까지 뮤지션이라고 하면 한번즘 언급될만한 아이콘들과 매달 작업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젠 월간 윤종신의 다음달이 기다려지고 그리고 발행되면 늘 찾아보는 규칙적인 일상이 되어버렸다. 좋은 음악을 그것도 좋아마지않는 음악가의 기복없는 행보를 볼 때면 난 좋은 음악가의 아주 좋은 음악을 듣는다는 기쁨이 함께 한다. 다음달에도 나오길 기대하고 또 다음달에도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윤종신의 음악이 좋다. 더 좋아지겠지 싶다.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알기 어렵지만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정서의 히스토리가 적어도 10년 이상은 가야 족적다운 흔적이 남겠지싶다. 가히 그 정도면 대중의 곁에서 숨쉬며 친밀감있는 음악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2010-04 : 그대없이는 못살아 / 막걸리나.

2010-05 : 본능적으로 / 이성적으로.

2010-06 : 넌 완성이었어 / 치과에서.

2010-07 : 바래바래 (summer ver)/ 바래바래 (Postino Mo Barae Mix)

2010-08 : 해변의 추억(Day)/ 해변의 추억(Night)

2010-09 : 후회王

2010-10 : 그대없이는 못살아(늦가을)

2010-11 : Walking Man/ 이별의 온도 cf. 《行步 2010 YOON JONG SHIN

2010-12 : 12月 《行步 2010 YOON JONG SHIN

2011-01 : Happy New year with you

2011-02 : 바바바

2011-03 : 거기까지만 / 너없이 산다(vocal.이현우)

2011-04 : 결국 봄 (Vocal.장필순)

2011-05 : 두 이별(Feat. 이정)

2011-06 : 말꼬리 (Feat. 정준일)

2011-07 : Shin's Rhythm for 20 years - Remix

2011-08 : Love scanner (Feat.정석원)

2011-09 : 니 생각(Feat.김그림, 신치림)

2011-10 : 못나고 못난

2011-11 : 늦가을 (Feat. 규현)

2011-12 : 나이.

--------------------------------------------

2012-01 : 느낌 Good (Feat.장재인)

2012-02 : 그리움 축제 (Feat.호란)

2012-03 : 널 사랑해 오늘따라(Feat.김완선)

2012-04 : 나른한 이별 (Feat.조원선)

2012-05 : 도착(Feat.박정현)

2012-06 : 오르막길(with 정인)

--------------------------------------------

2012-07 : 망고쉐이크(with 015B)

2012-08 : 자유로 Sunset(with 하림)

2012-09 : 몰린(with 이규호)

2012-10 : 나쁜(with 윤상)

2012-11 : Lonely Guy

2012-12 : Merry Christmas Only You

---------------------------------------------

2013-01 : 사랑의 역사.

2013-02 : 내일 할 일 (성시경)

2013-03 : 이별택시 (with 윤종신)

2013-04 : 부디



 

 

 

 

 

 

 

 










Posted by kewell



* CD 가이드 클래식 명반 100선 * 

1. 몬테베르디 "성모 마리아의 저녁 기도": 가디너(아르히브) 
2.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레온하르트, 브뤼헨, 빌스만, 쿠이켄 외(세온/소니) 
3.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카잘스(EMI) 
4. 바흐 "골트베르크 변주곡": 굴드 1981 version(CBS/소니) 
5. 바흐 "마태 수난곡": 가디너(아르히브) 
6. 비발디 "사계": 유로파 갈란테, 파비오 비온디 (오푸스111) 
7. 헨델 "메시아": 가디너(필립스) 
8. 모차르트 교향곡 전집: 호그우드(르와조 리르) 
9. 모차르트 혼 협주곡집: 브레인, 카라얀(EMI) 
10.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브레머, 비첨(EMI) 
11.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21번: 굴다, 아바도(DG) 
12.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K.301, 304, 376, 378: 그뤼미오, 하스킬(필립스) 
13.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E. 클라이버(데카) 
14. 모차르트 "마술 피리": 솔티 구반(데카) 
15. 모차르트 "돈 지오바니": 줄리니(EMI) 
16. 모차르트 "레퀴엠": 헤레베헤(아르모니아 문디) 
17. 베토벤 교향곡 전곡: 가디너(아르히브) 
18. 베토벤 교향곡 4번: C. 클라이버(오르페오) 
19. 베토벤 교향곡 5번, 7번: C. 클라이버(DG) 
20.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블롬슈테트(베를린 클래식스) 
21.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푸르트뱅글러[바이로이트 실황](EMI) 
22.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켐프, 켐펜(DG) 
23.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오이스트라흐, 클뤼탕(EMI) 
24. 베토벤 3중 협주곡: 리히터, 오이스트라흐, 로스트로포비치, 카라얀(EMI) 
25.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무터(DG) 
26.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집: 길렐스(DG) 
27. 베토벤 현악 4중주 전집: 부다페스트 현악 4중주단 
28. 베토벤 "피델리오": 클렘페러(EMI) 
29. 베토벤 "장엄 미사": 가디너(아르히브) 
30.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바르비소(데카) 
31. 파가니니 바이올린 협주곡 전6곡: 아카르도, 뒤트와(DG) 
32. 베버 "마탄의 사수": C. 클라이버(DG) 
33.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클렘페러(EMI) 
34.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 커즌, 빈 8중주단 단원들(데카) 
35.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 카라얀 70년대 연주(DG) 
36.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폴리니, 클레츠키(EMI) 
37.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아르헤리치, 로스트로포비치(DG) 
38. 쇼팽 "녹턴": 피레스(DG) 
39. 쇼팽 "왈츠" 14곡: 리파티(EMI) 
40. 벨리니 "노르마": 칼라스, 코렐리, 세라핀(EMI) 
41. 멘델스존 교향곡 3번 "스코틀랜드": 마그(데카) 
42.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클렘페러(EMI) 
43. 도니제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칼라스, 탈리아비니, 세라핀(EMI) 
44. 슈만 피협: 리파티, 카라얀(EMI) 
45.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리히터, 콘드라신(필립스) 
46.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뵘 바이로이트 축제 실황(필립스) 
47.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푸르트뱅글러(EMI) 
48. 바그너 "파르지팔": 카라얀(DG) 
49. 베르디 "오텔로": 카라얀(데카) 
50.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C. 클라이버(DG) 
51. 베르디 "팔스타프": 카라얀(EMI) 
52. 베르디 "레퀴엠": 가디너(필립스) 
53. 브람스 교향곡 4번: C. 클라이버 
54.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2번: 길레스(DG) 
55.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오이스트라흐, 클렘페러(EMI) 
56. 브람스, 모차르트 클라리넷 5중주: 블라흐, 빈 콘체르트하우스 현악 4중주단(웨스트민스터) 
57.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리파티, 갈리에라(EMI) 
58. 브루크너 교향곡 5번: 반트, 베를린 필(RCA) 
59. 브루크너 교향곡 7번: 블롬슈테트(데논) 
60. 브루크너 교향곡 8번: 첼리비다케(EMI) 
61. 브루크너 교향곡 9번: 줄리니(DG) 
62. J. 슈트라우스 왈츠집: 보스코프스키(데카) 
63. 빈 필의 신년 음악회(J. 슈트라우스 외): 카라얀 87년(DG) 
64. J. 슈트라우스 "박쥐": 카라얀(데카) 
65. 비제 "카르멘": 카라얀(RCA) 
66. 포레 레퀴엠: 코르보(에라토) 
67.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6번: 카라얀, 베를린 필(DG) 
68.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아르헤리치, 콘드라신(필립스) 
69.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정경화, 뒤트와(데카) 
70.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3중주 "어느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 아슈케나지, 펄먼, 해럴(EMI) 
71.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래틀, 버밍엄시 교향악단(EMI) 
72. 말러 교향곡 8번: 솔티(데카) 
73. 말러 "대지의 노래": 페리어, 파차크, 발터(데카) 
74. 말러 교향곡 9번: 카라얀 신반[실황](DG) 
75.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타", 레온카발로 "팔리아치": 카라얀(DG) 
76. 푸치니 "라 보엠": 카라얀(데카) 
77. 푸치니 "토스카": 칼라스, 데사바타(EMI) 
78. 푸치니 "나비 부인": 카라얀(데카) 
79.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9번: 쿠벨릭(DG) 
80.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로스트로포비치, 카라얀(DG) 
81. 드뷔시 관현악곡집: 마르티농(EMI)  
82. 드뷔시 전주곡집: 치머만(DG) 
83. 슈트라우스 관현악곡집: 켐페(EMI) 
84. R. 슈트라우스 "살로메": 솔티(데카) 
85. R. 슈트라우스 "엘렉트라": 솔티(데카) 
86. R. 슈트라우스 "로젠카발리어": 카라얀(EMI) 
87. 스트라빈스키 관현악 전곡집: 스트라빈스키(CBS/소니) 
88.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집: 데이비스(RCA) 
89. 엘가 첼로 협주곡: 뒤프레, 바비롤리(EMI) 
90. 레스피기 로마 3부작: 토스카니니(RCA) 
91. 베르크 "보체크": 아바도(DG) 
92. 바르토크 "현, 타악기,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 외: 라이너(RCA) 
93. 거쉰 "포기와 베스": 래틀(EMI) 
94. 브리튼 "피터 그라임즈": 브리튼(데카) 
95. 프로코피에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아르헤리치, 아바도(DG) 
96.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아슈케나지(데카) 
97.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아슈케나지, 프레빈(데카) 
98.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 요훔(DG) 
99.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콘드라신(멜로디야) 
100. 슈베르트 가곡 전집: 피셔-디스카우, 무어(DG)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