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resso minutes /10 minutes2013. 10. 29. 18:27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돼지'를 보면서 느낀건데..분명히 하야오 할아버지는 '야간비행'과 '남방우편기'를 읽고 이 작품을 상상했을 것이라는 거다. 그리고 뒤져보니 역시나 이 두작품이 언급되고 있다. 비행이라는 테마를 굳이 생각한다면 다른 어떤 재료가 떠오르기보단 '야간비행' 같은 작품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제목만 들어서는 '야간비행'이 더 '붉은 돼지'스러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남방 우편기'쪽이라니...드라마적이고 로맨스적인 이야기는 후자쪽이었다. '야간비행'은 격정적 질감에다가 현실의 무력함을 감내하라는 무슨 인생의 지침서같은 느낌이지만 남방 우편기쪽은 어떤 교훈같은걸 던지려고 작정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한번 읽고 던져버릴 수도 있었는데 슥 지나갔던...생텍쥐베리의 표현대로 뒤로 풍경들이 흘러 사라지듯이 이어졌던 문장들의 유려함때문에 다시 한번 읽고 있다. 분명히 감흥은 남고 감정도 고즈넉해지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들이 이어진건지 자세히 추적하는 기분으로.....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