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resso minutes /10 minutes2013. 11. 19. 16:11

적어도 100권은 읽어야 겠다는 일념으로 혼자 시작한 놀이인데 이제 벌써 11월 중순을 넘어주셨다. ㅠ.ㅠ 그러니 앞으로 닥치는데로 읽어봐야 내 생각으론 10권 남짓 정도가 현실적인 수치. 따져보니 대략 50권 간신히 넘어가는 수준으로 2013년을 마무리할 듯 싶지만 연말 황금연휴가 있고 거기에서 노상 책을 들고 줄창 읽어줄 의지가 있으니 오버해서 60권까지 가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100권도 많은 듯 싶지만 이거저거 다 따지면 의외로 100권 금방채워진다. 다만 고전문학, 현대문학쪽은 두께가 있을수록 그리고 모던니즘과 포스트 모던니즘 계열은 이해하는데 시간이 너무 소모되서 꺼려진다는....기어코 오래전 읽었던 고전들을 올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는 걸로 위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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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esso minutes /10 minutes2013. 10. 30. 13:32

캐서린 언쇼히스클리프라....


일일아침드라마같은 이 천연덕스러운 드라마들은 뭐지 싶어 죽죽 읽어내려가다가 .......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접하고서 


한참동안 '폭풍의 언덕'이라는 제목을 곱씹었다. 폭풍의 언덕,..폭풍의 언덕...폭풍...


제목 ...

정말 ...

지랄맞게 ..



잘 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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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esso minutes /10 minutes2013. 10. 29. 18:27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돼지'를 보면서 느낀건데..분명히 하야오 할아버지는 '야간비행'과 '남방우편기'를 읽고 이 작품을 상상했을 것이라는 거다. 그리고 뒤져보니 역시나 이 두작품이 언급되고 있다. 비행이라는 테마를 굳이 생각한다면 다른 어떤 재료가 떠오르기보단 '야간비행' 같은 작품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제목만 들어서는 '야간비행'이 더 '붉은 돼지'스러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남방 우편기'쪽이라니...드라마적이고 로맨스적인 이야기는 후자쪽이었다. '야간비행'은 격정적 질감에다가 현실의 무력함을 감내하라는 무슨 인생의 지침서같은 느낌이지만 남방 우편기쪽은 어떤 교훈같은걸 던지려고 작정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한번 읽고 던져버릴 수도 있었는데 슥 지나갔던...생텍쥐베리의 표현대로 뒤로 풍경들이 흘러 사라지듯이 이어졌던 문장들의 유려함때문에 다시 한번 읽고 있다. 분명히 감흥은 남고 감정도 고즈넉해지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들이 이어진건지 자세히 추적하는 기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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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esso minutes /10 minutes2013. 10. 24. 13:30

밤은 연기처럼 피어올라 계곡을 매우고, 마을은 불을 밝혀 별자리처럼 인사를 나누는 광대한 밤, 하늘을 가로지르던 쌍엽기의 이야기를 며칠간 눅눅히 읽었다. <야간비행>(Vol de nuit)<남방우편기>(Courrier sud) 이야기다. 오래도록 두고두고 읽을 가치가 있다던 친구말을 따라 마지못해 첫장을 넘겼는데 그만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딱히 어떤 책을 읽어야할 연령대가 정해져있다곤 생각지 않았는데 어쩌면 이 진득한 이야기를 좀 더 어렸을때 읽었어야 하는게 아닐까라는 후회가 남는다. 


샬롯 브론테에밀리 브론테, 디킨즈, 루이스 캐럴, 스콧 피츠제럴드의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시절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기어코 '위대한 개츠비'를 자기 책에서 인용하지 않는한 피츠제럴드의 책은 먼지를 뒤집어쓰기 마련이고 뮤지컬 '두도시 이야기'가 히트치지 않는 이상 디킨즈에게서는 스쿠루지 할아버지만 떠오른오를 뿐이다.조니뎁이 그로테스크한 모자장수로 나왔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야 두말할 나위도 없지 싶다.


세월을 이겨낸 강철같은 스피릿이 책들에 베어있다고 허풍이라도 떨어볼까 했지만 그 내밀함은 개취를 따라 호불호가 갈릴테니 추천은 사실 부질없다. 그저 읽고 싶은 이들은 읽는거고 귀찮은 이는 안읽게 되겠지. 오백마력 엔진의 전류가 강철같은 비행 동체에 숨결을 불어넣고 벨벳처럼 부드러운 피부를 선사해 살아숨쉬는 무언가가 되버렸다는 파비행의 고백을 자금의 시절에서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까. 어떻게든 느껴야 한다면 '야간비행'을 밤낮없이 읽었다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라도 봐야 할 판이다. 다행히도 그 어스름한 코발트 컬러위로 하늘을 가르던 비행기의 무덤을 보면서 '야간비행'을 떠올린 건 나 뿐만은 아니었나보다. 늦은 저녁 편안한 마음으로 밤하늘을 보면서 '야간비행'과 '남방우편기'를 읽는건 색다른 느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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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esso minutes /10 minutes2013. 10. 18. 13:06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이 절판인 상태인지라 이곳저곳에 알아보니 중고서적이 있긴했다. 반가운 마음에 중고서적이라도 상태만 나쁘지 않다면 바로 구입해야지라고 했다가 가격을 보는 순간 '멘붕' 무려 4배가 넘는 금액을 판매가로 올려주셨다는...ㅠ.ㅠ 책으로 떼돈을 벌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만이천냥의 책이 오만냥이라...북셀러들이 희귀본을 책을 거래할 때 이런 판매전략을 세우는건 알겠는데 이 정도면 너무 심한거 아닌가 싶다. 


그리하여 문학동네에 문의메일까지 썼다. 대성당은 정녕 구할 수 없는거냐고 헐어버린 헌 책말고 제대로된 새책 재고는 없는지 아주 절절한 마음으로 메일을 썼지만 (메일내용은 심플하게..) 그리 큰 기대는 안했다. 대체로 출판사들은 이런 문의메일에 친절하지 않는 자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문의하신 서적은 절판된 서적으로 재출간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언제고 다시 재출간된다면 그때 연락을 드릴예정입니다 같은 판에 박힌듯한 회신이 오기 마련이다. 실망과 썩소가 퍼지는 회신일수밖에 없는 저간의 사정들을 뒤로하고 설마했던 기대감이 역시라는 당위성으로 귀착되는 순간이다. 


다행히도 대성당에 문의메일은 위와 같은 '계획없음'이 아니었다. 개정판 발행이 예정된 도서이며 올해안에 출간할 예정이라고 기다리시면 새책을 만나보실수 있다고...역자와 편집부에서 한참 작업중인 도서라고 설명까지 곁들여서...그러니 '대성당'가지고 장난질 치시는 북셀러들은 구판 서적의 우월함을 혼자 가지고 계속 판매질을 계속하시면 될 듯싶고 나같이 가난한 독서쟁이들은 개정판이 올해안으로 나올 때 구해보면 되겠다싶다. 가끔 보면 되도않는 돈질로 마치 포커레이스를 치듯 책 가격을 후려치는 셀러들에게 적대감을 갖곤 하는데 한편 생각해보니 제때 구입하지 못한 내 잘못도 있는지라 뭐 그다지 이해 못할 것도 없어보인다. 어쨋든 '대성당'은 재출간 될거고 난 다시 읽게 될테니 그걸로 만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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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resso minutes /10 minutes2013. 10. 12. 22:35


'마크해던'의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읽는데 왜 뭉클뭉클한건지 모르겠다. 나이를 한살두살 먹어갈수록 철벽같던 심장이 한여름 하드마냥 흐느적거린다. 청승과 추잡을 오고가는거야 본능의 영역이라고 안위할수는 있어도 그것도 한두번이지 가끔은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던 사춘기의 소년처럼 살 수는 없을거라고 생각하곤 한다.  세상의 삶이 돌고도는거라면 언제즈음에선 최고의 성숙기가 있었을텐데 난 이미 그 지점을 지나 내려오고 있는 걸까..다시 아이로 돌아가는 걸까. . 별다른 건 없고 날씨는 스산해지고 잎은 누렇게 창백해지고 그러니까 도지는 게 아닐까.


아무튼 최근 심상치 않은 욕구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첫장을 넘기는 순간 묘한 기시감이 느껴지더니만 머리속을 꿰뚫는 어떤 깨달음탓에 책장을 뒤져서 조그만 페이퍼백을 찾아냈다. 그랬던 거야. 원서로 몇 년전에 이미 읽었던 책이었던 게다. 내가 기억하는건 분명 개가 꺼꾸로 그려진 오렌지색깔의 얇은 책으로...그리고 내가 최근에 읽은 책은 양장에 그래도 아주 얇지는 않은 책으로...그러니까 난 같은 책을 두번이나 읽었다. 한번은 영문으로 또 한번은 한글로...일부러 그러려고 한 것도 아닌데 이런 어줍잖은 우연이라니....


바보인증을 한 꼴이지만 그래도 나는 이 경험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난 적어도 영문에서 느꼈던 스며들던 애잖함을 기억하고 있었고 영민하나 문제가 있었던 주인공의 순수함을 떠올렸다. 분명 한글로는 더 선명하고 더 의도적인 느낌을 알 수 있었겠지..내 감성은 알아먹었을 거다. 그래서 원서의 뉘앙스가 사라지지는 않았구나라고 안도했나보다. 그리고 최근 읽었던 채들 중 이만한 책이 최근에 나와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이 부수적으로 생기는 경험을 했다. 마크해던은 역시나 내 스타일이었나보다. 어떻게든 다시 읽게 되다니...그래도 겉표지는 제법 번역판이 더 적확하지 않나. 실제 웰링턴은 저렇게 죽었었지..이건 추리소설이나 미스테리 스릴러가 아니라는 점....이건 화자의 관점에서 비밀스런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다. 소설의 서사가 죽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작품이라는 찬사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고 다시 읽으면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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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도 5T 정도는 가지고 싶었으나 내 주제에 무슨...범용성 뛰어나고 평범한 미러리스 하나면 족하다. 난 마치 무슨 엄청난 사진을 찍을 기세로 팔 덜덜떨리는 무게의 몇 D시리즈같은 건 꿈도 꾸지 않는데다가 무기장착하듯이 엄청난 렌즈질의 세계로 가지 않으려고 작정했다. 그저 똑딱이 수준의 카메라를 벗어나는 정도로...성격상 그리 오래 고민하지 않듯 바로 가서 구매. 아쉽다면 뱃더리팩이 디폴트로 들어있지 않다는 점때문에 곤란..하지만 이정도 가격이라면 몇년 가지고 써도 나쁘지 않을걸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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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왔다갔다하는 거리를 놓고 보자면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은 그야말로 필수 코스였다.  약 집으로부터 1/3 지점이어서 부담감도 덜했고 활력소이자 재미난 여가도 됐었고 여러모로 좋았드랬다.  불현듯 시간이 남거나, 여유가 있거나,  혹은 갑자기 책이 보고 싶어졌거나 것도 아니면 숨겨진 아주 좋은 양서목록을 일부러 업데이트해야 한다면 꼭 이 지점을 들리곤 했다. 이 매장은 특이하게 2층이 없었고 광활한 홀로 구성되어 있어서 직사각형으로 한바퀴 돌면 모든 장르의 책을 다 만나볼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서점도 잘되어 있긴 하다. 책구비로 보자면 여타의 서점이 그리 뒤쳐진다고 말하기도 어렵고 .....하지만 위치상 집에서 가깝다보니 마지막에 들렸다가기엔 코엑스점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지친 몸을 이끌고 서점에 들렸다가 집으로 가야할 때 여전히 한참을 가야한다면 결국 집에 도착해서는 파김치가 될테니까...


게다가 반디앤루니스에는 갑 서비스가 있는데 이름하여 '북셀프'서비스라는 것이 계시다. 매장에서 골라서 바로 결제하고 들고 나올수 있다는.... 그러니까 온라인 주문가격으로 매장에서 구매가능한 아주 친절한 서비스다. 그리하여 코엑스점에서 산책하듯 책구경을 하다가 도저히 참기힘든 책을 발견하게 되면 싼 가격으로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결제후 들고 나오는 것이다. (교보문구의 경우 바로드림이 있긴하지만..이건 주문 후 1시간 후에 수령이 가능하다. 그리고 재고여부도 확인되어야 한다.) 부담도 없고 기분도 좋고.........  일상의 주요 루트 중 하나였는데...그만....


리뉴얼 공사로 코엑스점이 휴업한단다...무려 약 13개월동안..@@ .....그러니까 공사가 1년이 넘어가주신다는 뜻이다. 이건 거의 페업수준인데 나중에 어떻게 리뉴얼되어서 오픈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갑자기 서점하나가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되버렸다. 그리하여 졸지에 '집으로 가는 길에 들르는 정다운 서점' 한 개가 덧없이 지도에서 사라져주시고 북셀프 서비스는 중지되고 ...다른 서점들을 지도에서 찍어보아도 도저히 직선코스가 나오질 않으니 그야말로 반디앤루니스는 온라인 구매밖에 안남은거다. 비슷하게 고속터미널이 있긴한데 이것도 정말 돌아돌아가는거라 영 내키질 않는다.  


아쉽게 되버렸다. 코엑스가 13개월 오픈하더라도 그땐 내 위치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 모르니..지금으로선 이 상황이 정말 아쉽게 되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다른 반디서점을 찾을 순 없는 노릇...고민이 되긴하지만 책을 어느정도 직접 보고 구매하는 내 습관상 다른 직선루트에 있는 서점 목록을 다시 한번 확인해볼 밖에....가끔가다가 이런 생각을 해본다. 그깟 리뉴얼 같은 거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구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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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반디앤루니스입니다.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이 코엑스몰 자체 리뉴얼 공사로 
2013년 09월 11일(수)부터 약 13개월 동안 임시 휴점에 들어갑니다.

임시 휴점 기간에는 코엑스 매장 운영이 중단되며
이에 앞서 코엑스 북셀프 서비스는 9월 5일에 임시 종료됩니다.

관련 내용 아래와 같이 알려드립니다.

<아              래>

1. 코엑스점 임시 휴점 기간
    - 영업 마감일 : 2013.09.10 (화) PM10:30
    - 영업 재개일 : 2014.11월 예정

2. 코엑스 북셀프 서비스 임시 종료
   - 2013. 09.06 (금) ~ 2014.11월(예정)
   - 09.05일까지의 북셀프 주문 도서는 09.09일까지 코엑스 매장에서 수령하실 수 있습니다.
   - 영업 종료일 이후 미수령 도서는 부득이하게 취소/환불 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만 그 전에 개별 연락을
     통해 수령 안내를 해 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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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코엑스점을 이용해 주신 점 깊이 감사 드립니다.
코엑스점을 사랑해 주신 고객님들 덕분에 지금의 
저희가 있음을 압니다. 책과 함께 하기 더욱 좋은
서점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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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well

문득 든 생각인데 적어도 이 바닥에선 '보르헤스'에 관한한 다 구라쟁이들인걸로 보인다. 

이 수없이 무한히 난무하는 헛소리들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웃음만 나와.....

누구 없을까. 자기들은 알고 있을까. 자기가 굉장히 자기도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이 무한히 반복되는 거대 미친소리들을 친절히 잠재울만한 혜안의 소유자는 어디있을까.

다들 피에르 메나르처럼 <픽션들>을 다시 쓸 기세들이야. 

보르헤스의 <픽션들>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하면서...


^^


Posted by kewell

읽을 때는 이걸 언제 다 읽나 했는데 ....

의외로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들과 지루한 듯 하지만 무덤덤히 지날갈법한 화자의 툭툭거리는 듯한 어투..

그리고 무엇보다도 간간히 뮤지컬 저리가라할 정도의 낭낭한 등장인물들의 퍼포먼스 

중반부를 넘어 후반부로 달려가고 있다는...


가끔 느끼는 거지만..

요즘에는 이런 소설을 거의 만나볼 수가 없지 않나싶다.

모비딕이 아니었어도 진득히 이렇게 물고 늘어져서 아주 진을 빼버릴 정도로 집착하는 묘사와 표현들은 귀찮고 짜증나는 겉저리가 되어버린지 오래, 생략과 간략함을 무기로 스피드한 전개를 꿈꿔버리면 이런 글을 더이상 못만나지 싶다. 대단하신 양반인거지..이렇게까지 쓰다니 말야. 시간이 지났어도 위력은 여전한 듯...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