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BOOK/소설2013. 1. 15. 14:00

<언더그라운드 맨> : 믹잭슨.

 

 

 

 

<뼈모으는 소녀>를 통해서 '고딕소설'의 재미에 맛을 들인 독자들은 믹잭슨의 또 다른 걸작 <언더그라운드맨>을 어떻게든 접하게 되어있다. 마치 집으로 가기위해 정해진 노선을 자연스럽게 갈아타듯이 필연적으로 언더그라운드맨에 도달하는 식으로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뼈소녀'에서만큼이나 '언더그라운드맨'에서 엄청난 흥미를 느꼈으리라는 보장은 별로 없다. 언더그라운드맨은 그야말로 '언더스러운' 주인공의 외로움과 쓸쓸함, 자아성찰, 기묘한 자기탐구를 통해 세상을 보려는 운둔자의 행로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은둔자로부터 느끼는 뉘앙스들은 폐쇄적이거나 자기탐닉적이고도 복잡한 내면 탐구의 영역으로 옮겨가기 일쑤고 그렇게 되면 독자들은 독백의 바다에서 홀로 이성의 돗단배를 펴고 지루함의 풍랑을 견뎌야한다. 어디로 갈지..행여 모호하고 이해할 수 없는 연민에 휩쌓인 채 표류하는 자신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뼈소녀의 기묘한 모험담을 뒤로하고 이런 내면탐구의 시절로 돌아간다는 건, 대중 통속소설의 매니아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쉬운일이 결코 아닌 것이다. 더우기 이건 믹잭슨이란 작가에 대한 신뢰성에 대한 기준이 될 테니까..(언더그라운드맨이 문학적으로 훌륭하다는 사실이 뼈소녀에 대한 환상을 그대로 유지시켜준다는 보장은 결코 없다.)  위안이라면 그래도 이 작품은 영국의 휘트브레드상을 받은 '수상작'이란 점.

 

문학적인 재능과 스토리 텔링에 관한한 믹잭슨의 노력을 감안한다면 뼈소녀보다는 더 진지할테고 더 고형적일거라는 믿음같은게 자리잡을 테고....그 기대감을 가지고 본다면 초반부에서는 캐번디시의 삶도 뼈소녀처럼 꽤 미스테리하고 괴이스럽기에 드디어 믹잭슨의 고딕재능이 힘을 발휘하는 구나라고 쾌재를 부르실수도 있겠다. 하지만 점차 스토리가 진행 될수록 독자들은 그런 흥미거리로부터 멀어지는 플롯을 보게된다. 읽는 내내 느끼게 된 유사유형의 인물..'쥔스키의 '좀머씨'? 호밀밭의 파수꾼? 세상에 대한 자기만의 시선, 자기를 평가하는 세속적인 기준으로부터의 탈피, 스스로 돌아보며 세상과 벽을 쌓았지만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인연의 고리들. 결국 무엇인가 쓸쓸하고도 처연한 느낌 (공작의 표현대로 가을이 남겨두고 간 시체들로 가득찬 거리를 보는 듯한)에 둘러쌓이게 된다. 이윽고 아마 공작의 말로가 결코 행복해지지 않으리라는 모종의 안스러움이 서서히 발밑에 밀려들오는 바닷물처럼 잠식한다. 좋은 쪽으로 기대보자면 말이 없지만 숙고적이고도 친절한 주인공이 세상을 더 살아볼만한 무엇으로 인식하여 약간의 소통을 사소하게 시작하는 식으로 결말이 났었어도 꽤 좋은 동화이야기가 되었을 수도 있다. 마음 한켠에 뿌듯함을 가지고 캐번디시의 새로운 사랑을 기대하면서...클레멘트와 어깨동무라도 하고 슬며시 미소지으면서 스케이트 신발을 다시 신으면서 그렇게 마무리를 했더라면...

 

악몽이 침대보에 어떤 식으로든 흔적을 남겨놓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무명천이 고독의 찌꺼기를 빨아들였을 수도 있었다. 최근 들어 심해진 잠을 설치는 현상은 완전히 떨어진 줄 알았던 나쁜 감정이 내 몸에 의해 다시 덥혀지면서 또다시 강해진 결과가 아닐까? (38p)

 

우리가 살면서 쌓는 경험은 기억이라는 귀중품실에 안전하게 보관된다. 우리는 이곳에다가 우리의 과거를 넣어둔다. 우리가 보관하는 기록이란 그때그때 모아들인 기념품, 즉 삶의 사소한 성공과 가슴 아픈 실패,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과 (운이 따라준다면) 우리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전부다. 잘 살았다는, 삶이 다했을 때 이정도면 괜찮게 살았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마음이라는 거대한 바위턱, 즉 우리의 기억속에 얌전히 보관되어 있는 그 많은 증거들이다. 하지만 귀중품실의 입구가 파손된다면 ? 틈새 어딘가로 비바람이 들어온다면 ?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는 희망이라곤 없이 영원히 떠돌아다녀야 할지도 모르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53p)

 


 외로움과 쓸쓸함의 농도가 더 진해지는 건, 외부요인이라기 보단 스스로에 대한 결정때문이라고 믿는 편인데, 노환과 지루함과 달라지지 않는 일상과 재미와 활력을 찾기엔 공작에게 너무 '연인'과 '지인'과 '친구'들이 부족했다. '책상'과 '인체지도'와 '터널'같은 건  정을 터놓을 존재들이 아니다.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는 것들이라고 할까. 몇 십년동안이나 계속된 지루함의 결정체이거나 변하지 않을 법한 일상사 따분함, 외로움과 고독을 더 강하게 만들어줄 담금질에 필요한 촉매제 같은것이겠지 아마.. 물론 생각하시기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세상과 이별하지 않기 위해 자기만의 방법으로 터널을 뚫고 주유했다고 생각할테지만 나는 터널도 폐쇄적인 자기 기만처럼 보였드랬다. 왜 그는 터널에 흥분했을까. 한발자국이라도 은밀하게 조용히 방해받지 않고 '나다닐 수 있어서?'


공작은 패니 아들레이드와 결혼했어야 했다. 그렇게 되었다면 유년시절의 쓰라리게 아픈 존재감상실에 대한 은밀한 슬픔을 위로 받을 수 있었고 '스노'와의 이별도 덤덤히 인정했을 것이다. 범람하는 유년시절의 잊혀졌던 아픔과 상처에 대한 보호막따위는 그저 공작이 혼자 되뇌였던 독백들로 치유될만한 것들이 아니었던 셈이다.  소설에서 유난히 별처럼 빛났던 건  적나라한 현실인식이 아니라 순수하고 참신했던 그의 표현력들인데,  육체와 영혼을 연결시킨 실, 연을 띄우듯 꿈을 꾼다고 했던 말들. 애들레이드가 자신의 청혼을 거절하고 얼마 안있어 생선조각에 목숨일 잃게된 아이러니함따위에 연연하지 않듯 덤덤히 버텻지만. 사실 그건 버틴게 아니라 계속해서 외로움에 침식당하고 있었으리라.

 

 

내 생각에는 아주 가느다란 실이 닻 역할을 하는 텅 빈 육체와 영혼을 연결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실을 통해 별들 틈에서 노니는 영혼의 진동이 전달되는데, 잠이 든 우리몸은 이를 꿈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자면서 연을 날릴 경우 우리는 연을 날리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연이기도 하다. (78p)


 


언더그라운드 맨

저자
믹 잭슨 지음
출판사
생각의나무 | 2009-07-1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어느 기이한 귀족의 흥미진진하고도 애잔한 초상!뼈 모으는 소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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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well
카테고리 없음2013. 1. 10. 17:30

 

 

 

2012 TIM BURTON SeMA : 서울시립미술관

 

 

 

얼마전 광장시장에 나타나서 빈대떡과 막걸리를 즐기는 모습을 캡쳐링(?)당하신 팀버튼 감독의 서울 전시회가 있었다. 이 전시회는 원래 2009년부터 뉴욕현대미술관을 시작으로 멜버른, 토론토, 로스엔젤레스, 파리등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던 전시회중 'TOP'급에 속했던 전시회중 하나였다. 언론매체에서 <파블로 피카소>(1980), <앙리 마티스전>(1992)이외 MoMA오픈이래 3rd 급으로 인파가 몰린 기록으로도 유명한데, 보고싶어도 볼수 있는 방법이 없는 전시회라서, (보려면 뱅기타고 날라가야했다는..) 원래 팀버튼의 매니아들은 그야말로 입맛만 다시고 화보집이나 구경질하는 껍데기뿐인 감상평이나 드립하는 수준정도에 머물렀을 것이다.  다행히도 현대카드가 팀버튼을 설득해서 올해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아시아에서 열린 전시회로 부활하셨다. 그것도 무려 국내 서울시립미술관에서....그러니 안가볼 도리가 없지 않은가.


 

 

 

입구부터 팀버튼 미장센으로 과감히 꾸며주신 서울시립미술관의 센스.

 

 

일단 전시회를 가려고하니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다. 팀버튼에 대해서 난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라는 의구심. 기억나는건 때깔좋은 미장센들, 그리고 뒤에 눅눅하게 이어지는 기묘한 동화스러운 스토리들. 가슴은 따뜻하지만 뭔가 애잔하고 슬프면서 처연했던 기억들이 스며들었던 영화들이었다.  미스테리 서스펜스에 가까운 '슬리피 할로우', 그리고 그 유명한 가위손, 정체성을 이제야 알겠다고 속으로 되뇌였던 '크리스마스의 악몽'정도가 떠오를테지..다들..그러실 것이다.  필모그라피를 보면 감독의 성향을 대충은 짐작할 수 있겠거니 했는데 도리어 영화를 보면 볼수록 잘 모르겠다는 느낌만 강해졌다.

 

 

사실 팀버튼이 어떤 사람인지 이력따위를 보는 건 별로 도움이 안된다. 성향으로만 놓고 보면 팬들은 그에 대한 기억을 전적으로 '이미지'로 기억할테니까..차라리 작품속  어떤 상상력과 분위기를 보여주는지에 대한 집중이 좀더 필요하면 모를까.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대중적 족적들의 장본인들이 걸어온 과정에서 '일관성'을 이렇게 적확하게 표현했던 인물이 있었을까싶기도 하고, 게다가 그는 감탄이 나올만큼 독창적이면서도 미적 감각까지 갖춘 예술가스런 풍모를 보여주기까지 한다. 그가 그린 스케치, 캐릭터, 익살스런 움직임들, 그 뒤에 가리워져있는 고독, 쓸쓸함, 외로움까지 아웃사이더지만 내재적으로는 끊임없는 성찰과 자기숙고를 일깨우는 자기만의 철학이 있는 그런 감독. 그게 팀버튼으로부터 받은 느낌이다.

 

 

 

전시회 전체를 팀버튼 스럽게 꾸며놓았다. 보이는 빨간 조형물은 바로 캐릭터의 혀다.

전체 조감도를 본다면 첫번째 전시장에 있는 캐릭터의 혀로 이어져있음을 알게된다.

 

 

그리하여 발길을 서울시립미술관으로...날씨는 추웠고 인파는 북적거렸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미술관이나 전시회를 보러 갈땐 그 전시회가 상업적으로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느냐에 전시회 감상의 질이 걸려있다. 유명하면 유명할수록 상대적으로 감상의 퀄리티는 극단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릴 테니까..대부분 유명한 전시회들은 인파의 쏠림현상으로 제대로된 감상을 즐기기 어렵다. 온 연령계층의 시민들께서 총출동하시고 게다가 아이들과 어느정도 연계가 된다싶으면 아동들의 대거 출몰로 시장바닥을 연상시키는 혼란이 전시회장에 가득찬다. 백색잡음과도 같은 웅웅거리는 것도 참기 어려운데 밀치고 밀고 다리는 아퍼오고 뒤에선 재촉하고 뭐..이러다보면 감상은 물건너가고 이 시끄러운 전시회장을 어떻게 빨리 마치고 나갈까부터 고민되기때문이다

 

 

 

 

포토라인으로 변해버린 팀버튼의 시그니쳐들..사진들 찍느라 무한 줄서심.

 

 

팀버튼전도 예외는 아니었는지라, 평일에도 적지않은 인원이 밀려들어오는 판에 주말 황금같은 토요일에 갔으니 대란에 가까운 혼란스러움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일단 매표소에서 부터 길게 늘어선 줄하며, 표를 사도 바로 전시회장으로 진입해서 감상못하고 대기자표를 받고 순서에 따라 입장해야 하는 난감함이 들이닥친다. 내번호가 3000번대였으니까. 결국 이날 3천명이 이 전시회를 왔단 소리다. ㅠ.ㅠ 그래도 다행인건 인원회전이 빨라서 죽죽 잘 빠져나가주셨다는...아무튼 어떻게 주위의 소란을 무릅쓰고 버뱅크시절부터 이어진 팀버튼의 작품들을 주욱 감상했다. 냅킨에 갈겨그린 스케치들, 스케치북 콘티, 캐릭터 모형, 상영된 단편영화들. 구성은 나쁘지 않았고 다른 미술전시회보다 매력적이어서 미술에 관심있었던 나로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눈요기거리들이었다.


 

 

 

연대별 팀버튼 이력 벽지 ?

 

 

개인적으로는 '빈센트'와 '프랑케위니' 그리고 '굴소년의 우울한 죽음'을 좋아해서인지 그가 그려놓은 밑그림들이 반갑게 느껴졌고 작품들속에서 풍겨지는 위트있는 고딕성향들, 우울하지만 유머스럽고, 때론 씁쓸하기까지한 묘한 뒷맛들까지 포함한다면 팀버튼은 역시 이미지로 그리고 거기에 딸려있는 감정적인 곁가지들까지 같이 통채로 다가온다. 얼마전까지만해도 배트맨의 팀버트는 너무 동화적이고 지루하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떤 점에서 본다면 현실에 대한 우화적이고도 동화적인 색채감이 그가 바라보는 현실에 대한 투시도가 아닐까하는...스쳐가는 생각..근래 영국작가중 하나인 '믹잭슨'의 <언더그라운드맨>을 읽었는데 묘하게 팀버튼 스럽다고 느낀 이유가 이 전시회에서 드러났다. 기묘한 고딕풍의 분위기들이 전시회를 감돌때, 난 어디선가 전시회 어디에서 지하를 뚫고 윌리엄 캐번디시가 나올 것만 같았다. 매번 느끼지만 팀버튼의 캐릭터들은 동정심을 자아낸다. 꼭 보듬어주어서 현실탈피적이 일탈이 없으련만하는 엄마마음 같은거라고나 할까..

 

 

 

 

 

많이 아쉬웠던 부분은 팀버튼 작품들에 대한 캐릭터, 문구, 모형, 화보집등 관련 펜시를 파는 상점에서 마음에 드는 화보집을 살 수 없었다는 점, 분명 이 화보집은 내가 알기론 '그 곳에서 파는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이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엄청난 가격표가 붙어있더라는....아무리 팀버튼이라지만 이 정도의 가격을 내고 구입하기는 무리라는 판단에 허탈함을 곱씹으면서 나와야 했다.

 

 

기간 : 2012. 12. 12 (수) ~ 2013. 04. 14 (일)

장소 : 서울 중구 서울 시립미술관.

주최 : MoMA, 서울 시립미술관.

 

 

 

 

Posted by kewell
Review BOOK/소설2013. 1. 10. 13:30

 검의 대가(El maestro de esgrima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김수진/열린책들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Arturo Perez-Reverte)<검의 대가>(El maestro de esgrima)을 아무 의심없이 광풍의 속도로 읽어버렸다. 누가뭐라해도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1990)이나 <뒤마클럽>(1992) 정도가 그의 유명작이겠으나 '검의 대가'는 처녀작만이 가진 임팩트가 있다. (아마도 그리 길지도 않으면서 굉장히 타이트한 스토리때문이었으리라.), 뻔한 미스테리 추리물 느낌이 약간 나주시다가 결말에 이르러서는 독자들의 기대와 환상을 뒤엎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여기서 묘하다고 한 점은 책을 끝까지 읽어보시면 알게 되신다.)


예전 로만 폴란스키의 괴작<나인스게이트>(Ninth gate)를 보고 나서 <뒤마클럽>이 원작이라는걸 알았다.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뒤마클럽을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던 기억이 있는데. 물론 영화와 소설은 괴리감이 있기 마련이고 아르투로 페레즈의 뒤마는 좀더 학구적이고도 좀더 인간적이었다는 느낌인터라 영화의 조니뎁과는 약간 어울리지 않았음에도 묘한 분위기만큼은 매력적이었다.그에 비하면 <검의 대가>는 문학적이란 뉘앙스가 강하게 느껴진다. 혹 역사적 배경과 결합된 서사적 구조때문일까라고 추측 해 볼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보다는 신비함과 미스테리한 초월적 분위기가 판타지적으로 등장하지 않아서가 아닐까..

 

아무튼 <검의 대가>쪽은 스페인의 19세기 정치적 상황이 명료하게 명시되어있는터라 좀더 무겁고 어두운 스페인의 묵직함같은게 소설 전반에 흐른다. 정치적 관점을 가지고 주인공 하이메와 그를 둘러싼 지인들의 격론도 소설의 배경을 차지하고 있으며 초반부 전개를 읽다가보면 혹시 이게 정치소설인가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킬만큼  굉장한 분량으로 독자들을 지치게 한다. (아마 재미로 이 소설을 집어든 독자는 대실망 예상! )  물론 주인공 하이메 아스트를로아는 이런 정치적 격랑에 휩쓸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철저한 무관심과 자기절제를 보여주면서 서서히 자기 갈 길을 간다.


하이메는 나이가 들면서 뭔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같은게 있었는데 아마도 그건 '궁극적인 검술, 즉 최강의 검법을 완성하는 것' 이었던 것 같다. 여기까지 오면 '오호 이건 무협소설일지도..' 라는 착각이 있을테지만 많은 독자들이 기대하는 초식 전개 같은 무협지적 묘사는 흉내만 낼 뿐 포커스가 향해있지도 스토리상 그걸 원하지도 않는다. 물론 다양한 플뢰레 펜싱에 대한 기술용어가 줄을 지어 등장해서 마치 이걸 다 알아야만 하이메의 극강 검술을 상상이라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이 들긴 한다. 아마도 아트루로의 검술용어 나열은 검술가로서의 섬세한 몰입, 정신세계로 향하는 그만의 여정을 구체화 할 수 있는 유일한 지도같은 것이었을 것이다. 뒤돌아서 찌르고, 한발 비켜서 검을 세우고 꼿꼿치 목을 노린채 연속해서 두번찌르고..하는 부연 설명과 화려한 이름들의 나열속에서 하이메는 왠지 모를 이상향 추구를 목매 기대리는 절실함같은게 엿보인다고나 할까.


그런데도 하이메는 '궁극의 경지'로 올라갈 기미같은게 도무지 보이질 않게 되고, 서서히 자신의 나이와 세월의 흐름속에서 다다를 수 없는 실패감과 그에 따른 무기력함을 느끼게 된다. '정의롭고' '굳건하며' '소신을 지키는' 따위의 자세가 허물어질때즈음,  아델 오테로가 찾아온다. 뒤늦은 나이에 젊고 매력적이고 검술까지 잘하는 묘령의 여인이 등장하면서 하이메는 다시 피가 요동치고 삶의 기쁨까지 누리게 된다. 여기까지만 해도 노회한 검술가와 매력적인 여제자사이에서 벌어지는 밀고당기는 로맨스, 그리고 정치적 격랑으로인해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면서 기구한 애정행로를 테마로 하는 로맨스 소설의 진면목을 보여줬으면 아마 모르긴 몰라도 '찰스디킨즈'의 두도시 이야기만큼 거대 서사소설로 변신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여기서 숙명적인 전개를 꾸며놓았다. 독자들도 대개의 경우 결말을 예상하게 되는데 아마 충격의 여파는 하이메가 결말에서 오테로를 어떻게 맞이하는가가 아니라 , 오테로가 하이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느냐 쪽이 아닐까싶다. 거기서 독자들은 충격까지는 아니어도 작은 탄식을 내뱉지 않을까.


과연 이 여인은 무엇때문에 하이메로부터 검술을 배우려고 했던것인지는 미스테리 소설이 가지는 기본 장치정도에 불과할 뿐이다. 그런건 그다지 중요한 요소도 아니고...다만 오테로가 스승 하이메로부터 느꼈던 감정의 본질, 그리고 하이메가 오테로에게 쏟았던 관심과 열정의 정체,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역설적인 혼란속에서 전개된 하이메의 궁국의 검술이 드러나면서  하이메가 심혈을 기울였던 이상향을 완성시키게 된다. 독자들은 하이메가 그토록 원했던 궁국의 검법의 현실화를 보면서 어쩌면 이상향이란 냉혹하면서 피할수 없는 숙명적 대면을 극복하면서 나타나는 찰나적 깨달음일 것이다라고 느낄수도 있겠다. 원래의 검술가로 돌아온 하이메에게 뒤늦은 로맨스와 사랑과 회한은 어떤 의미였을까.


cf) 아르투로 페레즈는 <뒤마클럽>을 통해서 스페인의 움베르토 에코라는 명성을 가지게 되었다는데 움베르트의 <장미의 이름>을 읽었던 나는 <뒤마클럽>도 그렇고 <검의 대가>도 그렇고 슬며시 '어디가 비슷하다는 거지?' 라고 되뇌이고 있다. 유사한 뉘앙스라곤 역사적 사실과 서스펜스를 결합시키는'분위기'정도..  아무튼 움베르트 에코와 아르투로 페레즈를 엮는건 좀 비약이 아닐까싶다.

 


검의 대가

저자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09-12-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검의 대가』고전들을 젊고 새로운 얼굴로 재구성한 전집「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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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well
카테고리 없음2013. 1. 10. 07:00

 

 

 

 

스타벅스를 굳이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집근처에 조용히 책을 읽고 글을 쓰기에 적당한 곳은 이 곳밖에 없는터라 자연스럽게 많이 가게 된 결과, 다이어리가 수중에 들어왔다. 당연히 스티커 죽죽 붙여주셔가지고.. 이렇게 된거지. 무슨 이벤트당첨 이딴건 결코 아니다. ㅠ.ㅠ (제돈 내고 커피먹고 다이어리 얻은게 무슨...)  이왕 이렇게 된거 다모아서 다이어리 득템하는걸로 가야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가 아닌가. 들락날락 거렸는데 아무런 소득이 없는것도 허무 !!! 아무튼 다이어리를 주면서 조그만 종이수첩까지..(이건 싼티나지만 뭐..그럭저럭..)

 

사실 다이어리는 연초만 되면 널리고 널려서 몇개씩 남아돌긴 하지만 실제 샐러리맨들의 경우, 회사에서 쓰는 공식 다이어리가 있다보니 별도의 개인다이어리를 가지고 다니기도 좀 뭣하고 그래서 잘 안쓰게 되는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회사 다이어리를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닐건 아닌지라, (설마하니 회사 다이어리 가방에 쳐넣고 개인일정 보시는 괴짜는 없으시겠지 ) 개인용 다이어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좀. 그렇다. 따라서 다이어리가 손에 들어온 이상 개인용으로 써보려고 한다. 정 안되면 낙서질이라도 막하면서 아주 거칠게..... 연말에 빈공간 많은 다이어리는 제역할을 다하지 못한 다이어리다.  다이어리를 무슨 신주단지처럼 모실 것도 아니지만서도 너무 깔끔을 떨면서 쓰는 것보다 이 내용 저내용 막 써주면서 뭔가를 남겨야 제대로 쓴 것 같은..다이어리는 내년에 쓸 것도 아니니까..

 

cf) 스타벅 다이어리는 오렌지, 블랙 두가지인데..블랙은 너무 촌스러워서 못쓰겠고...오렌지는 나름 괜찮음.

 

 

 

 

 

Posted by kewell
Review BOOK/에세이2013. 1. 8. 11:30

 

하루키의 에세이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무라카미 라디오>였다. 담백하고 간결하면서도 무미건조하지 않는데다가 다른 책들에서 보지 못한 그 만의 분위기가 베어있었으니까. 사실 그건 흉내내려고 해도 쉽게 되는 그런 부류의 재능들이 아니란 점이 안타깝지만, 읽는 것 만큼이야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영역이니까 열렬히 읽고는 있다.

 

아무튼 마치 에피타이저를 즐기듯 최근 합본으로 엮어주신 에세이 시리즈 5권도 거부감없이 주야장창 읽던 중, 그 사이에 그만 최신작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가 나와버렸다. (실제 발매된건 2012.6월 ㅠ.ㅠ )이름도 무라카미답게 (그는 제목이든 뭐든 실생활에서 전혀 쓰이지 않거나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 단어의 배치에 재능이 있어보인다.) 그야말로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1Q84' 이후 지쳐버린 자신을 달래고자 '무라카미 라디오'의 2nd 타이틀로 카메오처럼 , 날카롭고 역습적으로 등장해주셨다.... 이 뜬금포는 그야말로 의외였다. '이봐이봐.. 에세이를 적당히 쓰라고..' 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무작위의 주제도 그렇고 그의 표현처럼 '비방'도 '잘난척'도 '시사적'이지도 않은 채,(책속에서 에세이를 쓰는 자신만의 기준으로 언급함)  자기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듣거나 말거나식으로 하염없이 써내려갔다. 아마도 이런 걸 두고 '내맘대로 쓰는 생활 에세이'라고 해야 겠지만 막 썼다고 보기엔 교묘하고 장치적인 구석들이 좀 있긴하다. 구마모토 굴과 차가운 샤블리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굴튀김이 먹고 싶어졌다라는 엉뚱함은 소소하나 유리집에 사는 사람은 함부러 돌을 던지지 말아야 한다 (Those who live in glass houses shouldn't throw stones')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할 때 살짝 진지해졌다가  '탈구축 시저샐러드'에 대한 엉뚱한 에피소드에서 릴랙스 한 후 , '꿈을 쫓지 않는 인생이란 채소와 같다'라고 말했던 <세상에서 가장빠른 인디언>앤서니 홉킨즈를 언급할 때, 묘하고도 다양한 정서적 컬러에 감탄을 느끼는 식이다. 어쨋든 좋다. 이 무라카미식 리듬감에는 현대사회의 세련된 문화적 시각, 독립되고도 일관된 가치관, 감수성 짙은 정서의 담백함같은게 있어왔다고 느껴왔으니까..역시 하루키 답다라고 생각했드랬다.


이 에세이를 읽다가 보니 하루키의 정신세계가 슬쩍 그려진다. 물론 독자가 이런 책 몇 권읽는다고 그 사람의 깊이있는 속내를 그대로 알수 있다는 망상은 금물이지만, 사물에 대한 관점과 현상에 대한 감흥들에서는 '취향'정도는 베어나오기 마련이고 간혹가다의 진지함속에서는 어떤 타이틀롤이 그의 가치관에 걸려있는지 얼핏 보일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쉬운 관점에서 본다면 내가 하루키 에세이에 대해서 좋아하는 점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들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가볍고 담백하게 눅눅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듯한 문장들이다. 솔직히 말해서 '햄버거를 먹기위해서 1 달러만 주세요' 라고 말하는 거리의 부랑자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말했다고 해서 '이렇게 구체적으로 1달러를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처음이다'라고 감탄하는 하루키가 더 난 감탄스럽다. 사람들의 일상은 대개 별의미 없는 것 투성이다. 의미없는 것들 속에서 쏠쏠히 의미를 옹골차게 찾아낸다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어서..때론 그의 머리속이 궁금하기도 하다. 예전 무라카미 라디오에서도 '브래지어'를 가지고 한참동안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써내려갔었는데 막판에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지?' 라고..사실 의미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의 위트있는 관찰력과 감수성이 탐났을 뿐인 게지...


대체로 그의 문장들을 분해해보면 단어선택에 있어서 묘한 정서적 컬러가 숨겨있다는 걸 느끼곤 한다. 이를테면'샴고양이', '피노누아르', '밤바다', '실크시폰드레스', '호박색반달'이 합쳐진 복합이미지가 문장으로 완성되어서 독자들의 감정회로에 이입되고  독자들만의 상상력이 동원되어 이미지화되는게 아닐까라고 생각된다. 판타지스럽기도 하고 때론 미스테리하며 하루키 특유의 소설적 우화적 배경들에 대한 근거가 혹시 에세이에서 드러나는게 아닐까하고 잠시 몽상에 빠진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도 작가이다보니 그렇게 의도적이진 않았을 듯 싶고, 에세이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하고 (도대체 뭘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라고 언급함) '문학에서는 자연스러움 역시 사명감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의미심장한 언급을 하기도 한다. 가벼우나 변속기어처럼 상황에 따라 진지함을 오가는 그의 리드미컬한 질주에는 '일관성'이 있어왔다는 점은 좋다. 변하지 않는 그만이 가진 표현력정도...


삶의 RPM이 과열할 지경이면 잠시동안 정서의 마음가짐을 '중립'에 놓고 이런 에세이를 보기도한다. 큰 의미가 없는 '읽기'는 피하라고 친구가 옹골차게 말했었는데, 오히려 난 담론에 취한채 격렬한 자의식 자랑놀이 하는 그 친구가 더 의미없고 지루하긴 마찬가지 아닌가싶다.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우리는 서른을 넘었고, 대 부분 그 옛날의 지루한 멍청이 어른이 되었다. 자신이 있던 자리에서는 전혀 바보같지 않았다. All you need is love를 노래했고 낭랑하게 트렘펫이 울렸다' …… 그럴 듯하지 않은가. 아마도 다들 어릴 때 그토록 고리타분하다고 여겼던 '지루한 멍청이 어른'들이 되어가는건 아닐까싶기도 하고... 고집이 세지면 세질수록, 뭔가 깨달으면 깨달을수록..오히려 더 무시무시한 바벨탑이 둘러치고 그 안에서 볼 수 있는 하늘은 좁아지는 뭐 그런 독야청청의 외곬수. 이걸 다른 말로 '엄청나게 지루한 어른되기'라고 이름을 붙여버렸다. 옛날 읽었던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느꼈던 그 덤덤함이 여전히 지금도 이어지고 있었고 아직도 그의 날서린 표현력은 줄지 않았다.  나도 신선한 로메인 상추에 크루통, 계란노른자를 올리고 파마산 치즈를 뿌린 다음 올리브유,, 다진마늘, 소금, 후추약간, 레몬 뿌려주고 우스터 소스와 와인 비네가를 곁드린 시저스 샐러드를 먹어야 겠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의 늦은 감흥은 시저스샐러드로 달래야 제격이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비채 | 2012-06-2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소소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하루키의 에세이!세계적인 작가 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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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3. 1. 7. 17:06

 

 

 

 

집에서 심심해서 마카롱 만들어봤음.

이러다가 진짜 마카롱 파는거 아닐까 ....혼자 되뇌이는 중..

요리도 못하는게 무슨...

 

아무튼 마카롱은 손이 너무 간다. 마카롱 만들고 싶으신 분 아래대로 한번 따라해보시면 대충 그래도 만들기 어렵지 않음. 물론 몇번의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으니 너무 짜증내시지 말고..^^ 차근차근 몇번 시도하다보면 그럴듯한 마카롱 보실 수 있다는...

 

우선 레시피는 다음과 같음.

 

<마카롱>

설탕 50g,

아몬드가루 120g,

슈가파우더 150g,

계란흰자 3개 분량. (계란3개에서 추출하시면 됨)

코코아 가루 5g,

 

<가나슈 만들기> : 마카롱 사이에 들어가는 크림.

다크커버쳐 100g,

생크림 100g


  1. 먼저 아몬드 가루슈가파우더를 채를 쳐서 볼에 담아둡니다. 여기에 코코아 가루 조금 넣고 일단 놔둠.

  2. 계란 3개로부터 흰자만 분리.

  3. 분리된 횐자를 볼에 넣고 거품기로 돌려주셈. 
    이걸두고 머랭치기라고 하는데 얼마나 돌려야하냐면 커피드실때 위에 휘핑크림 올라가죠. 그정도 되도록 (그정도를 하이픽상태라고 부릅니다.) 이거 주의할 점은 손으로 수동거품내실려면 팔 떨어집니다. 저도 해봤지만 휘핑거품기 하나 구매하시면 편해요. 비싼거 말고 저렴한 걸로 하나 사두시면 오래도록 편합니다. 처음에 돌리면 거품이 일어나면서 약간 부글부글 올라올텐데..이때 설탕을 3번에 나눠서 투하..원래 설탕이 들어가야 머랭이 잘 쳐져요.  이걸 돌리시면 거품기를 들어올렸을때 뽀족하게 원뿔처럼 모양이 나오고 그릇을 뒤집어도 머랭이 흘러내  리지 않습니다.천정에 딱 붙어서 고정된 것처럼 보이죠..

  4. 다 되었으면 머랭친 그릇에 1번에서 채쳐둔 가루들을 투하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 투하하면서 당연히 섞을텐데 섞는걸 다시 휘핑기로 돌리시면 여태까지 한거 다 망하시는 겁니다.
    주걱있죠? 주걱으로 돌려가면서 잘 섞어주세요. 가루가 너무 많아서 물이나 무언가를 넣어야 하지 않을까 의구심을 버리시고 열심히 돌리시면서 잘 섞어주면 걸쭉하게 나옵니다. 주걱으로 한번 퍼서 아래로 떨어뜨리면 뚝뚝 떨어지실 겁니다. 물처럼 흘러내릴정도로 섞으면 안됩니다. 섞을수록 묽어져요..나중에 아주 퍼져버리면 이것도 곤란...그래서 마카롱이 만들기 어려운게 아닐까하는....

  5. 다 섞었으면 짤주머니에 넣으신 다음. 오븐에 들어갈 팬위에 유산지를 깔고 거기에 500짜리 동전크기보다 약간 크게 짜줍니다. 짜실때 중심을 잘맞추시고 짜주세요 (짜다보시면 위로 뾰족하게 딸려올라올텐데, 걱정마심 다 방법이 있습니다.) 따 짜셨으면 오븐팬을 툭툭쳐서 자리를 잡게해주세요 탁탁치시다보면 뾰족한 원뿔모양이 가라앉는게 보이실 겁니다. (그래도 안가라앉으면 나중에 말리실때 살짝 손으로 눌러주셔도 됨)

  6. 그런 다음 실온에서 말리세요.
    얼마나 말리냐면 이건 천차 만별인데, 살짝 만졌을때, 손에 묻어나지 않고 꾸덕꾸덕한 느낌이 드시면 됩니다. 손에 묻는데 그냥 오븐에 넣으면 망하는 겁니다. 대략 겨울에는 잘 안 마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제 집이 건조해서 15분정도면 끝나는데..비오는 날은 죽어도 안말라요..1시간 넘어도 잘 안마릅니다. 따라서 선풍기를 동원해서 말려요..반드시 표면을 만져보시고 결정하셔야 합니다. 요즘 같은 날씨라면 아마 15분정도면 땡..

  7. 건조를 어느정도 했으면 오븐을 160도로 예열, 그리고 시간은 11분으로 맞추신 다음. 오븐에 넣습니다.
    돌아갈때 잠깐 보시면 부풀어 오르면서 프릴(마카롱 가장자리에 생기는 거품모양의 표시..)이 높아지는게 보이실 거예요. 너무 높아도 놀라지 마시고 약 8분 넘어가면서 다시 가라앉으면서 자리를 잡습니다.

  8. 11분 완료후 꺼내시고...다시 말리십니다.

  9. 그 다음 가나슈 제작합니다. 간단합니다. 생크림 하나 사시고, 다크 커버쳐 (마트에 가시면 있어요..초콜렛 덩어리입니다. ) 사셔서 생크림과 초코렛 비율을 1: 1로 해서 중탕녹여줍니다.
    중탕 녹이는게 어떤 건지 모르신다면..일단 생크림을 불에다가 끊여주세요. 부글부글 하실때 불을 끄고....다른 그릇에 조각조각내 초콜렛 커버쳐에 부어주세요. 그럼 초콜렛이 녹곘죠. 계속 저어서 완전히 껄죽한 크림처럼 되게 해주세요. 그럼 끝납니다.

  10. 약간 가나슈 차갑게해주시면 약간 점성이 단단해집니다. 처음은 아주 물렁물렁해서 흘러내릴거예요.

  11. 이상태에서 마카롱 하나에 바르시고 다른 한개를 덮어서 완성...


    그럼 끝.

 

 

만들다가 느낀 점 베스트 5.

1. 프릴 안나오는건, 설탕의 양 확인. 그리고 건조를 제대로 안했을 경우, 저위의 레시피대로 하시면 반드시 프릴올라옵니다. 

2. 머랭은 반드시 단단하게...아주 하이픽으로..간혹 흘러내리는 머랭치신 후 안된다고 하시면 곤란.

3. 오븐에 들어갈 팬은 가장자리에 높이가 아주 낮은걸로 해주세요. (이를테면 피자팬같은거..)
   파운드 케익용 높은 팬쓰시면 모양이 다 깨질거예요. 왜냐면 오븐에서 회전하면서 열분포가 달라지기 때문에 모양이 일그러
   집니다. 집에서 제가 여러번 시도하다가 알아낸 사실이예요.
4. 유산지위에 짤주머니로 짜실때, 모양내기 어려우신 분은 500원짜리 동전으로 유산지에 밑그림을 그려두시면 아주 편합니다.

5. 제가 만든건 초코 마카롱, 다른걸 원하시면 색소 쓰셔도 되고 ..녹색의 경우 녹차가루 쓰시면 되고 노랑은 호박가루 쓰시면 됨.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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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2013. 1. 7. 13:47

그냥 아무런 레시피없이 마구잡이로 만든 나만의 아침식사 스타일. 가족들에게 전파해서 중독시키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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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귓가에 들렸던 아주 드문 기타연주가 있었는데 아마 당시에는 이런 연주가 국내인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할 만큼 이국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국내의 기타는 일렉계열에서 거의 '신'급으로 추앙받았던 밴드&그룹에 기거했던 기타리스트 위주였으니까. 당시 들었던 스패니쉬풍의 뉘앙스가 짙은 그런 연주는 주류의 연주환경에서 그다지 듣기 쉬웠던 경우가 아니었다. 굉장히 이상한 케이스는 아니었다고 해도 아주 많이 특이하긴 했다. 그 연주자가 바로 집시기타리스트라 불리우는 '박주원'이다.

 

박주원의 실력을 이야기하자면 난 아마추어이기때문에 적확한 평을 내리기 어렵지만 그의 나이만 고려해보더라도 그가 지닌 달란트의 무게감이 어느정도인지는 가늠이 된다. 그래봤자 클래식 기타 몇년 뚱땅거리면 비슷한 경지에 오르겠지라는 섯부른 판단이 무색하리만큼 소울과 감수성이 묻어나는 그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이 사람은 정말이지 기타계의 축복이다'라는 세간의 평이 아주 정확하다란 느낌만 강하게 든다.

 

전제덕과의 협연도 그렇고, 왠지 아웃사이더의 느낌도 강하지만 실력으론 절대 밀리지 않는 재야의 고수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는데 이젠 그의 이름과 위치가 그런 외곽에 자리를 두는걸 대중매체가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름은 유명해졌고 부르는데는 많은듯 싶고 실력은 드디어 날개를 펴고 그의 진가는 더 진해져만 간다. 부디 음악도 그렇고 삶도 그렇고 기타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까지 오르길 기대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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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북저널같은 걸 사용해서 책내용을 요약할 필요는 없지만, (A4 용지한장에 빽빽하게 혹은 그림으로 요약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 형식적인 부분을 규칙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시스템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과감히 사용해보기로했다. 북저널이 좋은 점은 아직까지 잘 모르겠고 (-_-;) 일단 꾸준히 뭔가를 기재하고 요약하고 그러면서 분량을 늘려가다보면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정도...^^ 몰스킨 북저널은 구하기가 그리 수월치 않아서 발품을 좀 팔았다. 가격도 싼편이 아니시다보니 아껴써야할 듯 싶지만, 책을 읽고 뭔가를 짜투리처럼 남기는데 애지 중지해버리면 그건 제대로된 기록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무지막지하면서도 험하게 막 쓰고 남겨야 기억에도 강력하게 자리잡는다는 선입견이 좀 있다.

 

아무튼 2013년에는 이 한권의 북저널로 얼마나 많은 책들을 기록할 수 있을지 시험삼아서 해보려고한다. 읽는거야 그렇지만 쓰는건 또 다른 에너지가 필요해서 책을 읽을때마다 중요한 내용의 갈무리를 여러방법으로 하는게 거슬리나 이정도 즈음이야 며칠지난후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마는 기억을 보는 것만큼 안타까운 것도 없어서, 차라리 감수할 만하다. 며칠만 더 붙잡아두면 기억은 잠시 엉덩이를 붙이고 자리를 잡고 주저앉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몰스킨에 기록된 짜투리내용이야말로 평생토록 기억에서 뽑아낼 몇 안되는 좋은 '깃발' 같은 것이 되리라 믿는다.

 

 

 

몰스킨 북저널 : (주)몰스킨

가격 : 32,000 원 부근 (매장 혹은 쇼핑몰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음)

재고상태 : 거의 모든 매장에서 품절상태이거나 소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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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BOOK/에세이2013. 1. 5. 23:30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키보키언 (God bless you, Dr.Kevorkian)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

 

 

1965년, 유사 제목의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씨'(God bless you, Mr.Rosewater)를 쓰고 30년정도가 훌쩍 지난 1999년에 자신의 이전 작품과 거의 동일한 제목으로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키보키언>을 출간했다. 앞서 '로즈워터씨' 리뷰에서 밝혔다시피 전작에서 보네거트 문장에 중독된 독자들이 드디어 제2탄 운운하면서 '키보키언'을 찾아헤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지만, 실망스럽게도 키보키언은 로즈워터보다 내러티브적으로는 하향조절되었고 덜 현실적이었다.

 

다만 더 위트있고 유쾌해졌고 깃털처럼 가벼운 조소만은 여전했다. 분량은 로즈워터때보다 약 1/3 수준, 당시 77세의 보네거트로서는 아마도 미리 써두었을 몇편의 미출간작들을 모아두었다가 단편의 형식으로 출간했을 수도 있고,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슬쩍 드러내라고 주위로부터 강요 당했을 수도 있다. 이미 1999년 당시 그는 '소설가'로서의 정체성으로부터 자유를 얻었었으니까 (1997년에 소설가로서 은퇴를 선언했었다.) 그로서는 아쉬울 것도 안타까울 것도 없는 남은 여생을 '보네거트 방송'을 하며 천국을 들락날락거리며 보냈어도 나쁘지 않은 삶이었다.

 

보네거트 소설을 근자에 이르러 굉장히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건 아마도 '그의 그럴듯한 정신 사상'이라던지 인간을 하염없이 따뜻하게 바라보는 휴머니즘에 근거한 세속적 이유만큼은 결코 아니었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남들 다 챙기는 일종의 형식, 시선을 의식하고 진실보다는 가공의 아름다움을 데코레이션 한 후에 좀 더 나은 뭔가를 보여주고자 애쓰는 그런 자세를 지양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닐 게이먼'은 커트 보네거트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서 '당신의 저작물이 얼마나 나에게 영향을 끼쳤는지 알려주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었다. 그리고 '인생의 목적은, 누가 그것을 지배하든 주변의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라는 보네거트 책으로부터의 자신의 깨달음을 인정받기라도 하고 싶어서 보네거트에게 의견을 구한다. 그리고 보네거트는 이렇게 말했다. "좋아, 내가 그렇게 얘기했다고 말하게나" 라고..

 

이 책은 기묘하게도 백삼십여명을 안락사시킨 '죽음의 의사' 잭키보키언의 도움을 받아 3/4 정도 죽은 상태에서 사후세계로 가 유명인사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쓰여졌다. (엄밀하게 보자면 소설이라기보다 차라리 개인의 생각을 가상으로 엮은 일종의 잡문집, 에세이라고 불리워도 무리는 없어보인다.) '푸른터널'의 끝과 '천국의 문'사이의 작은 공터에서 벌이는 이 기묘한 인터뷰가 만들어진 이유는 보네거트가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사후세계로 가버린 인물들을 통해서 표출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보네거트는 이 책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인도주의자'로 타이틀화한 듯 싶다. 이미 종교적인 관점에서 '만일 예수의 산상수훈에 자비와 동정의 가르침이 없다면, 나는 인간이기를 거부할 것이다. 차라리 방울뱀이 되는 편이 나을 것이다'라고 한 부분만 봐도 그렇고 아예 '인도주의는 훌륭한 시민정신과 보편적 품위'를 대신하는 편리한 동의어'라고 언급한 대목에서 진정 보네거트가 추종하는 소양을 짐작케한다.

 

등장하는 사후 인터뷰 대상자들이 다 유명한 인물들은 아니고 잘 알려지지 않는 범인들도 등장한다. 독자들의 지식속에 메리 D.에인즈워스 박사가 누구인지, 살바토레 비아지니,존 브라운 정도는 제아무리 미국에서 TV와 신문을 끼고 살아도 알기 어려운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보네거트는 열심히 사후세계 건너편에서 이들의 의견을 열심히 인용한다. 아마도 이들이 죽게 되기 까지 닥친 모종의 상황, 그리고 죽은 인물들이 사회에 끼친 영향들 중 보네거트가 '한마디씩' 자기만의 견해를 피력하기 위해서 소재로써 활용되는게 아닐까 싶다.  위트있고 기발하며 때론 신랄하고 통찰력있는 몇마디의 인터뷰야 말로 상대방이 아닌 보네거트의 진정한 속내이리라 추측된다.

 

  • 메리 D. 에인즈워스 : 유아가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애착관계 필요를 주장했으나 보네거트는 사후세계에서는 이런 그녀의 주장이 쓸데없다고 말하며 아기들은 천사가 되어있더라고 밝힌다.
  • 살바토레 비아지니 : 슈나우저 테디를 구하기위해 핏불테리어에게 물려 죽은 사람.
    '베트남 전쟁에서 개죽음을 당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냐'는 대답을 들음. 반전 사상에 대한 견해피력.

  • 버넘버넘 : 오스트렐리아 원주민 태생으로 1967년에 시민권을 받도록 결정적 영향을 끼친 인물
    여기에는 루이암스트롱 악단도 등장함. 인종차별에 대한 견해를 밝힘.

  • 존 브라운 : 18명의 열성 노예폐지론자를 이끌고 버지니아 주 하퍼스페리 무기고를 탈취했던 인물. 교수형 당함.
    미국에서의 노예제도를 합법적으로 저지른 잔학행위로 규정하면서 '홀로코스토도 독일안에서 합법적이었다는 신랄한 견해를 밝힘' 또한 유색인이 백인에게 굽실거리는 것을 자연법과 완벽히 조화를 이룬다고 여기는 사회를 '토마스 제퍼슨'이 만들었다고 힐난했다.

  • 로버타 코르서치 버크 여사 : 1955~1961년의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한 알리 A.버크제독의 부인.
    좋은 아내가 되기 위한 본보기로 등장했으며, 결국 '뱃사람의 아내'라는 소박한 타이틀을 선택하는 부인을 존중했음.

  • 클레런스 대로 : 미국초기에 노동조합을 조직한 노동가를 변호한 변호사.
    클레런스의 인터뷰말미에 '난 최선을 다해 오락거릴 제공했다네' 라고 말한다.

  • 빅터 데브스 : 사회당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5번 출마한 사람.
    " 하층 계급이란 것이 존재한다면 나는 하층계급입니다. 범죄인자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나는 범죄형입니다. 
      감옥에 갇힌 영혼이 존재한다면 나는 자유롭지 않습니다. " 보이지 않는 계급사회에 대한 질타. 그리고 현실의 미국에서는 데브스말이 '조롱'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비비언 헬리넌 : 화려한 태평양 연안가문의 여주인.
    상대적으로 보자면 기득권 세력이었던 헬리넌이 남편인 빈센트 헬리넌처럼 노동운동 지도자 해리 브리지스를 지지하고 인권을 옹호하는 일에 앞장섰던 것에 대해서 '화려하다'라는 칭호를 붙여주었다. 그리고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적들에게 불리웠던 칭호 "자기 계급을 배반한 자'라는 역설적 위트를 보여준다.

  • 아돌프 히틀러 : 자신이 저지른 일을 용서해달라는 의미로 인터뷰.

  • 존웨슬리 조이스 : 1966~1996 라이온스 헤드바 운영. 미국작가들이 술을 먹으며 떠들어대는 중심지 역할을 했다.
    작가들의 수다방지를 위해 주크박스를 들였으나 '그냥 더 시끄럽게 얘기하더군'이라며 위트를 보여준다.

  • 프랜시스 킨 : 로망스어 전문가 어린이책 작가로 활동하였다.
    세번의 결혼이 실패로 돌아갔다라는 주류언론의 흠집내기를 '아시 에스라 비다" "세라 비타" "세 라 비" 라는 단어로 축약했다. ('그것이 인생이다' 라는 뜻)

  • 아이작 뉴턴 : 탐구에 대한 호기심이 멈추지 않는 뉴턴을 사후세계에서 인터뷰함. 여기에는 성베드로도 등장하는데 베드로는 뉴턴에게 이렇게 말한다 " 하늘과 땅에는 자네의 철학으로 꿈꿀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네" 라고..

  • 이 밖에도 몇명의 인물이 더 등장한다.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닥터 키보키언

저자
커트 보네거트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1-01-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엉뚱하고 기발한 사후세계 인터뷰사후세계로 취재를 떠난 커트 보네...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