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앤드페퍼'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1.17 솔트 앤드 페퍼 - 청춘을 위로하는 것들
Review BOOK/에세이2013. 1. 17. 14:30

<솔트 앤드 페퍼, 청춘을 위로하는 것들> - 김홍식/웅진윙스
   2010.10.18 출간.

 

 

 

이제는 가보기 어려운 곳이 되었지만 도쿄는 분명 매력적이긴 곳이긴하다. 스이도바시, 신주쿠, 시부야, 이이다바시, 오차노미즈, 아키하바라 등 몇몇군데 밖에 가보지 못했던 것이 뒤늦은 후회로 다가오게 되다니 세상일은 참으로 모를 일이다. 다시 가보고 싶어도 이제는 가기 어려운 곳이 되버리고 말았다. (이유는 개인적인 뭐...) 어찌됐든 도쿄의 일상이 그리워질 때는 오래전 읽었던 이 책을 다시 펼치곤 한다. 이 책에서만큼은 나도 도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어버리니까. 동감의 구절들과 이국적 향취같은게 아주 그립다곤 이야기 못할지라도 추억을 재생하기에 수많은 동기부여가 이 책에는 담겨있다고나 할까.

 

그야말로 '청춘을 위로하는 것들'이 가득찬 느낌이었다. 읽을 땐, 나도 그곳에서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는데 사람이란 아주 색다른 개성만이 점유하는 존재가 아니란 걸 알겠다. 게다가 저자는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인디음악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연출가이지 않은가. 도쿄와 인디음악의 공존이라..귀에 페퍼톤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이어폰을 끼고 오차노미즈의 수로를 끼고 거닐어 볼 수만 있다면, 시오도메 라멘을 후르룩 거리며 먹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시부야거리를 다닐 수만 있다면, 지면 속엔들 나쁘지 않다는 걸 읽는 내내 알게 되었다. 동경소년 정도 된 느낌...오래지 않았던 옛일을 회상할 때즈음 저자의 이 책은 그저 자기경험담을 담은 에세이가 아니라 나의 추억이 일정부분 데자뷰된 감정대리자였던 셈이다.


여행 에세이들이 그렇게 인상적인 형태로 책이 출간되거나 하진 않고 아주 예쁜 사진과 여리디여린 감수성을 자랑하기에 급급해서 지면의 활자보다 그림들이 더 많은 책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고 나면 읽었다라는 느낌보다는 그림과 사진을 감상했더라는 뭔가 경치를 굉장히 빠른 기차를 타고 흛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곤한다. 그리고 며칠 지나면 이미지는 거의 휘발되고 기억창고는 먼지만...아마 내 경험들이 아니어서가 아닐까싶다. 그런데도 <솔트앤페퍼>는 유달리 기억에 강하게 남았더랬다.  고양이 카페도 기억하고 요요기 공원도 떠오르며 메구로 강가, 기치조지 이노카시라 공원도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열망 같은게 남아서 였을수도 있겠고  일본의 하네다 공항에서 모노레일통해 도쿄까지 가는 동안 특유의 페이퍼 냄새를 개성적으로 받아들였던 기억같은게 오버랩되서 일수도 있다. (이 냄새를 떠올리면 난 도쿄 한 복판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한다.)


이 책의 특이점은 에세이 내부에 인디음악에 대한 애정을 심어놓았다는 정도. 그리하여 부록으로 무려 OST 시디를 붙여놓았드랬다. (개인적으론 책에 CD부록주는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책에 시디케이스 비닐을 붙여놓는 건 망할 짓이란 생각도 좀 있고, 이렇게 구입한 시디를 제대로 들어 본 적이 없어서 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도 저자의 인디애정이 절절하게 다가와 난 일부러라도 이 시디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디어덱까지 동원하진 못했어도 PC의 시디롬에 넣고 스피커을 잔잔하게 다듬은 다음 DEB의 음악에 귀를 열어두었다. 아주 생경한 건 아니었고 예전에 패러럴문(Parallel moon)을 듣긴했었다. 인디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글이 길어지니 생략하지만 아무튼 특이한 컨셉의 에세이란 느낌은 든다. 아무튼 지금도 가끔 이 책을 읽을 땐, 집에 조용히 음악을 켜두고 아침 햇살이 창가에 스며들게 한 후 자리를 편하게 한다. 그리고 지면의 장소로 점프하곤 한다. 음악도 좋고 저자의 나긋나긋하면서도 덤덤하고 감성적인 어투도 매력적이다. 에세이를 읽어야 한다면 이런 책이 나에겐 제격인 듯 싶다.

 

 

 

 


야키도리에 뿌려진 솔트 앤 페퍼의 풍미를 떠올리며 ...

언젠가는 다시 가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혹시 책을 한 3백번 정도 읽으며 가게 될 운명이 끈이 연결되지나 않을까하는 망상도 가끔 들만큼 흡사 타임포탈같은 책이다.

 

 

 


 

저자 : 김홍식
 밴쿠버 필름스쿨에서 연출을 전공, 2005년부터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 이끌려 도쿄를 오가면서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에게 도쿄는 촬영 장소이자, 지친 스케줄 틈틈이 숨통을 틔워주는 아지트, 아이디어를 샘솟게 해주는 보물상자이기도 하다. 순수하면서도 열정적인 인디음악이 좋아 시작한 ‘인디투고Indie to go’는 인디뮤지션들의 리얼 퍼포먼스를 원신One Scene, 원테이크One Take로 담아내는 다큐멘터리이다. 박지윤, 장기하와 얼굴들, 크라잉넛, 페퍼톤스, 노리플라이 등 50여 팀이 참여하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가 연출한 인디투고는 2008 삿포로 단편영화제, 2009 도쿄 단편영화제에 초청·상영되었다. 그밖에도 체리필터, 김경호 등 30여 편의 뮤직비디오 연출과 올리브TV의 ‘스타일 다큐’, 컨버스convers, 갭gap 광고 등의 연출에 참여했다 (www.kyobobook.co.kr에서 발췌)

 

 


 

목차

 

솔트 앤드 페퍼: 신주쿠 오모이데요코초
밤이 깊었네: 시오도메 라멘
타인의 취향: 시모키타자와 스티커숍
Coffee to Go: 지유가오카 테이크아웃 카페 바 무라초
사랑한다는 말: 세이조 대학 벚꽃 거리
오늘 고마운 하루: 요요기 금붕어 카페
음악과 여행 사이: 시부야 디스크 유니언
사랑의 롤러코스터: 도쿄 돔 시티 롤러코스터
작은 고양이: 히키후네 고양이 카페
My Favorite Things: 에비스 카페 뤼 파바르
나의 안티에이징 스팟: 요요기 공원
봄의 멜로디: 메구로 도리 가구 거리
연애시대: 고마자와 올림픽 공원
여름의 조각들: 나카메구로 메구로 강가
브라운, 브라운, 브라운: 기치조지 이노카시라 공원
보통의 날들: 가쿠라자카 카페 조르주 상드
노스탤지어: 가쿠라자카 우드맨스 케이크
화양연화: 가사이린카이 공원 대관람차
기억편린: 우라하라주쿠 캣스트리트
슬럼프: 진보초 고서점가
모두가 록스타를 꿈꿔야 하는 건 아냐: 오차노미즈 악기 상점가
기억하지 못할 순간: 고엔지 카페갤러리 하티프낫토
웃으며 안녕: 고엔지 팬케이크 데이스
이토록 뜨거운 순간: Flight No. OZ 1035

 

 

 

 


솔트 앤드 페퍼

저자
김홍식 지음
출판사
웅진윙스 | 2010-10-1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당신의 솔트 앤드 페퍼는 무엇인가요?인디뮤지션의 리얼 퍼포먼스를...
가격비교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