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3. 12. 29. 20:44

이왕이렇게 된거..응답하라 시리즈 답습하기 어려워진다면..

칠봉이 캐릭터 죽이지 말고 로코물 하나 찍어주기를...^^ 

케미가 적절할 것으로 급예상중.....ㅎㅎㅎ





Posted by kewell
카테고리 없음2013. 11. 30. 22:39

이우정 작가는 신이야 라고 옆에 있는 친구놈이 오바질을 일삼는다. 뭐 크게 동감이 아니가는 건 아니다. 이정도의 스토리파워로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하는 작가라니..간만에 퀄리티 쩔어주는 드라마 작가를 보는 거 같다. 일단 다 집어치우고 본방사수 이런거 그렇게 좋아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두통 너무 심해지고 딱히 이 시점에 다른 게 하기 싫어서 뒹글뒹글 데굴데굴데다가 이왕 이렇게 한거 나도 드라마덕후처럼 본방 사수 이딴거나 해보자고 tvN을 돌렸다. 물론 응사를 보기위해서다. 





애초에 쓰레기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든 우리의 나정양을 보고 있노라면 쓰레기나정이의 로맨스는 절대적인 부분일거라고 생각은 했다. 남편찾기라고 해봐야 이게 뭐 미스테리 추리물도 아닌데 반전에 반전을 걸고 거기에 결정타를 한번 먹이고 다운될때즈음 다시 벌떡 일어나서 역카운터를 날리는 무슨 정신력 창궐하는 스포츠물처럼 비비꼴 턱이 없다. 이우정 작가나 신원호 PD나 그런 추레하고도 너절한 곁가지를 붙여대는 스타일은 아닐거 생각했다. 그렇게 보면 나정이의 남편은 단언코 '쓰레기'가 맞다. 쓰레기가 되어야 모든게 자연스러워진다. 이 시점에서 뭘 다시 뒤집으려면 우리의 나정양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나야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생각이 바뀌고 뭔갈 크게 깨닫는 그런 뭔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시간적으로 볼때 지금 그걸 하려면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상처를 받는 캐릭터가 난무하다가 죽어나가는 한두명 나온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거다. 


그래서 쓰레기와 나정이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다만 중간 위기감을 슬쩍 고조시키기 위해서 우리의 칠봉이를 이용하는거지. 칠봉이가 그렇게 순순히 물러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쓰레기에게 긴장감을 주고 나정이에게 잠시동안의 혼란함을 안겨주는거다. 이게 진짜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인가에 대한 다시한번의 심사숙고를 하게 될 거라고 본다. 근데 내가 이 시점에서 짜증나는건 '철저하게 칠봉이가 이용당하는 것'이다. 이게 말이 좋아 나정이의 백기사지 . 이것도 할 짓이 못된다. 나정이가 칠봉이에게 어디 쓰레기에게 주었던 따뜻한 시선한번 롱테이크로 잡아준 적 있나. 무슨 속삭이는 고백한번 해준 적 있나..것도 없다. 이게 다 짝사랑을 하는 칠봉이의 몫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이미 설계된 판에서 철저히 자기역할을 하고 쓰러지는 피스메이커로 점점 선명해진다. 


--> 이때 뭔가 되도 되었어야 제대로 된 삼각관계였을텐데 여기서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에이씨~



쓰레기와 나정이가 우여곡절끝에 결혼식장에 들어설거다. 

칠봉이는 이 둘의 사랑을 더 단단하고 확고하고 의심없이 만들어주겠지만, 칠봉이의 쓸쓸함이 걸린다. 그래서 앞서 추측했던 나정이가 삼풍 사건때 울며 달려가는게 칠봉이 때문이라면 그 둘의 계기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진짜 사랑인란건 본인이 감지할 수 없게 소리없이 하나둘 쌓여가는거다. 자신을 사랑하고 그게 신경쓰이고 하다가 어느덧 그 존재가 자신을 떠난다고 생각했을 때 겉잡을 수 없는 슬픔이,...서글픔이 밀려올때 비로서 진짜 사랑의 정체를 깨닫는거다. 칠봉이와 나정이가 그렇게 되기를 슬쩍 기대했는데 그건 오버였고 그저 '삼풍사건의 슬픔과 기적에 대한 명언'들로 상징화되면서 넘어가 주셨다. 


게다가 오늘 쓰레기와 나정이 키스했다. 물론 칠봉이도 하긴 했지. 칠봉이가 거의 일방적으로 한 키스지만..

칠봉이의 안스러움에 계속 신경쓰이는건 앞서도 말했던 것처럼 난 그 칠봉스러운 그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다. 마음속으로 1994의 그 시점의 나에게 응원을 보내는 거지 찌질이 같았던 내 과거에 로망을 주려고 말이다. 어쨋든 칠봉이가 나정이를 보내야 주겠지만 마지막에 한말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말...남들은 오 칠봉이 패기있네 쓰레기에 대한 반격이 있으려나봐 라고 추측하겠지만 칠봉이의 순수한 마음과 나정이를 놓칠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지 싶다. 그 절박함이란 표현하기 어렵다. 


절절하고 괴로울 정도가 되면 결코 현실의 2013년에 나정이네 집에 집들이 못간다. 칠봉이는 아무래도 나보다는 정말 나은 심성의 소유자인가보다. 그나저나 이우정 작가님이 이 글을 보실리 없겠지만, 보신다면 한 말씀드리고 싶다. 이제 칠봉이는 그만 뒤로 물러서게 해주시고 다른 캐릭터들 분량 늘려주셨으면 한다. 칠봉이가 구석탱이에서 불쌍해지는꼴 보기가 싫다. 그게 싫어서 앞선 글에서도 '수지'운운했던 거지..^^ 어파치 쓰레기와 나정인데 여기서 뭘 더 꼬아서 어떻게 해보겠다고...거참..



Posted by kewell
카테고리 없음2013. 11. 29. 09:35

응사데이의 날이 밝았다. 바야흐로 12화의 광풍이 불어닥치고 13화의 후속타가 이어지면 여기서 한번의 감정 일단락이 이뤄질거라고  마음속으로 가늠해볼 뿐이다. 그럼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날테지..아무튼 그건 그렇고, 주변에 있는 인간들 대개가 쓰레기 응원주자들이라는 걸 최근에 알게 되었다. 죄다 나정이는 쓰레기와 결혼해야 행복해질거라고 한마디씩, 아니 두세마디씩 읎조려주신다. 그게 뭐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미래의 윤은혜라도 확 나타나서 해준 이야기라면 믿어 의심치 않겠지만, 그걸 어떻게 장담하는가. 물론 우리의 성나정양께서는 상암동 삐까번쩍 아파트에서 현재 잘살고 계시지만 그 남편분이 누군지는 아직도 모른다. 난 쓰레기파의 의견에 동조할 수 없다. 왜냐면 칠봉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나도 안다. 칠봉이도 괜찮지만 이시점에서 칠봉이는 쓰레기의 경쟁상대가 되기에는 여러가지로 설정상 밀리는 느낌이란걸..우선 칠봉이는 너무 잘생겼다. 그리고 번듯하다. 이른바 로망의 남친삘이 나주시는 덕분에 통상적인 클리셰에 반감을 품은 대중들과 연출진에 의해서 '그럴듯한 경쟁상대'의 페이스메이커 역할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너무 높다. 


두번째, 칠봉이랑 나정이랑 잘되면 쓰레기는 너무 불쌍해진다. 가뜩이나 나정이의 부모들은 아예 쓰레기를 염두에 두지도 않고 죄다 친오빠처럼 생각해버리기 때문에 정작 본인의 마음고생은 시청자들에게 동정의 요인으로 자리잡는다. '우리 불쌍하고 과묵한 쓰레기를 어이할꼬 소릴 귀가 딱지가 않도록 지금도 듣고 있다. 이건 응사가 추구하는 쾌활패턴의 분위기와는 절대 맞지 않는다던 친구의 말도 동감..PD분이 원래 그러신 분이 아니시지..이 드라마는 결코 '발리에서 생긴일'같은 뉘앙스가 벌어질수 조차 없다.  응칠도 역시 그랬듯이 항상 언제나 될 듯한 커플이 되기 마련이다. 설마하니 제3의 인물이 짜잔하고 등장해서 쓰레기를 휙 나꿔채가는 설정은 너무 '오로라'스럽지 않나? 


세번째, 나정이는 쓰레기에 대한 감정만이 있을 뿐, 칠봉이에 대한 검정은 오리무중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 적이 없다. 흔들리는 여심 어쩌고 하기에는 쓰레기에 대한 감정 퇴적층이 너무 깊고 절절하다. 현재에서도 이상민 로망을 결코 놓치않는 나정이에게 현실 밀착적인 쓰레기에 대한 연정을 접기에는 가혹한 일이다. 칠봉이는 이런 나정이를 알고 있기때문에 아무리 경쟁 어쩌고 저쩌고 해도 스토커처럼 따라 붙을 순 없는 노릇. 따라서 칠봉이는 적절한 시점에 그 멋있는 미소를 슬쩍 지어주면서 나정이를 쓰레기에게 보내주리라 감히 예측해본다. 


마지막으로 난 칠봉이의 이런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 아니 십분이 아니라 백분, 하루내내 이해해줄 수 있다. 추측으론 12화에서 나정이가 울면서 뛰어가는게 칠봉이때문이라면 연출진은 그야말로 신적인 감성 이해주의자들로 인정해주겠다. 이 시점에서 나정이가 칠봉이를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나게 되면 정말 헷갈리는 애정 전선이 형성되는 건데 이건 칠봉이를 사랑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어차피 쓰레기랑 될거 그래도 나정이가 너무 매정하지는 않네' 정도로 위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스개 소리지만 현실의 칠봉이가 하도 안돼보여서 막판에 연출진이 칠봉이를 위한 씬을 하나 정도 끼워주었으면 싶다. 나정이가 쓰레기에게 가버린 어느 저녁날, 우울한 마음을 피식피식 달래며 마트에서 뭘 사다가 누군가를 우연히 만나는 뻔한 장면이다. 너무 뻔해서 유치하겠지만, 그래도 이 시점에서는 이런 여지를 줄 필요가 있겠다. 상상컨대 수지정도면 꽤 의미심장 하지 않을까. 이미 건축학 개론에서 유연석이 수지에게 '망할 짓'을 했기때문에 이건 이미지 쇄신과 위트를 섞어 약간의 오마쥬같은 느낌으로 칠봉이가 되려 수지에게 고백당하는 뭐..그런... 


'수지'가 칠봉이에게 말을 걸면서 배시시 웃는 장면이라도 끼워준다면 이거야말로 쾌활한 정리가 아니되겠는가. 건축학개론의 이미지를 뒤집으면서 수지는 수지대로 로맨스를 그리고 칠봉이는 나정이 못지 않는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걸로 10초 남짓 카메오로 슬쩍 지나가주는거다. 만나서 사귀고 어쩌고 그런 씬들 다 붙이지 말고 그저 스쳐지나가듯..그리고 힐끔 칠봉이를 쳐다보는 수지를 한 3초 정도 보여주고 뒤따라가는 뭐 15초 분량의 씬 말이다. 유명배우들 카메오로 나오지 못해 안달이라던데...아마 수지에게 이런 씬을 제안이라도 하면 우리의 수지양께서는 이걸 마다하실리 없다고 본다. 


그럼 말이지..

나정이가 쓰레기를 택했더라도 칠봉이를 아끼는 나같은 사람에게 약간 위안이 될 듯 싶다.   

칠봉이는 부모도 그렇고 왠지 짠한 구석이 있다. 

잘생기고 잘나가지만 외로워보이고 

모성본능 자극하는 소년같은 느낌이 있다. 


뭐 그렇다는 이야기다. 아님말고...

그나저나 응사가 이제 그만 구체적인 단계로 진입했음 좋겠다. 너무 질질 끈다. 



Posted by kewell
Vanilla Essay2013. 11. 24. 10:38

피천득의 '인연'을 기억한다. 교과서에도 실려있었던 아주 고리짝시절의 이야기지만 당시에는 이 소설의 목적이 뭔지 감도 잡지 못했드랬다. 고딕하게 박혀있는 '인연'의 레터적 해석은 죄다 피상적이고 유행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될 뿐 이면에 가라앉아있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생각해보면 그 나이의 내가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흔한 연애의 아스라한 기억도 없이 그저 순정만화의 한 페이지를 떠올리며 눈꼬리를 내리고 배시시 웃는 정도의 설레임까지가 최선이었으리라. 


"그리워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 


어쨋든 아사코와 대면했던 피천득씨의 엔딩이 꽤 인상깊었다. 소설의 인과응보, 그리고 밝은 엔딩이 세상의 진리라고 믿었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남겨져 각진 기억의 모서리를 다듬고 기어코 아름다운 무엇이 되어 은은히 빛나던 과거라는 건 보통 소중하니까..아무리 추억이라고는 해도 연애감정들의 통념을 뒤집는 듯한 체념적 뉘앙스는 왠지 서글펐던 것이다.  결국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도 연애를 하고 이별을 하고 그러면서 이런 '인연'의 고리가 세상을 사는 만고불변의 진리 중 하나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초속 5센티미터토노 타카키시노하라 아카리를 오래 전 놓치고 성인이 되고 나서도 잊지 못하고 괴로워했고, (결국 그들은 스쳐지나듯 해후하고도 각자의 길을 간다.) 유년을 두근거리게했던 캔디테리우스의 사랑을 받아들이면서도 결국 자신을 위해 희생한 스잔나를 선택했다. 나는 어린 시절 사랑하면서도 헤어진다는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이 짝사랑이든, 엇갈린 사랑이든 어쩌면 다 성장의 한 과정이라고 억지로 이해하면 살았겟지 우선은 시간이 약일테고 새로운 사랑과 시간의 무게에 짓눌려서 추억이란건 다 압착되버릴거다 그즈음 되면 지금은 괴로울 지라도 그 감정들도 빛이 바랠테니......라고 미친놈처럼 중얼거리며 시절을 관통했다. 지금은 2013년이지만 응답하라1994를 보다가 그만 압착되어서 다시 들추지 못하게 만들어놓은 추억의 틈새로 삐쳐나온 편린을 보게 된다. 아...그리고 슬쩍 그 조각을 다시 밀어넣고 살아야 한다는 걸 알게도 된다. 미소로 지나갈수있는 정도의 나이가 된 듯 싶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빗겨간 시대적 돋보기땜에 한켠에 비켜서서 관조적으로 봤었는데 고작 3년 당겼다고 내 시절의 이야기가 되다니...


사람들은 대개의 경우, 특히 여자들의 경우 나정이의 남편이 쓰레기이길 기대한다고 한다. 쓰레기정도면 내러티브로 보면 최강스토리 라인급이니까 이게 비약이거나 말도 안되거나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나조차도 나정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건 쓰레기라고 믿는다. 그런데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세상에는 무수한 인연들이 있고 그 인연들의 카테고리가 너무 찰나적이어서 그 사람의 한 인생에 어떻게 고리가 걸릴지 알수 없다는 깨달음이 점점 늘어만 갔다. 그래서 문득 이 드라마가 굉장히 현실밀착적이라면 '러브액츄얼리'식의 당연한 기대가 해피엔딩이라는 결론말고도 다른 결론이 이입될수 있다고 상상한다. 나정이는 쓰레기에게 향해있지만 칠봉이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고 쓰레기도 이 상황을 이해하고 있게 되었다. 


칠봉이는 현실로보면 야구선수같지 않고 투수를 포기한 것 같은 느낌이 오늘 들어버렸고 나정이는 1994에 삼풍백화점에 두고온 칠봉이를 향해 뛰어가는 것 같다. 울면서... 드라마 시나리오를 잘쓴다는 건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이겠지. 그게 삼각관계를 미묘하게 이끌어서가 아니라 피천득의 '인연'을 이해하는 듯한 시선, 그러니까 당연한 사랑의 이야기들과 오고가는 감정의 시선들을 독자들이 알지만 인연이라는 우연을 통해서 삶이 다르게도 갈 수 있음을...쓰레기가 아니라 칠봉이고, 혹시 칠봉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정이의 남편이 되더라도 나는 이해할 수 있다. 대중들의 인기를 먹고사는 드라마니까 그저 우리는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거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칠봉이였던 적이 있었고 쓰레기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해태가 되어서 나정이의 그런 고민을 들어주었던 적도 있었던 것 같다. 


놀라운건 이건 드라마일뿐인데, 과거와 추억을 매개로한 노림수 확연한 드라마일뿐인데도 울컥하게 된는거다. 눅눅히 미소지으며 시청할 뿐 깊숙이 끌려들어가지는 않았는데 예고편에서 그렁그렁한 나정이의 눈물을 보니 다음회는 그냥 건너쳐가야 하겠다고 읇조리고 있었다. 나는 그 마음을 이해하니까 그리고 그 심정이 되어봤으니까..그러고 보면 드라마같은 일들이 정도의 차이일뿐 사람들의 기억에 많이 잔존하는 것 같다. 온통 내이야기처럼 느껴진다는 착각이 난무하는 걸보면 웃음도 나오고...하물며 피천득의 인연을 슬쩍 펼치다가도 2013년에 다 모여서 헤어지지 않고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는 응답하라 1994의 신촌하숙집 사람들이라니...아니만났어야 좋았을 그런 지경까지는 다들 가지 않은 거잖아 라고 쾌활해졌다. 



그래도 아니만났어야 좋았다는 그 구절을 이해한다. 

해후가 없었어도 좋을 기억은 추억만으로도 족하는 걸.... 






Posted by kewell
Review culture/Sunny's Radio2013. 11. 23. 14:04

내 시절이라고 생각하는 시기는 원래 1992 다. 1997 였다면 예전에 이미 응칠로 열광했었겠고, 1994였으면 MAMA를 방영한 tvN에게 '돌이킬수 없는 실수하지 말라'고 말했겠지만 어쨋든 내 시절은 1992다. 그랬다고는 해도 난 이승환을 좋아했다. 기억으로는 BC603 이후 줄기차게 텅빈마음과 비추어주오, 가을흔적을 숨쉬는 공기에 아예 프린트해놓고 있었을 만큼 중독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후로도 이승환이 록에 대한 본인의 미련을 버리지 못할 시기를 건널 무렵에도 '대중들이 이승환에게 원하는 것'과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사이의 괴리감을 이해하며 언젠가는 다시 발라더로 돌아오기를 기대했었나보다. 


응답하라 1994가 이렇게 인기폭발을 일으키고 예전 노래들이 하나둘 나오면 과거 LP판에 있던 트랙들이 사운드와 같이 그 시절 추억까지 끄집어 내버린다. 이윽고 당시 3집 시절 애잔한 마음 담고 학교 교정을 거닐었던 며칠간의 애매한 감정들이 슬쩍 고개를 들어버리셨다. 화려하지 않은 고백에 이입된 성나정이나 칠봉이나 쓰레기나 그 만큼 씽크로 100%의 재현일수 있겠냐만은 어느정도의 감정 알레고리는 세상이치처럼 유사하기 마련이다. 그시절의 나는 참 잘견뎠고 무던했다. 차라리 너무 약아빠지지 않고 너무 감상적이다못해 쳐박혀 찌그러들만큼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는 생각이다. 





잘 살았었다. 1994 때에는...

그나저나 이러다가 칠봉이도 아니고 쓰레기도 아닌 해태랑 나정이가 엮이면..

전부 다들 멘붕 올지도...

설마 그렇게 되진 않겠지? 


^^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