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감탄하고 있다. 월간 윤종신의 감수성에 대해서... 


언제나 그렇듯이 윤종신표 음악이 정서적으로 잘 맞아서겠지.  혹자는 맨날 신파처럼 감성을 쥐어짜는 상투적인 음악이라고 평가하곤 하지만,  그 말이 이 어떻게 신빙성을 가지던 간에 나로선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 편이다. 음악이란 어차피 음식과도 같은 것이어서 어떤 이에게는 정말 잘 맞는 풍미가 어떤 사람에게는 고역일 수도 있으니까..결국 음악이란 취향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양성의 관점에서 보면 '음악성'을 논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스스로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가가 사실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게다가 윤종신은 비현실적인 프로젝트는 끈기로 해오고 있다. 그 노력만으로도 사실 음악을 소비하는 개인으로 고맙다고 해야 할 판이다. 매월마다 내 취향에 맞는 음악들이 1개씩 꾸준히 나오는 셈 아닌가. 이 정도면 좀 죄송스럽지만 마르지 않는 샘물이자 황금알까지는 아니어도 이른 아침 이스라엘 백성에 내렸다는 만나와도 같은 수준이다. 계속 이렇게 해달라고 하면 너무 생떼인가싶긴 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욕심을 내도 좋지 않을까싶기도 하다. 원래 대중들의 욕구가 때론 실천력의 장작이 되기도 하니까..바라고 또 바라고 기대하면 월간 윤종신도 계속 나오지 않을까.


오늘도 어쨋든 뒤늦게 몇달간 밀렸던 월간 윤종신을 듣고 있다. 멜로디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귀퉁이에 은근슬쩍 윤종신표 시그니쳐가 귓가에 느껴진다. 맞아 이 양반이 원래 이런 멜로디를 주력으로 했었지 심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물론 날씨가 추워지고 마음이 왠지 앙상해진다고 느껴질 무렵이면 상투적으로 통하는 발라드의 위력일수도 있겠으나 세상의 모든 발라드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수는 없다. 개 중에는 어떤 측면에서 보다 가깝게 느껴지고 정말 마음적으로 동화될 만한 발라드의 한 자락이 마음을 스치듯 지나가면 숨죽여 지내던 추억들이 깨어나는 느낌이다. 


너무 많이 깨어나면 청승이기도 한데...

가끔 이정도면 나쁘지 않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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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니 빛과 공기의 온도가 하루가 다르게 내려간다. 그런데도 과거에 이미 냉동되버린 추억이나 기억들은 왜 녹는건지 모르겠다. 이때만 되면 과거들이 다 녹아내린다. 미처 준비도 안되어있는데 낯익은 거리에서 불현듯 다 녹고 정체를 드러낸 기억들에 당혹해하면서 놀라곤 한다. 아 이래서 기억들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다들 영원한 기억들에 애증어린 감정을 가지고 있나보다. 어쩌다가 '<월간 윤종신>10월호 : 이별을 앞두고' 를 들었는데 마치 짜놓기라도 하듯 싱크로율 100%의 과거를 대면하는 느낌이었다. 정말이지 윤종신은 가을 뮤지션이 맞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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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윤종신 Youtube URL : http://www.youtube.com/monthlymelody 

 


<월간 윤종신>(月刊 尹鍾信)이 시작된지 어언 횟수로만 4년째다.(since 2010.04). 이 분께서 이런 기획형 프로젝트를 진득히 오래 하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의외로 굉장히 오래 정주행하고 계시다. '월간 윤종신'이 단종될 확률은 원래 컸었다. 왜냐면 대개 가수들이 다짐하는 약속들의 질감들이 약간 즉흥적이고 때론 임시방편적이었으니까. 세상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 유행이란게 그리 큰 보장성은 없는데다가 가뜩이나 안절부절하는 음반시장의 불황만 봐도 이 기획은 돌발성내지 단발성 이벤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월간 윤종신'의 존재감은 나날이 강해져만 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매달 새로운 윤종신표 음악들이 꾸준히 나온다는 점, 그건 잠재적인 한국의 모든 '생활형 발라드'의 수요자들이 은근히 많이 있다는 다분히 편파적인 해석이 없었어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일종의 표식처럼 느껴졌었다고나 할까.  노래가 좋았다는 걸로 모든게 설명될테니까 말이다. 더 특이한건 다양한 음악적 컬러와 여러가지 시도라는 '실험적' 성향까지 감안해 볼 때, 다분히 모험적이 이 은근한 기획이 성공한다는 건 확률적으로는 별로 높지 않았기에 큰 의의를 가진다. 이렇게 보면 그동안 알고 있던 윤종신이 과연 우리가 아는 '윤종신' 아니라 더 재능있고 더 능력있는 발군의 프로듀서, 혹은 뮤지션의 정체성을 가진 압도적인 인물로 서서히 부각될 정도다. 그저 대중문화 언저리에서 소비수치나 늘려주던 젊은층 역시 '윤종신의 재능이 이정도였단 말이야?'라고 혼자 되뇌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 한번 되집어볼 때,  역시나 놀라운 건 규칙적이면서도 한결같은 꾸준함이다. 사실 '월간'이라는 말자체는 규칙적이라는 정형성과 마지노선이 있으면서 동시에 성과물이 나와줘야만 의미가 있는 타이틀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달 무엇인가를 꾸준히 만들어 보여준다는 것이 쉽지않은 어떤 경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도 뮤지션같이 불확실하고 정서적 고비가 남다른 직업군에서는 '월간'이라는 단어를 쉽게 사용할 수 있을리가 없지않은가. 


일이 이렇게 된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윤종신이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 자신이 없어서' 그리고...'생활형 음악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아주 평범하지만 은근하면서도 의미있는 사연들과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말미에 '하다가 재미없어지면 관둘 것이라는 유연한 태도까지 감안하면 편안한 도전이었을 수도...혹은 모종의 깊은 의지와 다짐의 프로젝트였을 수도 있다. 아마도 기대했던건 소소하게 접그해서 대중들의 반응을 보고 재빠른 피드백을 얻고 그에 따른 대중들의 요구사항과 취향을 따라가겠다고 하는 '적응력' 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것도 '대중의 관심'이라는 테두리에서 보면 '무관심'에 대한 아무런 보호는 되지 못한다. 안먹히고 안듣고 관심을 안가져주면 실험도..시도도..참신함도..다 빛을 잃게 된다. 대중적 실패라는 건 이래서 무서운 것이다.  




시작은 정규 11집 <동네 한 바퀴>발매하면서 2010년 M.net director's cut에 내놓은 2곡으로 시작했다는 것이 알려진 월간 윤종신의 시초다. '새로고침' 은 '린'과 서인국이.. ..그리고 '빈 고백'은 그리고 당대의 천재 '유희열'이 불렀다. 사실 윤종신 정규시리즈와 월간 윤종신이 그다지 내용적으로 다를 것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월간 윤종신이 좋았던 것은 혼자만의 음악을 고집하지 않고 여러동료들과 윤종신만의 컬러를 입혀가며 다양한 연출을 노렸다는 것. 요즘같이 다중화된 취향의 카테고리속에서는 윤종신 특유의 음악적 색깔을 '윤종신'만 불러서는 답이 나오기 어려운 시절이다. 오히려 월간 윤종신에서처럼 보컬들의 교체를 통해서 스펙트럼을 더 세분화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윤종신은 매월 이렇게 몇곡씩 내놓으면서 홍보와 마케팅을 트위터, 페이스북등을 통하고 유투브같은 것을 활용했다. 곡을 만들었고 그 반응을 캐치하면서 대중들의 성향과 의향, 그리고 만들어진 곡에 대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느끼면서 앞으로의 노선을 결정해가는 리얼타임 제작패턴을 가졌던 것이다. 그리하여 유행적 흐름에서 완전히 동떨어지지도 않으면서 지리멸렬하고 천편일률적인 노래들과도 차별화를 이뤄내게 된다. 이전 윤종신이 '생활 발라드'라고 우스개소리로 말했던 그 성향을 떠올려봐도 전혀 새로운 느낌이 들만한 곡들이 부지기수로 등장하게 된건 이런 피드백 시스템이 가져다 준 수혜가 아닐까. 



“돌파구였어요. 앨범 방식으로 해낼 자신감이 없었거든요. 앨범을 아무리 잘 만든다 해도 세일즈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서 그냥 한번 해보자, 음악을 거대한 이벤트가 아닌 생활의 일부로 삼아보자, 하고 시작한 거죠....


“음악을 갖고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임상실험이자 재밌는 놀이였어요. 결과물을 던져놓고 별다른 홍보 없이 그냥 제 음악을 꾸준히 들어주시는 분들 반응을 살폈죠. 트위터와 홈페이지로 그분들과 소통하며 ‘아,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구나’ 하고 배워나간 거죠

 

- 한겨레 문화일반 2010. 11. 16. '윤종신, 재밌는 음악실험 중이다' 인터뷰 발췌. 





인상적이고 특유의 몰입감 있는 음악들이 매달마다 쏟아져 나오면서 서서히 윤종신 특유의 서정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퀄리티 높은 컨텐츠에 대한 경이로움같은 게 느껴졌드랬다. 컨테츠의 세상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꾸준히, 새롭게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2010년 4월 그대없이는 못살아, 막걸리나를 비롯해서 강승윤의 히트작 '본능적으로' 그리고 김연우의 '후회왕' ,은근한 감정을 질척이게 해주는 '이별의 온도' 그리고 이현우의 깔끔한 목소리가 묵직하게 퍼지는 '너없이 산다' 그리고 장필순의 '결국 봄' ..등 이루말 할 수 없을만큼 '보석'같은 노래들이었다. 한동안 '그대없이는 못살아'의 초반 도입부의 '하모니카'소리에 젖어서 반복듣기만 수십차례했던 기억도 있고, 막걸리나의 왁자지껄함이 좋아서 음악듣다가 갑자기 번개로 친구들 불러모은 적도 있었드랬다. 그 뿐인가. '정인'의 '오르막길'을 들으면서 지난 추억에 빠져서 하염없이 헤매고 박정현의 '도착'을 들으며 그 처연함에 말없이 이어폰 꼽고 책만 읽으며 올라오는 추억을 짓누르던 기억도 있다. 



"내년에도 <월간 윤종신>은 계속됩니다. 1월호 곡을 벌써 다 써놨어요. 하지만 언젠가 숙제처럼 느껴지게 되면 그만해야죠. 그래도 지금은 너무 즐겁고 하고 싶은 음악이 점점 많아져요. 내년엔 예전 제 노래들을 새롭게 수리해서 내놓는 ‘리페어’ 작업도 할 겁니다 " 


- 한겨레 문화일반 2010. 11. 16. '윤종신, 재밌는 음악실험 중이다' 인터뷰 발췌. 





개인적으로는 이런 테마형 기획에서 발군의 프로듀싱을 자랑하는 윤종신의 장점은...그의 서정성으로 상징화 되는 '윤종신 정서'라고 감히 추측해본다. 애초부터 이런 기획에 재능을 보여왔던 그는 가사에 대한 특별한(?)재능과 그 자리에서 자작할 만큼 (예전 놀러와에서 보여준 즉선 기타 작곡실력..) 연습과 감으로 단련된 그를 볼 때, 자신만의 정형화된 정서와 서정성을 아주 진하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는 인맥도 좋다.  


가창력의 노래신급의 김연우를 비롯해서 분위기 잡는 은근한 목소리의 이현우, 독특한 매력을 오랜세월동안 뿜어내고 있었던 장필순, 힘있고 아웃사이더적인 이정, 015B의 천재 정석원, 예능돌이라고 불리우는 가창력 아이돌 슈퍼주니어의 규현, 골수 윤종신파의 신치림(하림, 조정치), 이와 엮여있는 정인..그리고 여기에 프로듀서들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들 ..윤상, 이규호등..매력적인 여성보컬 장재인, 호란, 당대의 전설 김완선, 그리고 말이 필요없는 가창력 여신 박정현까지 뮤지션이라고 하면 한번즘 언급될만한 아이콘들과 매달 작업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젠 월간 윤종신의 다음달이 기다려지고 그리고 발행되면 늘 찾아보는 규칙적인 일상이 되어버렸다. 좋은 음악을 그것도 좋아마지않는 음악가의 기복없는 행보를 볼 때면 난 좋은 음악가의 아주 좋은 음악을 듣는다는 기쁨이 함께 한다. 다음달에도 나오길 기대하고 또 다음달에도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윤종신의 음악이 좋다. 더 좋아지겠지 싶다. 언제까지 계속될 지 알기 어렵지만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정서의 히스토리가 적어도 10년 이상은 가야 족적다운 흔적이 남겠지싶다. 가히 그 정도면 대중의 곁에서 숨쉬며 친밀감있는 음악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2010-04 : 그대없이는 못살아 / 막걸리나.

2010-05 : 본능적으로 / 이성적으로.

2010-06 : 넌 완성이었어 / 치과에서.

2010-07 : 바래바래 (summer ver)/ 바래바래 (Postino Mo Barae Mix)

2010-08 : 해변의 추억(Day)/ 해변의 추억(Night)

2010-09 : 후회王

2010-10 : 그대없이는 못살아(늦가을)

2010-11 : Walking Man/ 이별의 온도 cf. 《行步 2010 YOON JONG SHIN

2010-12 : 12月 《行步 2010 YOON JONG SHIN

2011-01 : Happy New year with you

2011-02 : 바바바

2011-03 : 거기까지만 / 너없이 산다(vocal.이현우)

2011-04 : 결국 봄 (Vocal.장필순)

2011-05 : 두 이별(Feat. 이정)

2011-06 : 말꼬리 (Feat. 정준일)

2011-07 : Shin's Rhythm for 20 years - Remix

2011-08 : Love scanner (Feat.정석원)

2011-09 : 니 생각(Feat.김그림, 신치림)

2011-10 : 못나고 못난

2011-11 : 늦가을 (Feat. 규현)

2011-12 :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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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 : 느낌 Good (Feat.장재인)

2012-02 : 그리움 축제 (Feat.호란)

2012-03 : 널 사랑해 오늘따라(Feat.김완선)

2012-04 : 나른한 이별 (Feat.조원선)

2012-05 : 도착(Feat.박정현)

2012-06 : 오르막길(with 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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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 : 망고쉐이크(with 015B)

2012-08 : 자유로 Sunset(with 하림)

2012-09 : 몰린(with 이규호)

2012-10 : 나쁜(with 윤상)

2012-11 : Lonely Guy

2012-12 : Merry Christmas Only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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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 : 사랑의 역사.

2013-02 : 내일 할 일 (성시경)

2013-03 : 이별택시 (with 윤종신)

2013-04 :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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