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illa Essay2013. 3. 4. 16:39

제아무리 오픈소스의 시대라곤 하지만, 싸질러놓은 배설물이라도 주인이 있는 법이다. 하물며 거미줄같은 웹의 세계라고 해봐야 비스무리한 컨텐츠들을 언제고 '우연의 일치' 또는 '부분 인용'의 범주에서 용인해주길 기대하는건 정도껏이다. 닮아있다는 건 존경의 표시정도에서나 애교있는 뉘앙스이지 무지막지한 표절같은게 '도적질'이 아니면 뭐겠는가. 그래서 말인데 자기복제가 가능하다싶은건 경쟁력이 없다는 소리와도 같다. 세상 만물상에 없는게 없을텐데 글로 먹고사는 작가들만 해도 읽기에 지루한 문체라면 인용하고 갈무리하고 타산지석이상으로 가기 힘들다. 세렌게티에서 어설프게 다대다가 치타의 10초질주에 숨통 끊기기 딱 좋은 케이스아닌가. 넋놓고 뚫어지게 봐봐야 도저히 흉내내기 어려울 것 같은 그런 무형의 창의력정도가 그나마 언터쳐블의 영역이아닌가. 치타도 달려봐야 한순간에 성공못하며 더 배고파지고 힘들어질테니까 이것도 리스크를 감안한 공격인데 오죽하겠는가 따라쟁이도 좋은거 나쁜거 다 구분하는 법이다.  공감도 가고 매력적인데 해보니까 자기는 그런 분위기가 나오질 않는거다 이거뭐야 슬쩍 따라해도 비슷해지지도 않잖아 에이씨 아무나하는게 아닌가봐 이래야 경쟁력이 있는거다. 그럼 밥세끼먹고 놀고 다놀고 잠깐 짬내서 끄적여봤다고 비슷해진다면 그런걸 흉내내는 찌질이나 범인같은 원작자나 한숨나오는게지. 개인적으로도 한심한 부류라 이렇게 이야기할 자격은 없지만서도...


그래도 괜찮다 싶으면 글 같은건 감수성이 어떻고 저떻고 하면서 칸막이를 쳐준다. 당신의 영역 칸막이는 이정도예요 튼튼하죠 영역한번 확실하시네 그러고보니 꽤 괜찮은 디자인과 느낌들인데 한번 일해보시겠어요 댓가는 쳐드릴께요  대충 시나리오는 이래야 구색이 갖춰지겠지만 반면 소리소문없이 펌질에 후딱 털려버릴 리소스 수준이라면 차라리 원대한 아량이나 자랑질하는게 낫다. 맘껏 퍼가세요 저도 여기에 큰 가치를 부여하진 않았어요 라는 정도... 경쟁력이 없으면 사실 다 없는거다. 이 바닥이라고 특별할게 있겠는가. 세상에는 유닉하지않다면 맥도날드 후렌치후라이에 찍어먹는 케찹튜브만도 못한 대접이 기다린다. 그나마 그 튜브는 가서 달라고 말이라도 해야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말도 없다. 좀 쓸게요. 양해를 구할께요. 고마워요 이딴 댓글도 안달리신다. 그야말로 만인에게 베푸는 광야의 외침처럼 메아리조차 없는 네트의 세계라고나 할까. 다시한번 요약하자면 사실 매력적이면서 흉내내지 못한다면 그것으로 다 된거다. 다만 그게 힘들어서 문제지. 이건 체계와 시스템과 인식과 저변에 관한 철학적이고도 고고한 사회전반의 문제로 갈게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말인데 마에스트로의 세계에서 노니시는 모든 프로들을 존경할 뿐이다.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