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illa Essay2013. 5. 28. 09:10

사실은 마음이 바쁜 것이다. 

주위의 사건들이 쏜살같다고 할 때, 세월이나 시간을 그 뼈대로 삼지만 사실은 모든 건 마음속이 부단하여 다시 재변형이 일어나는 것라고 믿는다. 고요한 달밤에도 마음은 조급하여 초초해할만하다면 바쁜거고 한가로이 욕탕에 들어앉아 천정을 보고 있어도 마음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근심 속 분주함을 이겨내기 힘들땐 쉬어도 쉬는게 아니다. 어쩌면 데스크앞 컴퓨터를 켜고 부팅되는 동안 잠시동안 아무런 마우스 포인터가 보이지 않을 때, 행여 이때가 하늘이 내게 준 전쟁같은 세상사에 앞선 소소하고도 유일한 위로의 찰나일지도 모르겠다.


폭주하는 이메일과 쉴새없이 울리는 전화벨, 그리고 앞서가는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키보드위의 손가락. 슬며시 부풀어오르는 삶에 대한 허무함과 공허감. 내가 일인지..일이 나인지 모를만한 사건들. 시간이 다 흐르고 이윽고 컴퓨터 파워버튼을 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야 다시 인간답게 생각한다. '아 나 오늘 하루 뭐한 거지?' 라고...


사실은 생각하기 나름일 수도 있다. 좀더 삶같은 삶을 산다는 건, 본인의 책임같은 것일 수도 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해석도 달라진다고 하니까. 휩쓸리지 않으면서 영향력에 희생되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지킨다는게 얼마나 강력한 능력인지도 알겠다. 지긋하신 노년 선배들도 아마 깨달을 무렵, 인생의 소중한 것을 희생하면서 엉뚱한 것을 쌓았다고 후회나 하지 않을런지...그러다가 돌이켜 엄청난 것을 놓치고 나면 그 뒷감당은 다 자기 몫이겠지..


농담처럼 생각했어도 잔상이 오래간다는...

백년도 못살면서 천년을 살 것처럼.....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