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illa Essay2013. 9. 3. 22:01

어느 유명한 작가가 서점에 가서 '디킨즈의 데이비드 코퍼필드'가 어디있냐고 물었다. (여기서 유명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다. )


점원왈 


'그게 누군데요' ......

'디킨즈요..데이비드 코퍼필드요' 

'그러니까 그게 누군데요'...... 

'헐..'


어차피 015B도 잊혀지고 김광석도 사라지고 유재하도 기억못할게 뻔하다. 하물며 샬롯 브론테나 제임스 조이스, 피츠제럴드 정도는 아마도 듣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할지도 모르지. 어쩌면 옛날 유년시절 다 떨어진 조악하고도 텁텁한 책더미에서 노을을 맞아가며 읽었던 마크 트웨인의 소설도 역시 같은 신세가 되겠지싶다. 


얼마 전 어머니가 전화로 오랜만에 추억하시며 옛날 일을 꺼내놓으셨다. 

예전 근교 주공아파트에 살 때, (정확히 701동 307호였다. 잊혀지지도 않는다.) 시에서 만든 도서관이 같이 건립되었드랬다. 그때 입주하면서 앞도 뒤도 논이었던 풍경이 다였던 그 아파트 부근을 쓸쓸히 걷다가  열지도 않은 도서관에 갔었던 걸 기억하냐고..(개관을 준비중이었던 도서관이었다.)


어머니는 그때 오픈도 안된 도서관에 나를 들여보내주려고 무던히 애를 쓰셨다. 그 사서에게 애 좀 들여보내주면 안되겠냐고 .... 그저 책을 읽게만 해달라고..그 사서분은 남자분이었는데 웃으면서 들어오라고 했었다.  그리고 내 키의 몇배나 컸었던 책장들의 나래비를 보면서 그 틈에서 스파이더맨처럼 장르를 옮겨다녔다. 그 해 여름방학을 그 숲에서 살았다. 책의 숲...말이다. 초딩 3학년때다. 


그 때 읽었던 책들 오랜 기억으로 남아 내 삶과 같이 간다.

묘한 기분이다.


최근 고전이든 문학이든 뭘 읽었다는 애들 본 적이 별로 없다. 

심드렁한 얼굴 보는게 더 고역이다. 

책좀 읽으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다.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