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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04 심플하게 산다 - 도미니크 로로 4
Review BOOK/자기계발2013. 3. 4. 12:55

<심플하게 산다> - 도미니크 로로(Dominique Loreau)/바다 출판사.

 


 

언젠가 친구놈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DNA적으로 난 놈은 난 놈이라고' 살다가 보니 그 말을 자꾸 곱씹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 개똥철학처럼 어디에도 잘 들어맞아버리는 의외의 친밀감은 그냥 넘겨버릴 '경구'스러움 이상이다. 좀 더 다른 측면에서보자면 몸에서 정신에서 우러나오는 모든 것들의 정체도 대개 날 때부터 달고 나오거나 아주 오랜세월동안 반복되어 익숙해져버린 것들과 매우 유사하다.. 그래서 말인데,'심플하게 산다'의 저자가 왠지 이런 선천적 심플 앤 미니멀리즘 DNA 소유자여서 일반인(?)들의 사정을 아예 모르는게 아닐까 싶었다.  세상에 일부러 '더럽고 지져분하며 너저분하게 살고 싶은 인간'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지저분한 것도 가치관이자 철학일수도 있겠고 장황스러움은 부모가 물려준 가문의 스타일 일 수도 있다. 지나치게 산만한것도  자기탓이 아닐수도 있겠다... 때로는 그럴 수도 있는게지. 살다보면 이 모든 건 내가 받아들였으니까 내몸에 남아있는 거다...라고 이렇게 항변이라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말인데 이 책은 높은 외벽같고..아주 고고한 시선으로 잡스러운 쓰레기 인생들을 슬며시 굽어 살피는 통달한 달인의 시각에서 기술된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결국 '심플하게 산다'는 깨달음의 문제가 아니라 '실행'과 '연습'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기본적으로 '심플하게 산다'에 나오는 모든 지적질과 조치(?)들은 다 옳다. 도미니크 로로 말처럼 우리는 '공간을 채우느라 공간을 잃는 경향이 있다' 마트에 가서 필요하지도 않은 줄줄히 부록처럼 딸린 커피믹스를 본능적으로 집어오고 싸구려틱한 머그잔을 공짜로 얻었다며 뿌듯해하며 언젠가는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클립, 볼펜, 심지어 고무줄하나도 버리기 주저한다. 바야흐로 내 주변은 산만한 광녀 저리가라할 정도의 어수선함이 자리잡겠지. 젠장 원래 이럴려고 그런게 아니었어. 미래를 걱정한 내 근심과 보호주의가 삶을 좀더 거추장스럽게 만들었을 뿐이야. 치우고 또 치워서 번잡스러움을 덜어보지만 그게 하루이틀 이상 갈지 아무도 장담못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들이 '도도해보이는 거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지만 잘안된다고...


이렇게 생각해봤다. 내 집이 드럽게 어수선한건 물건들이 제자리에 없어서일까 아니면 무분별하게 정리하지못한 비체계적 인테리어 구조때문인가..것도 아니라면 게으른 나의 천성때문인가. 이유를 대자니 3개..5개..10개도 넘어가주신다. 이렇게 근거가 많아지면 분석은 의미없고 자기반성은 무감각해지기마련... 원래 그래왔는데 이제와서 새삼스럽게 돌이켜봐도 하루아침에 확 정리가 되는 것도 아닐테다. 어찌됐든 나아지고 싶은 욕망이 있으니까 이 책들을 읽으면서 '스스로' 어떻게든 '바뀌어라. 깨달아라. 이젠 바꿀때도 되었잖아. 여태 너저분하게 살았던게야 끊임없이 책에서 눈으로 눈에서 뇌로 '강압적 기대'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정말 심플하게 산다는게 멋진 걸까. 뭐가 달라지는 걸까. 궁금하긴하다.


정말 어지럽고 지저분하고 장황하고 번잡스러웠던 이유는 보이지 않는 내 가치관이 그렇게 너저분하고 내 생각이 정리가 안된것이며 내 일방식이 구시대적이라는 방증이 아닐까라는 생각. 삶을 이끄는 정신같은게 있다면, 지나치게 감각적인건 역시 정리에 도움이 안되는 것 같다. 그러면 도미닉 로로는 '감각도 울타리를 치고 잡으라고' 이야기할테지. 뭐든 변명이 되기엔 역부족의 생활방식이고 통감할만한 지적들이 머리에 꽂혀버린다. '중요한 것은 질이고 뭐든 시간이 지나면 차곡차곡 쌓이는 법' 효과적으로 살기위해서라면 '자기앞에 주어진 지금의 일을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다 맞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로로는 '정신'의 심플함이 '생활'의 심플함이다라고 은밀하게 강조하고 있는 거라고 본다.  지금 내주변에 놓인 마우스, 키보드 살짝 정리해도 내 심플함에 강도를 증가시키기어렵겠지만 적어도 머리속이 깔끔하게 정리되고 구획화되면 그건 분명히 현실화될거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생각의 반영에 지나지 않는다'


고민과 걱정자체가 두려워지는 현실앞에서 벗어나는 비결. 문제를 초월하여 처리하지말고 별것 아닌것처럼 내버려두라는 이야기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그렇다고 넋놓고 있으란 이야기는 아니다. 잔잔하게 내버려두면서 문제로부터 떨어져있으라는...그리하여 어떤 성질의 문제인지 인식하고 부담을 덜라는 지적은 공감이 간다. 더우기 생활패턴에 대한 소소한 내용들도 일반론적이지만 '절대 안지켜지고 있는 사항'들이기도 하다. 생체리듬대로 살기. 충실한 아침식사. 먹는 즐거움. 식사는 자기식대로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나를 바로 잡는 것이 지식을 얻는 것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 그리고 남과의 관계에서 '지나칠 정도의 과도한 솔직함을 요구하지 말며 친해지기 위해서 속을 다 털어놓을 필요가 없다는 부분, 다른 사람들은 자기식대로 살게 내버려두라는 쪽은 약간 냉정해보이지만 내실이 있어보인다. 현대사회는 간섭이 지나칠 정도로 많다. 설교도 많고 충고도 많고 비난도 많다. 주접떨지말고 스스로를 돌아보기에도 바쁜 시간이다라고 이야기한다면 고개를 숙일수 밖에 없다. 충족되지 못한 자기화가 아직도 미달인 셈이다.


"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는지 자랑하지 말고 그 원칙을 따르며 사는 모습을 보여주라 "


심플하다는 건 어떻게 보면 머리속에 있던 다양한 세상일에 대한 컨셉을 정리하는 일 처럼 느껴진다. 나와 주변사람들과 그리고 실체적인 물건들. 제위치에 있어야 하고 효율적이어야하며 꼭 필요해야 한다는 조건들에 한해서만 존재가치가 극대화된다는 그런 개념이 '심플'인 것 같다. 진짜 쾌락적인게 어떤 건지 잘모른다면 솔직히 우리들은 순간적인 중독과 빨려들어갈 것 같은 인스턴트식의 소비화에 몸이 길들여있다는 증세일수도 있겠다. 되는데로 생각하고 그렇게 하다보니 이렇게 됐다라고 하는 변명들도 습관화되고 무기력한 모든 일상사가 세월의 영향이겠거니 한다. 알고보면 당사자의 생각이 늙어가고 자신에 대한 돌봄이 게을러지고 나아지고 싶은 가이드따위가 없는 거겠지. 공간을 채우고자하는 욕심만 늘었고 그 곳에 쌓인 것들도 다 세속적이어서 다 해를 끼치는 독소들로 라이프에 자리잡혔다. 그러니까 이렇게 살기힘든거야. 그렇다고 버릴 순 없잖아..속으로 기껏 외쳐봐도 달라지는게 없는 현실일때, 이 책을 펼치고 다시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방이 어지러운건지 내 짐이 이렇게 많았던게 결국 내 삶속에 자리잡고 있는 내 생각을 따라갔다고 보면 정작 어지러운건 나다. 내가 어지러우니까 주변도 어지러워진다라...꽤 부끄러운 진실같다.

 

 


심플하게 산다

저자
도미니크 로로 지음
출판사
바다출판사 | 2012-09-03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욕망을 채우느라 삶을 잃어버린 우리들을 위한 일상 성찰!『심플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