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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06 머니볼(MONEYBALL) - 마이클 루이스
Review BOOK/경제-경영2013. 8. 6. 18:32


2002년 플레이오프에서 메이저리그역사상 최고의 2루수로 불리웠던 조 모건(Joe Morgan)은 '포스트시즌에는 점수를 짜내야한다고 언급하며 미네소타 트윈스에 맞서는 오클랜드 애틀레틱스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희들은 가난한 구단이기때문에 우승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아라고 비약해서 해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애초부터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 방식에 불편함을 느껴왔던 모건의 입장에서는 애틀레틱스가 실패하기를 은근히 바랬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운 정도라고나 할까.  왜 오클랜드 애틀레틱스의 승승장구에 대해 대부분의 야구관계자들이 달가와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오클랜드는 어떻게 '악마의 제국'이라는 양키스의 절반도 안되는 돈으로 월드시리즈 경쟁을 할 수 있었는가. 야구에서 승리를 위해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기위해서 저자는 이 책에서는 오클랜드 단장이었던 빌리 빈의 행적을 쫓는 것으로 이야기를 대신한다.

 (cf. 세이버메트릭스 : 야구에 사회과학의 게임이론과 통계학적 방법론을 적극 도입하여 기존 야구 기록의 부실한 부분을 보완하고, 선수의 가치를 비롯한 '야구의 본질'에 대해 좀더 학문적이고 깊이있는 접근을 시도하는 방법론.) 


아마 일개 개인의 신념과 방식으로 야구판도를 장악할수 있다면이라는 가정하에서는 그게 진실이었든 가설이었든 기존주류로부터 반감을 사기에는 충분하다. 1억 5천만 달러만 자신에게 주면 우승시켜주겠다는 감독들도조차도 고민을 한다. 우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자본과 규모의 논리를 펴는 것은 다른 방도가 없거나 자신의 무능함이 드러날까 두려워하거나 둘중에 하나였을텐데 이도저도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자신들의 꿈에 도달한다면 그 파격스러움에 대한 감상은 '감동'이라기보다 '어떻게 한거야. 뭔가 속임수가 있는 것 아니야' 라는 쪽이 더 가까울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해서 그들이 생각하는 '잘못되고도 위험한 가설의 실험들이 1999년 애틀레틱스가 보여준 '일탈'의 전조들로 나타나게 된다. 빌리 빈이 믿어왔던 빌제임스의 솔직한 <야구개요>의 토로가 없었다고 해도 성향상 그는 기존의 야구통계자료를 믿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 양키즈는 하늘높은 줄 모르고 연봉이 치솟았고 오클랜드는 그런 양키즈를 따라갈 능력은 커녕 흉내내기도 어려운 처지였으니까....빌리빈은 그렇게 야구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빌 제임스 : 야구와 야구와 관련된 데이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 , 통계화하는 세이버메트릭스의 대부격인 인물. 1977년 이래 야구개요를 통한 기존 야구체계의 허구맹신에 대한 지적을 64페이지짜리 팜플렛으로 제시했으나 기존 야구계로부터 왕따를 당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주장으로 오클랜드의 빌리빈이 그가 주장한 여러개의 개념들을 실제 응용하기에 이르른다.)  



결과적으로 2002년도에 보여준 오클랜드 단장인 빌리빈의 선택과 행동은 굉장히 정상적이진 않았다고 보여진다. 그런데 야구에 대해서 별반 아는게 없는 나조차도 책을 읽다가 보면 생기는 의구심, 즉 수비적 기여도는 어떻게 측량 가능한가. 그리고 투수가 공을 던지고 난 다음 인플레 되는 상황은 투수의 탓인가..아니면 야수들의 수비능력에 달려있는가라는 부분. 이는 피안타율이라는 측정치에 대한 맹신적인 부분에 대한 경고성이라는 느낌이다. 투수는 방어율로 모든 것을 설명가능한 것일까. 타율, 그리고 출루율과 장타율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에 관해서라면 한번 이상 환기되는 수준이다.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여태 알고 있었던 야구에 대한 맹점. 과연 돈을 들여서 고타율의 선수들을 사들이고 라인업을 구성하고 정통파 강속구투수와 스터프가 즐비한 유명투수들의 등장으로 야구의 성공을 대변한다면 뭔가 억울할 것만 같은 느낌들..이런 것들에 대한 아쉬움들의 정체이면에는 야구의 진실이 왜곡되어있다는 가정이 꽤 매력적일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화화된 MONEYBALL, 주연은 브래드피트가 맡았다> 


머니볼마이클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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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의 이론에는 이런 측면에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듯한 후련함과 두근거림이 있다. 사실 오클랜드가 보여준 플레이오프에서의 실패는 기존 '야구사교클럽'의 말많은 관계자들의 조롱거리만 잡스럽게 증가시킨 것외에 허탈함만 가중되었다. 특히 빌리빈의 넋두리..'내 이론은 플레이오프 전까지만 유효하다'라는 인정은 그의 머니볼이론이 반쪽짜리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었으니까. 오클랜드가 트윈스를 제끼고 조모건이 역설했던 '점수를 쥐어짜지 않았어도' 충분히 이기는 2차전과 같은 퍼포먼스가 확률적으로 벌어졌다면 좀더 야구 사교클럽 멤버들께서 시기심어린 표정을 감추고 빠득빠득 거렸을지라도 '경의'를 표하는 척이라도 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어도 대부분의 구단주와 단장들은 속으로 '돈이 없으면 야구를 관두야 하는건가. 그럼 오클랜드처럼 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한번정도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가난한 구단은 늘 있기마련이고 승리에 대한 굶주림은 돈의 빈약함과는 상관없이 늘 생기기 마련이니까. 빌리빈이 이뤄낸 성과를 마지막 경기결과하나로 매조지하기에는 다들 죄의식을 가지지 않겠느냐 말이다. 



2002년 지암비와 자니데이먼, 이스링하우젠을 내보낼때, 이제 오클랜드는 끝장이로군이라고 예측하는건 야구 전문 해설가, 분석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중요했던 부분은 빌리빈과 그의 보좌역 폴 디포디스타가 증명했던 '실제 선수가 미치는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던 것같은데 그 과정들이 이 책에 세세하게 설명되어져 있다. 강력한 마무리였던 이스링하우젠의 통계적수치에 대해서 허구성이 존재한다는 점, 마무리투수는 키우는 것보다 새로 영입하는 것이 더 낫다는 논리. 그리고 출루율이 장타율보다 3배이상 좋다는 믿음아래 데이먼이 그렇게까지 필요했던 선수가 아니라고 판단내리는 부분. 무엇보다 이 바탕에서 보여준 빌리빈과 디포디스타의 결정에는 '플라톤적 이데아'가 적용된다는 부분은 다소 충격적인 부분 아닌가 ( 야구의 플라톤적 이데아 : 모든 타구는 과거에도 수천번도 넘게 똑같은 방식으로 타격된 적이 있을 것이다라는 주장) 


야구계에서 이렇게 판단했던 적이 과연 있었을까. 물론 제이슨 지암비의 수비적 능력으로 생긴 공백, 데이비드 저스티스스콧 해티버그의 등장, 제레미 지암비로 꿰어맞춘 지암비의 공백메꾸기 전략은 억지스러울 수도 있다.  게다가 오클랜드에는 책에서 충분히 언급하지 않았던 최강투수 3인방이 있었다. (고무팔 마크멀더, 팀 허드슨, 배리지토) 그런 투수들을 가진 빌리 빈은 억수로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평가내리는 전문가 및 팬들의 시각도 만만찮다. 피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고....하지만 이면에는 운영에 대한  야구적 관점이 완전히 다르게 자리잡고 있다는 결론이 중요하다. 해티버그에 있었던 꾹 참고 공기다리면서 투수를 괴롭히고 소모시키는 무형적 능력이 충분히 위력적이라는 판단이나 쑥맥의 청교도적 잠수함 브래드 포드를 사기꾼으로 매도하지않으면서 귀중하게 다루는 모습들은 오클랜드가 3인방 투수만으로 시즌 전체를 성공한게 아니라는 증명이 되기 충분하다. (사실 브래드포드의 등장부분은 한편의 극적인 메이저리그 영화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 


그렇다고 해서 빌리빈이 굉장히 천재적이어서 오클랜드를 한꺼번에 쌈사드실만큼 엄청난 개혁과 존경의 대상으로 치켜세워지지 않았음은 후반부에서 알게된다. 그도 인간이고 2002년 9월 14일의 20연승의 현장에서 엄청난 점수차의 리드를 소비한채 대역전패의 장면에서 장비를 부수고 물건들을 내던지면서 감정컨트롤을 못했다. 그리고 또 그는 스스로 판단내린 제레미 지암비를 폐기처분했으며 매몰차게 '여러방의 총을 가슴에 쏘지 않고 한방에 쏴서 끝내야한다'는 취지아래 매그난테를 방출, 리카르도 링컨을 인터셉트했다. 


도덕성은 결정내리는데 아무래도 별 영향을 못미쳤고 하우감독의 잘못된 판단을 두고 '머저리'라고 놀려댔으며 나중에는 머니볼 이론이 무색할만큼 오클랜드의 총연봉량이 급상승하기도 했다. 저자가 아마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야구가 가지는 지나치게 천편일률적이고 맹신적인 허구적 결함에 대한 용기있는 실행능력이었을 것이다. 후반부 아트티엘이나 더그 크리코리언, 트레이시 랑골스비, 팻길릿 같은 인물들이 빌리빈을 조롱하거나 비아냥 거리는 그 중심에는 하나같이들 스스로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는 진부함이 있다고 되려 비꼬고 있었으니까...결국 머니볼의 저자는 마이클 루이스였지 빌리빈은 아니었는데도...하나들같이 빌리빈이 스스로 썼다고 생각할 정도라니...그럴만하다 싶긴하다. 


물론 빌리빈의 머니볼이 파격적이라는 부분에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은 비약이다. 파격이 꼭 진실일 필요도 없으며 더군다나 기존체계의 결함을 메꾸고자하는 또 다른 결함의 양성이라면 오히려 경원해야 할 경우의 수일 듯 싶다. 하지만 충분히 야구계에서는 이 정도의 도전을 경이적이라고 할 만큼 효력이 있다고 믿는다. 숫자놀음과 보이지 않는 여려 영향에 대한 부도덕한 사기행각이라는 주장을 빌리빈에게 지우려면 그 주장을 하는 사람역시 해당하는 충분한 증거자료를 내놔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오클랜드의 역사를 무엇이라고 말할수 있을까. 그것은 야구계 있어서는 안되는 흑역사의 한 단편이라고 할텐가..아니면 망상에 젖은 한 단장이 벌인 아주 우연찮은 '일탈'정도로 기억될텐가..현재 LA다저스의 엄청난 비용지불에 대한 효과가 이제서야 나타난다고 말들을 한다. 초반부에서 벌인 매팅리의 무능력한 팀운용방식에 대한 비관적인 기술은 다 어디로 갔을까. 결국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하는 논리는 지극히 일반적인 상황일뿐이다. 모두다 양키즈처럼 다저스처럼 살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왜 계속 오클랜드가 회자되는지에 대한 궁금함은 이 책을 다 읽어본 후에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머니볼

저자
마이클 루이스 지음
출판사
비즈니스맵 | 2011-10-2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14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대의 사건으로 꼽히는 '오클랜드 어...
가격비교글쓴이 평점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