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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04 봉골레 파스타와 화이트 와인 궁합에 관하여.
카테고리 없음2013. 12. 4. 01:31

예전에 <파스타>라는 드라마에서 이선균과 이하늬가 봉골레 파스타를 가지고 옥신각신했던 장면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계제는 아마도 조개를 넣은 후 화이트 와인을 뿌린후에 조개가 입을 벌리기까지 뚜껑을 덮어야 하는지 아니면 열어놓아야 하는지 였던 것으로...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사실 아직도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뭐라고 이야기해야 좋을지 가늠이 안된다. 둘다 해봤지만 둘다 각각 나름의 특징들이 있는터라 이건 요리를 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고생각한다. 물론 아주 유명하고도 저명한 셰프께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딱 부러지게 지적해주면 그게 맞는 것일거다. 나름의 이유가 있을테니까. 아마추어의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도 뭐가 좋은 지 잘모르겠다는 것 뿐이다. 



봉골레 파스타의 특징은 바로 조개의 신선함과 면발과 오묘하게 엮여서 은근한 향내와 해산물 특유의 맛이 베어나오는 그 지점이다. 봉골레라는 말만 듣고 너무 번잡스럽고 귀찮고 그래서 토마토 페이스트나 이미 만들어진 소스병 하나 사와서 프라이팬에 부어넣고 삶은 면발 투여한다음 비빔면 비비듯이 비벼서 막 드시는게 더 깔끔하다고 생각하실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파스타의 진짜 맛을 알기는 어렵게 된다. 이제껏 경험한 바로는 파스타는 미묘한 온도조절과 약간씩 차이나는 은은한 향, 그리고 미각에 감도는 특유의 여러가지 맛들에서 매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냥 인스턴트 만들듯 만들면 배고픈 시장기야 가실 순 있지만 깊은 맛을 느낄수 있는 기회가 없게된다. 뭐 그렇다고 파스타가 대단해서 그렇게까지 하면서 깊은 맛을 내야하느냐라고 하시면 별 다르게 드릴 말씀도 사실 없다. 


아무튼, 봉골레 파스타를 요리하기위해서는 우선 조개를 선택해야 하는데 나같은 아마추어들은 어떤 조개를 써야하는지부터 고민되기 시작한다. 홍합으로 해야하는 건지 아니면 백합으로 해야하는 건지..조개도 종류도 좀 된다. 일단 홍합은 제외하자. 홍합가지고 파스타를 만들면 '해산물 파스타'쪽으로 가는건데 이걸 봉골레라고 부를 순 있는지 몰라도 여태 홍합만으로 된 봉골레를 먹어본적은 없다. 그리고 육수를 내는 과정에서 조개의 맛을 느끼기에 앞서 짠맛에 몸서리가 쳐질테니까..일단 선택으론 모시조개와 바지락이다. 경험상으로 모시조개반, 바지락반 이렇게 넣고 해봤는데 나쁘지 않았더랬다. 모시조개만 해도 깔끔하다. 요즘은 깨끗하게 미리 씻어 포장된다고 해도 가져와서 해감을 해야 한다. 


소금을 넣고 찬물에 조개를 담근 후, 검은 비닐나 위를 덮어서 빛이 안들어오게 한 후에 약 1~2시간정도 나둔다. 마음 급하신 분들은 30분 정도 놔두시는데 그러면 자칫 갯벌맛을 체험하실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과정을 거친후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과 짓이긴마늘을 넣고 살살 볶아준다음, 해감한 조개를 투하한다. 그리고 나서 화이트 와인을 부어주는데 와인을 넣어주어야만 깊은 맛을 은근하게 뽑아낼수가 있다. 자칫 잘못하면 소금기만 가득한 소금맛을 경험하거나 비릿한 냄새나 심지어 역한 냄새를 경험할 수 있으니 꼭 와인을 넣는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화이트 와인을 넣을때 대개의 경우에는 주방에서 사용하는 저렴한 일반 와인을 쓰곤 하는데 그렇기 보단 약간 돈을 투자해서 적절한 와인을 하나 사두면 좋다. 



개인적으로 주로 사용하는 와인은 'Table Mountain Natural Sweet White'로  남아프리카산 와인이다. 이 와인이 좋은 점은 굉장히 달콤한 맛을 내준다는 점, 쌉쌀한 와인들을 쓰게 되면 개취에 따라 갈리긴 하지만 냉랭한 맛으로 파스타를 마치 무슨 '약'처럼 먹어야 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조개특유의 향을 유지하면서 달콤한 맛을 유지하려면 게다가 여기에 빛깔도 좋게 보이게 하려면 이 와인이 제격이다. 이 와인은 보시면 아시겠지만 약간 연두빛의 은은한 컬러가 감돌고 특유의 달콤함 때문에 조개의 잡내를 잡으면서 풍미를 돋궈준다. 원래 이 와인이 아페리티프 와인 (식전 와인)이거나 디저트 와인으로 쓰이는 것으로 알지만 대개 야채요리와 곁들여서 먹어도 나쁘지 않을 만큼 산뜻함을 자랑하므로 파스타요리에 써도 나쁘지 않다. (가격대는 만원대로 알고 있음~)


이렇게 해서 조개를 와인을 넣고 입이 벌어질때까지 놔두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각자의 취향대로 뚜껑을 덮어도 좋고 열어둬도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덮어두는 편이다. (약 5~10분정도) 그리고 나서 충분히 입이 벌어졌을때 슬쩍 수저로 육수를 떠서 드셔보시라 아마 감칠맛이 소스라칠만큼 좋으실 것이다. 이 후의 파스타 과정은 생략. 면넣고 익힌 다음 면투하 한 후에 제대로 프라이팬 돌려가면서 섞어주는 일만 남았으니까 이건 뭐 특별할 게 없다. 아..딱 하나 와인을 부을때, 약간의 파슬리가루를 뿌려두면 특유의 향까지 같이 입힐 수 있다. 육수에 건더기가 둥둥 떠다니는게 싫은 신 분들은 생략가능하시다. 이렇게 하면 봉골래 파스타도 그리 어려운 요리가 아닌것을 아실 수 있다. ^^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