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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18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Review BOOK/소설2013. 1. 18. 18:00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 모리스 르블랑. 성귀수 옮김.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오리지널 특유의 뤼팽분위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어서 성귀수씨가 탁월한 솜씨로 번역한 까치판의 전집들을 모조리 다 읽어대진 못했다. 정말 좋아하는 몇 편만 듬성듬성 읽었을 뿐이다. 그것도 813의 비밀같은 내용도 꽤 되고 구성도 좋고 인기작중에 인기작이랄수 있는 것을 골라서... 그런데도 오히려 난 어린 시절 읽었던 루팡 시리즈를 잊을 수가 없다. 그 때 읽었던 작품들이 어디 출판사인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기억속에는 까치판의 뤼팽 이미지와는 좀 달랐다. 더 사악하지도 그리고 음흉하거나 더 범죄자스러운 스낌이 걷혀진 모험가였다고나 할까.(기암성에서의 뤼팽은 중년삘이 좀 나주셨지만  적어도 괴도신사편에서는 청년의 느낌이 물씬...흑진주 사건도 꽤 좋아했던 작품이고, 세븐하트이야기도 정말 흥미진진했다.) 아마 성귀수씨의 완역본이 더 뤼팽 원작에 더 가깝고 더 생생하리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왠지 유년시절의 뤼팽이 좋은 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근래에 시리즈가 우후죽순처럼 출간되는 건 아마 저작권으로부터 완연히 풀려서일 것이다. 물론 셜록 홈즈도 마찬가지이고 ...예전 기억을 떠올리는 독자들은 이런 재출간에 반색하겠으나 세월이 지나고 난 뒤에 느끼는 감흥은 몇 십년 전하고 같을 수가 없기에 감동도 반감, 그리고 흥미도 반감되기 마련이다. 책장을 들고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의 1권부터 기암성을 넘어갈 때 즈음, 어렸을 유년시절에 느꼈던 흥미진진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더랬다. 이미 나의 상상력과 기괴할데로 날카로워진 현실감각을 탓하며 지루해져만 갔다. 더우기 개인주의적 해결사로만 알았던 뤼팽이 부하들이라니..그리고 숨겨진 장치, 통로...이런건 너무 많이 등장하면 추리소설이 아니라 모험소설이 될 뿐인지라 어린 시절 홈즈와 필적할 만큼 두뇌력을 자랑했던 뤼팽의 정체가 적나라하게 밝혀져버렸다. (지금도 홈즈가 벌이는 두뇌게임, 즉 추리적 패턴을 뤼팽이 수행해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아마 추리에 대한 요소가 너무 반감되고 비밀통로, 모종의 장치, 그리고 너무 거대해져버린 부하들의 출연이 뤼팽스토리를 훼손했다고 본다. 그리고 과정의 생략이 너무 많다.)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사랑>이 작품은 숨겨진 르블랑의 유작으로 성귀수씨가 우여곡절끝에 지인으로부터 이 원고를 넘겨받고 번역했다고 알려진다.  아마 뤼패니언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겠으나 사실 숨겨진 유작이라고 해서 그게 재밌을 것라는 보장은 별로 없다. 상징적 의미라든지 뤼팽이 또 다른 모험담 정도의 가치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아무튼 설정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코라 드 레른의 주변 네명의 남자중 뤼팽이 숨어있다. 모종의 사건으로 코라는 위기에 처하고 그의 부는 자기방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라'라는 유서을 남기고 권총 자살을 한다. 이후 아르센 뤼팽은 코라의 곁에서 그녀를 지키고 사랑을 얻게 된다는 줄거리이다. 르블랑의 뤼팽 패턴을 대략 짐작하고 있어서인지 역시 뤼팽이긴 했지만, 특유의 거만에 가까운 자신감, 그리고 실수와 좌절에 대한 연극대사같은 독백들을 읽게 되면 고전치고는 너무나 작위적이어서 약간 현대적 색채와 이질감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뤼팽을 좋아하지만, 아마 르블랑의 고전 뤼팽은 시대적인 괴리감이 꽤 있다. 아마 이건 취향탓일텐데, 난 스스로 고뇌에찬 뤼팽을 좋아하고 혼자 상상하고 모험을 즐기는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 왕비 목걸이 사건에서 어린시절 앙트와네트의 목걸이를 탈취하는 라울의 모험. 파티에 나타나선 자기가 아르센 뤼팽이라고 밝히는 그런 반전과 카타르시스를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 이 마지막 사랑편은 여전히 뤼팽스럽고 흥미진진하지만 전작들의 위명으로 볼 때 그렇게 탁월하게 재밌는 작품이라곤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뒤늦게 르블랑의 유작이 등장했다는 반가움정도는 들지도 모르겠다. ...


cf) 그런데 까치판 뤼팽 전집을 모조리 다 읽고 실망을 하더라도 해야지 드문드문 읽고 실망하는 것 같아서 겸연쩍다. 때가 되면 꾸준히 다 읽어 볼 예정이다. 뤼팽 전집에서 정말 재밌었던건...카리오스트로 편, 그리고 1권 괴도신사, 813의 비밀 정도다..나머진 약간 실망상태...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사랑

저자
모리스 르블랑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5-1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70년 동안 잠들어 있던 아르센 뤼팽의 마지막 이야기!괴도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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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