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Pantry2018. 1. 3. 23:39

.사상최강의 철학입문 - 야무차 

.세상을 뒤흔든 사상 -김호기

.전쟁사 문명사 세계사 모든 지식의 시작 -허진모

.1417년, 근대의 탄생 - 스티븐 그린블렛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 로저 에커치

.꽈배기의 멋 - 최민석

.꽈배기의 맛 - 최민석

.망고스퀘어에서 우리는 - 금태현

.오두막 - 윌리엄 폴

.리허설 - 엘리너 캐턴

.헤밍웨이 죽이기 - 엘러리퀸

.와인즈버그 오하이오 - 셔우드 앤더슨

.루미너리스 - 엘리너 캐턴 

.독서의 역사 - 알베르토 망구엘

.루쉰 소설전집 - 루쉰

.대항해 시대- 주경철

.한눈에 꿰뚫는 전쟁사 도감

.자본주의에 희망은 있는가 - 슬라예보 지젝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로빈슨.

.대성상 -레이먼드 카버

.마법사들 -로맹가리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여행자의 책 - 폴 서루

.침대와 책 -정혜윤

.이지원 피디의 누구나 한번쯤 스페인 -이지원

.텍스트의 포도밭 - 이반 일리치

.정원 생활자 - 오경아

.다시 연습이다. - 글렌 커츠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채사장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월든 - 개정판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피어시그

.지중해 :필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1 -페르망 브로델

.지중해 :필리페 2세 시대의 지중해 세계 2-1 / 2-2 

.신성로마제국 - 기쿠치 요시오

.비잔틴 제국 - 이오누에 고이치

.밤의 도서관 : 알베르토 망구엘

.한밤의 모험 - 발터 뫼어스 

.불안의 책 - 페르난두 페소아

.길버트 그레이프 

. 카스테라 -박민규

.비숍살인사건 - 밴다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코맥 맥카시

.피버피치 - 닉혼비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저 젤라즈니

.피츠제랄드 단편선 - 스콧 피츠제랄드.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 페니 플래그

.마담 보바리 - 펭귄

.알함브라 1/2

제49호 품복의 경매 - 토마스 핀천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1,2,3,4 

.속죄 - 이안 매퀴언

.작가란 무엇인가 

.레토릭 - 샘리스

.밤은 부드러워 - 스콧 피츠제럴드

.아서왕 궁전의 코네티컷 양키 - 마크 트웨인

.베르길리우스의 죽음 - 헤르만 브로흐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카슨 메컬러스

.노동의 배신 - 바바라 애런 라이크.

.유럽에 빠지는 즐거운 추억

.오래된 골동품 상점 - 디킨스

.전략의 역사 

.꿀벌과 천둥

.국가란 무엇인가 - 유시민

.코스모스 - 칼 세이건

.천일야화

.플랫폼 레볼루션

.바이바이 블랙버드

.인상과 풍경 

.바깥은 여름 - 김애란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서툰 감정 

.가만히 웃고 싶은 오후 - 장석주

.원더랜드

.스페인 야간비행 

.기나긴 이별

.단테 신곡

.여행의 기술 - 알랭드 보통

.세계사 브런치 

.스파이스 

.맛의 천재

.프루스트가 우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비밀의 도서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이사카 코타로

.미래를 여는 생각 

.은유가 된 독자

.자유론 

.신경끄기의 기술 

.라쇼몬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레이먼드 챈들러 단편선

.빌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

.허클베리 핀의 모험

.디어랄프로렌 

.슈거앤 스파이스

.자메이카의 열풍

.시드니 - 무라카미 하루키

.라면을 끓이며 - 김훈

.만년 - 다자이 오사무

.빵굽는 타자기 - 폴오스터

.마더 나이트 - 커트보네거트

.1984 - 조지오웰

.르네상스 - 빛과 꽃의 세기

.꿈꾸는 책들의 도시

.가든파티.

.알레프.

.백년동안의 고독

.거울나라의 앨리스.

.소송 -프란츠 카프카

.타이탄의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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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well
Book Pantry2014. 9. 22. 15:04

1.
스카라무슈를 다 읽고, 하루키의 <스크랩>을 북저널에 몇 줄 옮겨쓰고, 헤르만 브로흐의 <베르길리우스의 죽음> 1편을 너적너적 거리며 읽은게 다다. 벌써 여러 주가 지나지만 책을 읽는다는 건 마음의 평안을 찾기위해서라기보단, 마음이 평화로와야 책을 읽게 된다는 사실만 깨닫게 된다. 적극적인 해결책으로 책을 읽는게 도움이 되지 않다니..난 그렇게 생겨먹은 성향인가보다. 어찌됐든 이 여름날의 기온들은 죄다 천정의 약 1 M 두께로 '수면'의 층을 형성하고 있다가 서서히 내려와 사람들의 머리를 휘감는다. 전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어디를 가도 앉아있다가 약간의 시간이 지날무렵에는 졸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한다. 이 수면층의 위력이란....냉방과 에어컨 시스템으로 무찔러보지만 이것도 하루이틀이지...좀 처럼 이 공기층을 이겨낼 자신이 없어지고 있다. 


2.

비블리아 고서당이 벌써 5권째나 나왔다는 걸 최근에 알게되었다. 2권까지 읽다가 이건 뭐 그다지 죽치고 빨리빨리 읽어야할 책은 아니군 하면서 넌지시 지인들에게 돌려버려서 한동안 잊고 있었다. 느나저나 시오리코의 은근한 매력은 아직도 다이스케에게 어필되지 않았나 왜이리 조용해라고 생각할 무렵. 5권에서 프로포즈 비스무리한걸 했다고 들었다. 다이스케가 아무리 꽉 막히 남자였어도 예쁘고 머리좋고 게다가 몸매(?)도 좋은 시오리코를 싫어할 리가 만무하다. 이 소설의 매력은 고서점에 반입되는 책들의 이력과 뒷이야기로부터 야기되는 사건들이 핵심인데 곁가지로 로맨스를 슬쩍 껴놓았다. 아마 여성독자들에게는 꽤 어필하는 모양새지만 요즘 같이 활자 엔터테이먼트가 후진 계절에 먹힐지는 더 두고 봐야 할 듯.2.


3.

이탈노 칼비노의 전집이 뜬금 출시되었다. 분명히 민음사 세계문학본에도 몇권이 껴들어가 있을텐데 별도로 양장판으로 내주셨다. 이럴거면 휘어지는 전작들을 살 필요가 없었는데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지만, 전집이랍시고 떡하니 자리만 차지할 바에야 읽어볼만한 몇권만 선택해서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뭐 이쪽계열의 환상문학도 시들해지고 있어서 따분하고 너무 몽환적이고 지루하다는 느낌도 간간히 들고 있었다. 픽션들은 반짝반짝하면서 읽고 알레프는 시니컬하게 읽어버리고 백년의 고독은 읽다가 지쳐버렸다. 어쩌면 독서체력이란게 있어서 서서히 이 체력도 바닥이 나는게 아닐까. 매번 같은 장르를 읽을 수록 서서히 익숙해지다가 나중에는 아무런 감흥이 없어져버리는....뭐 그런 상태가 다가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3. 


4.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고전 추리소설 중 사이먼 템플러의 활약이 담긴 시리즈가 손안에 들어왔다. <성자, 암흑가에 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책의 수준이 '아동'스럽다. 굳이 이렇게까지 수준을 다운시킬 필요는 없었는데 왜 재밌는 소설들은 얇게라도 문고판으로 안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왜 굳이 휘황찬란한 양장이나 활자 왕따시만한 인쇄본으로 부피가 팅팅 불어 내놓고 가격은 어울리지도 않게 뻥튀기시키시는지 이해가 안가지만, 이게 다 열악한 구매층 때문이라면 뭐 할 말은 없다. 읽는 사람도 많아야 그럴듯하게 내놓지. 아무튼 사이먼 템플러의 다른 작품들은 안나오려나? 더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은데...괴도 이십면상도 나오질 않는다. 고전 추리소설은 인기없는 장르가 되버렸나보다. 


5.

<탐정사전>을 읽다가 이우정씨의 '모돌이'를 봤다. 참 오랜만이다. 어렸을때는 모돌이 탐정을 무지하게 좋아했는데..잊고 있었다가 이렇게 다시 대면하게 되다니..지금에서야 알게되었지만 모돌이 탐정이 겪은 사건들은 대개 유명한 추리소설을 그대로 베끼다시피한 짜깁기 이야기..그래서 말인데 당시의 플롯이나 스토리들은 순수 창작의 형태로 만들어지기보단 여러가지를 참고로 인용 및 참조를 과하게 구성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 지금 보면 유치해질 수도 있겠는데 당시로선 그보다 더 재밌는 이야기를 만나지 못했으니 어떡하랴. 이우정씨가 나름대로 이렇게 그려낸 만화들이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르블랑의 813의 비밀도 봤던 기억이 있고, 당시의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지금까지도 그 잔상들이 어른거린다. 케셀바흐와 구렐..캐릭터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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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Pantry2014. 8. 4. 10:53

1. 

한동안 책을 펼치지 못했다. 근 4주 정도는 하도 신경 쓸 일들이 몰아닥치기도 하고 정신적으로도 뭔가를 읽을 만큼 여유롭지가 못해서 책을 들기라도 하면 온통 신경이 딴 곳으로 쏠려버리는 탓에 그냥 관두고 시간을 흘려보내기로 했다. 가끔은 풍랑같은 일들이 책을 들고 있는 나에게 지금 그럴때가 아니라고 꽉 난간을 잡고 세상의 세파에 휩쯜려가지 않게 조심하라고 시끄럽게 떠는 것 같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랬다. 시간은 빠르기도 하지 순식간에 한달이 휙 하고 지나가버렸다. 그동안은 랜돌프 카터의 연작 시리즈를 슬쩍 읽고 카프카의 성을 듬성듬성 다시 읽어보고 라파엘 사바티니의 스카라무슈를 아무 생각없이 들추곤 했다. 제대로 읽었다고는 할 수 없는데 신경증같은 정서를 꾸욱 눌러담는 효과는 있었던 것 같다. 


눈꺼풀 위가 죄다 먹물빛으로 번져있는 날씨들이다. 장마는 갔다고 하는데 태풍의 끝자락이 지나치게 치렁치렁 거린다. 태양이 올라오면 텁텁하고도 후덥지근한 사바나풍의 공기들이 떠나니겠지. 찬공기 바닥에 드러누워 숨을 고르게 내쉬다가 냉방병 걸리기 딱 좋은데 이제 좀 많은 일들이 가라앉고 정리 좀 되었으면 한다. 참 인생은 여러모로 다변스럽고 번잡스럽고 변덕스럽다. 그보다 제일 꺼려지는 건 가끔 내가 정말 싫어하는 일을 최우선순위로 해야 할 때다. 난 요 며칠간 계속 이 우선순위와 끙끙대며 싸우고 있다. 한 여름밤에 번들거리는 땀냄새만큼이나 불쾌한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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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Pantry2014. 7. 1. 10:18


1. 

<쿠스쿠스 크레페 라비올리>. 아...개브리엘 해밀턴의 후속작인가 싶었는데 그냥 <피와 뼈 그리고 버터>의 리뉴얼 판이었다. 사실 <피와 뼈>쪽이 더 책 커버는 감칠맛이 났었는데 <쿠스쿠스>쪽은 책도 무겁거니와 뭔가 취지와 핀트가 엇나간 느낌이다. 해밀턴식의 묘사는 적나라하고 직설적이어서 흥미롭게 읽을만하고 무엇보다 자기 이야기인지라 치열한 삶의 지글거림이 책밖으로 들릴듯한게 장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표지에서는 그런걸 느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차라리 빨간 스테이크에서 베어나온 듯한 선혈낭자한 이전 책표지가 더 그럴듯하지 않은가. 아무튼 책내용이야 변하게 없으니 여전히 재밌긴 하다. 나이젤 슬레이터<토스트>, 빌 버포트<앗, 뜨거워>도 다 비슷한 부류이긴한데 유독 <쿠스쿠스>쪽이 더 직접적인 이유는 주방이 좌절의 공간이자 노동의 공간인걸 인정하는 분위기 때문일거라고 문득 생각이 든다. <토스트>는 유년의 아름다웠떤 추억을 말하고 <앗뜨거워>는 저자의 탐구 정신쪽에 더 쏠려있고... 뭘 택하더라도 요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나쁘지 않은 기억일 될 듯싶다. 


2. 

무라카미 하루키의 80년대 키워드 에세이라고 불릴수 있는 <스크랩>을 스쳐지나가듯 읽었다. 마치 에스콰이어나 브루투스 잡지를 휙휙 넘기듯 주적주적 읽어내려갈만한 소담스러운 분량의 페이지 사이사이에서 알게 된 것들은, 그의 키워드가 완전히 외래적이라는 것 정도.. 애초에 그에게는 영미문학쪽의 향기가 늘 강해왔던 터라 새로울 것도 없긴 하지만 가끔가다가는 하루키가 토속적인 일본특유의 소설을 썼던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보곤 한다. 기껏해야 두부이야기나 도쿄의 번잡스러움이라든가 출판사와 둘러싼 일적인 에피소들 뿐인 에세이가 거의 다였던 것 같다. 사소하다고는 해도 커틀릿을 말하고 맥주이야기 정도만 들어도 그는 일본스럽지가 않다. 그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3. 

움베르트 에코가 <푸코의 진자>에서 '상징이 어렵고 애매할수록 의미와 힘을 얻는다'라고 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 말의 위력이 가끔 실감이 난다. 내용이 텅비어 있는 프레임만의 상징들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미진진하다고 느끼고 뭔가 있을 것 같고, 숨겨진 신비감이 회오리치는 것같은 아슬아슬함을 매번 느끼게 된다. 최근에 이탈로 칼비노의 책들을 읽으면서  유독 이런 느낌이 강했던 것 같은데 다른 한편으로는 알수없는 애매함때문에 짜증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건 해석의 문제라기 보다는 태도의 문제일 듯도 싶긴하지만 어찌됐든 간에 읽을 때의 묘한 기분만큼은 설명할 길이 없는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는 <하자르 사전>이 나온 것도 이런 애매함과 사전식의 광대함을 빌미로 독자들을 헷갈리게 하려고 한게 아닐까 싶기도 한다. 아무튼 구구절절한 쪽보다 의미와 내용을 감추고 타이틀만 있는 신비스러움이 끌릴 때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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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Pantry2014. 6. 26. 09:59

1. 

카프카<성>을 2/3 정도 읽었다. 처음에는 종교적인 이야기인걸로 생각했는데 다들 하나같이 '관료주의'와 '거대 사회에 저항하는 인간의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를 듣다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다. 뭐가 맞는지 사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하다. 카프카가 이 소설을 미완성을 남겨놓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기도 하고..그 흔하디 흔한 인터뷰 내용조차 없어서 무슨 의미인지 각자 해석이 난무한다. 그런데도 이 소설이 이렇게 줄기차게 읽히는 이유는 마치 '성'을 대면하는 인간의 심리적 모양새가 세상을 살아가는 '나자신'과 너무나 흡사하다고 느끼는 부분일거라고 추측해 볼 뿐이다.  어떻게든 주류로 끼어들고 싶지만 기존 권력층을 상징하는 '성'의 입장에서는 거리감과 위압감을 가지려고 애쓰고,..거기에 편입되지 못한 하류층은 계속해서 눈치를 보며 언젠가는 '성'과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 이게 그저 측량사 K의 고군분투 이야기가 될 수는 없는거지 나라도 그랬을 거다. 하지만 난 아말리아나 올가가 될 수 없고 K처럼 반항적이 될 수도 없다. 참으로 적나라한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2. 

<선과 모터싸이클 관리술-가치에 대한 탐구>를 방치하다가 소소하게 넘겨보고 있는 중이다. 가끔은 이렇게 내용이 진중하거나 철학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책들의 정체성을 두께에서 표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한다. 그럼 이 사전처럼 두꺼운 이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복잡한 지하철에서 꺼내서 한손에 들고 서서 읽고 그래야 하는데 그건 좀 그렇다. 그럼 이런 책은 집에서 마냥 책상위에 펼쳐놓고 희귀한 단어를 검색하기 위해 꺼내놓은 사전같이 활용해야 할까. 그것도 좀 그렇다. 책이란 어디서든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가치에 비해서 너무 육중해서 문제다. 읽기도 전에 이 두꺼운 무게를 어떻게든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보지만 정말 두껍긴 해 이래가지고서야 이 책을 들고 가볍게 친구를 만나러간다던지 하는건 좀 난처해진다. 


3. 

조이스<율리시스>읽다가 우연찮게 소설에 대한 혹평을 몇 개 보게 되었는데..사실 율리시스가 보통의 소설처럼 막 읽히고 대중적이었다면 이런 혹평은 차라리 무시라도 할 수 있겠지만, 아무리 읽어도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감도 못잡을땐, 그럴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닉혼비가 <런던스타일 책읽기>에서 밝힌 바 있지만, 펭귄 클래식따위를 재미도 없는데 옆에 끼고 보여주기식 읽기를 지향하고 그럴듯한 평판으로 포장한다면 그건 위선에 가까운거라는...율리시스도 그런 부류로 혐의가 짙다. 읽고 또 읽으면 모종의 수수께끼들이 수면위로 올라온다는 수많은 커뮤니티의 평들은 '자가 해석'적일 뿐, 정확하지도 않다. 어떤 점에서는 자기위안이고 자기만족일 뿐, 진실은 뭔지 모르는 상황일 수도 있는 셈이다. 어떤 어려운 책을 읽고 그 책을 읽는 성취감을 그 작품의 정체성으로 치환해버리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율리시스가 그야말로 엄청난 자기만족이 될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재미를 못느끼는게 '힐난'의 대상이 될수는 없지 않은가. 그저 재미가 없을 따름이다. 


4. 

이번주는 책이 더럽게 안 읽힌다. 다 집어치우고 잠이나 쳐 자야 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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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Pantry2014. 6. 24. 15:41

1. 

구스타프 마이링크<골렘>을 읽었는데 묘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다. 판타지로서의 골렘을 떠올리면 라이트 노벨스러워도 충분히 이해할만했는데 의외로 정신적 세계와 환상문학을 방풀케하는 기묘한 정신 세계라니....이윽고 말미에서는 지루한 정신탐구의 영역을 벗어나서 스토리적인 반전도 보여줬다. 그러고 보니 보르헤스나 알베르토 망구엘이나 마이링크나 '카발라'적 정서를 물씬 느낀다. 영혼의 천착하는 이런 류의 이야기들은 읽고나면 힘이 주욱 빠져버린다. 종교적으로는 거부감이 들지만, 문학적인 관점에서는 생각해볼만하긴 하다.  그나저나 중간에 골렘이 페르나트고 페르나트가 잿빛 모래로 부숴져 내려앉는 상상을 혼자 하고 있었다. 너무 만화를 많이 봤나 


2. 

하루동안의 외출 때문에 급히 들고 나간 책, 이노우에 아레노<양배추 볶음에 바치다>였다. 일본 소설적이란 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소소하며 인생을 돌아보는 듯한 성찰적인 깨달음이 늘 비치되어있곤 한다. 영화쪽도 마찬가지였다. <카모메 식당>도 그렇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도 그랬다. 일본소설의 잔잔함을 그리워할때도 있긴 한데 어떤 점에서는 시트콤 처럼 한회나 두회분량으로 인생을 정리하고 요약하는 것 같아서 우화적이고 동화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감정 과잉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사실 삶에서 어떤 종결이나 결말을 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차라리 카프카적인 결론이 더 흔하지 않나. <성>도 그렇고 <소송>처럼 말이다. 대개 우리는 현실에서 결말을 보기 어렵다. 여전히 엔딩은 요원하고 뭔가 혼란 진행 중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3. 

앞서 이야기했던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말고 기자라 이즈미<어젯밤 카레, 내일의 빵>도 연달아 읽었다. 뭔가 소소해보이는 가게가 있고 거기에는 숨겨진 에피소드가 있고, 그 에피소드의 전말은 '절망'을 겪고 낙담해버린 등장인물이 어떤 음식과 사물이 매개체가 되어 치유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는...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들이다. 그러니까. 양배추 볶음이던, 우동이던, 카레던 뭐든지 일단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초입에서 '절망'을 겪어버린 주인공들에 대해 직접적인 대면을 피하고 캐릭터는 딴청을 부린다. 나 상처받지 않는 인간이야 언제나 즐거워 하하하 그러나 알고 보면 지독히도 슬픈 사람이고 상처가 아물지도 않는 사람이란걸 알게 된다. 대략 30페이지 남짓 지나면 음울한 분위기가 캐릭터에 둥둥 떠나닌다.  모리사키 서점은 애인으로부터 '결혼해'라는 충격적인 통보를 받고, 양배추 볶음에서는 남편으로 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어젯밤의 카레에서는 남편이 황망하게 떠나버린다. 분명 일본사람들은 가슴속에 미처 표출하지 못한 절망감과 슬픔을 안고 삭히며 일상적인 것들로 치유를 받는 이런 스토리를 선호하는 듯 싶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도 힐링된다고 생각하면 그럴수도 있다. 


4. 

카프카의 <성>을 다시 한번 읽고 있다. 어렸을 땐, 이 책으로부터 어떤 것도 느끼기 어려웠다. 굳이 실존적인 게 뭔지 알지 않았어도 성을 대면하는 K의 심정이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세상의 모든 샐러리맨들은 '성'이란 조직사회에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틀린 소리는 아니겠지. 공직사회에 있었다던 카프카는 아마 그런 부조리와 고리타분함을 그 '시스템'(?)에서 느꼈던 것 같다. 묘하게도 안티시스템적이었던 하루키의 심정이 토로된 글에서는 카프카의 성을 인용할 만큼 반항적이다. 성이나 소송은 나이가 좀 들어서 읽을 수록 더 절절하지 않을까. 하루키도 시스템화 되버린 세상에 반감을 품고 글을 쓴다고 했으니까...성에 들어가기 위해서 발버둥 치는 K의 심정이라면 우리들도 그에 못지 않을만큼의 관료사회적 마인드를 품고 있는거다. K가 말미에 '너네들 따위에 굳이 승인을 받을 필요없지 나는 나만의 길을 가겠어 라고 떠나버렸다면 이렇게 까지 유명해졌을까. 


5. 

혼자서 러브 크래프트의 <인스머스의 그림자>를 읽고 그만 생선요리를 못먹었다. 비린내가 나지도 않는데 그 비늘과 눈동자라니...내 겨드랑이에서 비늘이 돋는 느낌이다. 이게 만약 랜돌프 카터였다면 픽맨들의 도움을 받아 생선괴물들을 다 무찔러 버렸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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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well
Book Pantry2014. 6. 14. 11:56

1. 

레이먼드 챈들러를 읽게 된 건, 완전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이었지만, 사실 하루키가 극찬한다고 해서 내가 그걸 재미있게 읽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아무래도 난 무게감있고 진지하며 자아성찰적이면서 눅눅한 현실을 담담히 묘사해서 그럴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야말로 명작들에 대해서 그걸 인내심을 가지고 읽을 만한 '태도'를 갖추지 못한 독자쪽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스토리가 두근거릴정도로 재미있어야 하고, 문체는 재기발랄하면 더 좋고 구질구질하지 않으면서 암울한 불운의 스토리가 비엔나 쏘세지처럼 이어지지 않는 그야말로 뻔한 소설쪽이 더 어울린다. 실제로도 그런 쪽을 더 잘읽는다. 이건 피해갈 수 없는 진실이다. 그래서 내가 어디가서 잰체할 수 없고 뭔가를 안답시고 주절거릴 수가 없다. 좀만 아는 척해버리면 이윽고 들통 나버릴 수 있는 확률이 커질테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챈들러의 소설은 좀 자유로운 편이다. 


'빅슬립'당시에 문장의 간격에서 벌어지는 왠지 모를 쿨함때문에 피식피식 웃음이 나버리고 쉽게 쉽게 사건이 요약되고 뭔가 위트가 사이사이에 치즈처럼 발라져 있다.   어느날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면도를 하고 맥주 하나를 까서 먹으면서 침대로 향하다가  누가 내목을 강하게 내려쳐서 정신을 잃었다라는 식의 전개가 무덤덤하게 전개된다 .주인공이 쓰러졌다라는 사실에 군더더기가 없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 빠르고도 전광석화같은 반전들이 일목요연하게 요약되는 와중에 주인공은 상황에 맞지 않는 시니컬한 농담이나 끄적이고 있고.....결국 문장 자체에서 이런 일목요연하면서 깔끔한 리듬을 느끼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지 싶다. 챈들러의 장기는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다는 거였어. 그저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들이 짧게 묘사되는 동안 생각은 독자가 하고 필립말로우는 그걸 쿨하게 받아들이는 거지. 하드보일드적이란건 대체로 이런 거였나..혼자 상상하게 된다. 빅슬립이 완전히 흠뻑 빠질만큼 재밌다곤 할 수없었음에도 이런 매력때문에 '기나긴 이별'을 읽으려고 '호수의 여인'대신 고르게 되었다. 기나긴 이별쪽이 더 길고, 긴 만큼 이 여운을 더 즐길 수 있을 거라는 조삼모사식의 해석 때문이었다. 두고 보면 알겠지. 


2.

SS 밴다인의 '비숍 살인사건'을 최근 읽었다.  읽다가 보면 역시 추리소설의 중흥기는 1900년대 이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스 마플엘러리퀸필립 말로우마이크 해머,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이먼 템플러라든지 말이다. 물론 대다수의 독자들이 생각하는 탐정소설의 캐릭터는 '셜록'이다. 컴버배치의 씽크로 100%에 가까운 BBC 드라마만 해도 몰입도를 극대치로 키워줄 정도니까 이런 탐정물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진 건 결코 아닌 셈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추리소설은 죄다 일본 소설이나 스칸디나비아풍의 변종 소설밖에 떠오르지 않는데 뭔가 지나치게 작위적인 느낌을 지울 길 없고 뭔가 드럽게 재미없다는 (매니아분들께는 죄송) 느낌이 반복되고 있다. 어떤 점에서는 참신함을 발굴하고자 기존 고전들의 따분함을 아예 거세해버리는 선택을 한 셈인데 이게 효용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팔리는걸 보면 이를 인정 안할 수도 없어서 그저 난 개인적으로 뒤쳐져버린 세대가 되버렸군이라는 생각만 든다. 난 아직도 브라운 신부의 스토리를 좋아하고 에퀼 포와로의 사색을 잊지 못한다.  아무리 베스트셀러에 올라가 있어도 히가시노의 갈릴레오는 내 추억의 캐릭터에 비교조차 안된다. 이게 진정한 고리타분함이라고도 할수 있겠다.


3.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 재출간이 되자마자 그동안 중고사이트에서 폭등한 가격으로 흠칫 놀라게 만들었던 몇 몇의 중고상품들이 가격 하락을 겪고 있다. 올곶이 버티는 분들도 계시는데 그 분들은 아예 자신들이 등록한 대성당이 있었는지도 잊고 있는 양반들이거나 대성당 신판이 등장한 것을 아예 모르고 계시는 아주 바쁜 분들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튼 중고사이트에 등록되는 몇가지의 서적들에 대한 가격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제때 구입하지 못한 책에 대한 댓가가 제대로 돌아온다는 느낌이다. 그 때 구입했어야 하는건데 라는 후회는 사실 말짱 아무짝에 쓸모없는 후회일 뿐이지만, 어찌됐든 형편상 책을 구입하지 못하는 것도 운명적이 측면이 있다. 


어떤 책들은 생각조차 안했음에도 불현듯 구매해서 충동질의 결과로 남고, 어떤 책은 매번 갈때마다 집었다놨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그 자리에 모셔두고 그냥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 책들의 운명은 내가 읽을 운명이 아닌 아이러니한 책들의 목록에 추가된 채, 인생 전체를 부유하게 된다. 내가 놓쳐버린 책, 읽었어야 하는 책..뭐 이런 타이틀이 붙은 채 말이다. 다만 훗날이라도 그 책을 찾아 해메일때 가격이 적당했으면 좋으련만, 흠칫 놀랄 정도의 가격표를 보노라면..이 책을 절판시킨 출판사를 원망하게 된다. 이 모든 가격폭등의 책임자는 출판사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렇게 대성당 처럼 신판이 나와주면 좋은 일이긴 하다. 가끔은 가격을 너무 터무니 없이 올려버린 중고서적들의 주인들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볼 때, 이런 신판은 '책의 정체성'을 교란시키는 배신행위처럼 비추어질 수도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운명은 절판의 운명이니까 이대로 둬. 세상의 몇권만 남은채 나를 부각시키고 싶단 말이야 ..뭐 이런..대성당은 그러기에는 대중의 욕구가 큰 소설이었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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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well
Book Pantry2014. 5. 27. 10:46

1.

백년의 고독을 읽고 있다. 1권은 그럭저럭 잘 넘어갔는데 갑자기 여기도 호세, 저기도 호세, 여기도 아우렐리아노 저기도 아우렐리아노, 여기도 부엔디아 저기도 부엔디아. 이러고 있다. 내가 아무리 워킹메모리가 1M 수준이라지만 이정도면 나를 농락하다못해 희롱하는 수준이다. 앞에 떡하니 가계도를 붙여놓긴 했는데 읽다가 느닷없이 앞으로 펼쳐서 이 아르카디오가 어떤 아르카디오였는지 확인해봐야하는 닭 같은 짓을 해야하는게 약간 불쌍하다. 공부도 못했는데 책을 읽을 때도 이모양이라니...


2.

'작가란 무엇인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랬다. 다들 미도리를 택할 거라고, 실제 와타나베가 미도리를 택하기도 했고..그래 난 특이한게 아니라 주류였던 거다. 짐짓 나오코와의 비현실적인 의식 침몰에 포커스를 두는 채하고 미도리의 조크에 빨려든 것이겠지. 아무튼 하루키는 아예 대놓고 전략적으로 '노르웨이의 숲'을 썼다고 밝혔드랬다. 그래놓고 자기 글은 읽기쉽고 유머도 있고 페이지가 잘 넘어가고 균형을 잘지키며..어쩌고.. 블라블라 하셨다. 이 분 스스로는 소설가는 판단을 유보하고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는게 제 역할이라고 해놓고 자기 글에는 어떤 식이라고 잘도 결론을 내리신다.ㅎㅎ. 생각외로 하루키는 유별난게 아니라 그냥 심플한 거라고 생각되어진다. 이게 아쿠타카와라든지 나오키상에 대한 인터뷰였다면 분명 하루키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거다. 어 그렇게 신경쓰지 않았는데도 이런 상을 받게 되다니 어떨떨하네요. 저도 제 책을 많이들 읽어주시는 이유를 잘 알지못해요. 전 그저 쓸 뿐인거죠. 상을 받았다고해서 제가 어떻게 달라질 것도 아니구요. 아무튼 감사해요어쩌고...겸손한듯 이렇게 인터뷰했을 텐데, 느닷없이 파리 리뷰에서 본색을 드러내주시다니...^^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단 뜻. 어쩌면 하루키는 몸속에 천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양이 대마왕 하루키..


3.

내가 아끼는 아주 어린 후배에게 물었다. 넌 요즘 무슨 책을 읽니. 책 읽을 시간이 별로 없어서..뭐..그다지..읽진 않는데요 요즘 책을 읽기에는 할 일이 너무나 많아요. 할 일 뭐. 음 연애도 해야하고 놀러도 가야하고 스샷질에 카톡도 열심히 해야하죠 소셜 라이프인셈이죠. 제기랄소셜라이프같으니라구..  카톡과 페북과 트위터는 넘실넘실대는 감각으로 철철 넘치는데 페이퍼에 밝힌 글자들은 시간을 잡아먹는 머신이라도 되나보다. 다들 정색들을 하신다. 이게 요새 젊은이들의 특질인거다. 온라인소셜라이프~ 터치질과 책의 3분의 1사이즈 영역에 시선을 맞추는 아주 고된 일을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현대인들이 살아가는 캘리브레이팅 라이프인 것이다. 여기서 고전 문학을 읽어야 한다 어쩌고 내가 그래버리면 그때부터 난 꼰데가 되는거다. 책을 읽고 안읽고는 전적으로 그 사람의 의지와 마음이니 여기서 멈춘다. 잘 참았다. 언제고 때가되면 풍경이 책을 부르고, 음악이 장면이 묘사된 구절을 떠올리게 하고 그러겠지. 요즘 애들의 삶에는 모험같은게 없으려나.  아..그러고 보니 최근 책에서도 유명 저자가 그랬다. 요즘 누가 '모비딕'을 읽냐고..이제 책이 사람들을 선별하는 계절이 왔고 그 계절은 바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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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well
Book Pantry2014. 5. 21. 13:24

1.

어렴풋이 짐작했던 것이기도 했지만, 책을 읽었다고 해서 책안의 모든 내용을 다 기억 할 수 있는건 결코 아니라는 걸 다시한번 절감하게 되었다.  지인이 어떤 대목을 말하며 '그 부분을 난 이해할 수 없어 넌 어때'라고 불현듯 물을 때, 아 그래 그 대목 나도 이해가 안가..라고 말하면서 바로 맞장구 칠만큼 신속하게 기억에서 팝되었으면 좋겠는데 이건 그야말로 희망사항 일 뿐이다. 몇 초간의 탐색질 끝에 내 머리속에서 '띵'하고 경고 팝업이 뜨듯 슬며시 말한다. '기억에 없음..' 뭐라고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나도 뭐라고 이야기해줘야 할 지 모르겠네' 라고 얼버무려 버렸다. 이건 책을 읽었다고, 그렇다고 안읽었다고 말하기도 뭣하다.


2.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생을 달리하셨다. 갑자기 검색어에 '백년동안의 고독'이 '삶의 고독'을 대표하듯 캐치프레이즈처럼 나부끼고, 블로그들에도 느닷없는 찬사와 추억 되새김질과 사후 찬미의 루틴한 호응이 벌어지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으면서 난 마술적 리얼리즘이 뭔지 감도 잡지 못했다. 그저 아르카디오의 피가 흘러흘러 층계를 지나 바닥 복도를 지나 대문을 지나 그리고 또 어쩌고 저쩌고 해서 드디어 죽음이 전달되는 과정을 읽고, 멜키아데스의 유체이탈된 삶도 읽고, 주전자가 끓어 뚜겅을 열어보니 구더기가 드글드글 하고 뭐 이런 비현실적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현실적으로 묘하는게 '마술적 리얼리즘'인가보다 했다. 어찌되었든 개인적으로 기억나는건 그냥 '백년'의 서사가 아니라 '고독'의 느낌이었드랬다. 아우렐리아노나 우르슬라나 아르카디오나 레메디오스나 레베카나 다들 외롭고 '고독'하며 쓸쓸하다는 느낌..마콘도가 그냥 처음의 부엔디아의 안중에서 에덴처럼 유지되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만 들곤 한다. 한번 다시 읽어볼까 고민 중이다. 


3.

알베르트 망구엘의 <책 읽는 사람들>을 드디어 2 챕터 정도만 남기고 다 읽어간다. 오랫동안 음미하듯 읽었는데 어떤 경우에는 한 단락도 이해가 잘 안되서 넘어가질 못하고 디제잉 판 튀기듯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단락을 와따리가따리 하셨다. 그런다고 해서 이해되지 않는게 갑자기 이해될 리는 만무하겠지만,  여러번 읽는 다는 건 뇌에게 '야 제대로 이해 좀 부탁해. 이건 중요한 거니까 반드시 이해해야만 하거든' 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으니 자꾸 자꾸 읽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없는 셈이었다. 어쨋든 책을 사랑하는 망구엘의 열정은 말할 것도 없고, 그가 가진 지적인 두께도 얼떨떨하시다. 가끔 이렇게 책을 폭식하듯 읽고 안에 담긴 영양분을 하나하나 낱낱히 분해해서 혈관에 녹인듯한 기인들을 보면서 '난 시간이 부족했을 따름이라고' 속으로 거짓말을 일삼을 뿐이다. 


4. 

카프카의 '소송'과 ''을 다시 읽으려고 한다. 어언 이게 오래전 일이 되버렸는데 그냥 이야기의 뼈대만 슬쩍 기억나고 뭐가 어떻게 된건지, 그리고 무슨 의미였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패니의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를 다 읽고 나면 '성'을 읽어봐야겠다. 내 예전 기억의 파편들이 어느 정도의 크기로 부숴져서 흩어져있는지 가늠할 수있는 좋은 기회겠지. 


5. 

보르헤스의 '픽션들'을 여러차례 읽었는데도 사실 '진의'와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알레프도 그래서 주저하고 있는거겠지. '칠일밤'도 밀려있고,.....휴...그런데도 비오이 케세레스의 '이시드로 파로디의 여섯가지 사건'과 '모렐의 발명'은 정말 재밌었다. 이건 무라카미 하루키가 가즈오 이시구로를 칭찬하듯 보르헤스가 카사레스를 그런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좀 재밌게 써줬으면 싶었는데 ...읽을 때마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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