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BOOK/소설2013. 6. 27. 19:00

빅토리아 여왕의 증손녀, 글렌 게리 래녹 공작의 딸. 왕위 계승 서열 34위. 본명 레이디 빅토리아 조지애나 샬럿 유지니.  1930년대 배경의 영국왕실 배경으로 빅토리아 여왕이 증조 할머니. 이복 오빠이자 무능하기 짝이 없는 빙키의 스코틀랜드성에서 살다가 물고기처럼 생겨먹은 지그프리트 왕자와 정략결혼시키려는 조짐을 읽고 탈출. 런던 래녹하우스에서 스스로 자립하려고 애쓰지만 왕족이라는 출신성분으로 여러모로 제약과 거추장스러운 사건들 발생...이윽고 살인사건에 연루되면서 (오빠 빙키가 누명을 쓰게 됨) 사건해결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져있다. 그다지 복잡한 구성력도 그리고 엄청난 반전같은게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특유의 재기발랄한 문체와 톡톡튀는 주인공 조지애나의 캐릭터성에 기대어 유쾌발랄한 여러가지 일상을 엿보게 해준다. 


아마도 저자인 라이스보엔이 방송국에서 각본작업을 했었던 이력이 있으므로 정통문학계열의 고지식하면서도 따분한 표현들을 뒤로하고 현대적 색체에 조금이나마 발을 맞추는 듯한 스타일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매력적인 점이라면..아무래도 영국왕실주변의 쏠쏠한 이야기들. 왕족들이 현실적으로 어떠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근엄함과 명예를 유지하면서 버텨내는지에 대한 묘사에 있다. 아무래도 왕족으로서 계승의 문제에 직면하지 않는 이상, 화려한 배경들은 결국 아무짝에 쓸모없을거라는 저자의 짐작도 그리 틀려보이지 않고, 그리고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주인공 조지애나의 적극성또한 현대여성의 실리적인 사고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으니...왕족이라고해봐야 별개 없다는 무언의 유머도 섞여있지 않나싶다. 



'그럴만한 재산이 없는데도 사람들은 왕족답게 행동해주길 기대한다.....'

'헨리8세가 앤블린에게 맥주한잔 마시러 오면서 하이넥 드레스는 절대 입지 말라고 했을 때, 그녀의 기분이 이랬을까' 


같은 표현은 보자면 라이스보엔의 장기는 실생활에 밀착되어있는 감각적인 표현들을 즐겨쓰고 특유의 문화에 베어있는 정통성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충분히 읽는 재미를 이끌어내줄 만큼 현실적이다. 이게 추리소설이자 미스테리로 완전히 빠져들었다면 저자들의 대개의 과도한 설정과 분위기조성에 힘을 들인 나머지 조지애나의 매력이랄수있는 '브리짓존스'의 소탈함같은 '독백'의 미를 잃어버렸을 것이다. 왜냐면 진지한 미스테리물에서 유쾌한 여주인공의 쾌활함이란건 꽤 어울리기 힘든 요소들일테니까... 어찌됐든 보엔의 표현들은 재미난게 많다. 이를테면 '켈트인다운 블그스름한 금발과 주근깨...마치 푹 삶은 커다란 새우같았다' 라는 표현이나...'마리사는 광택이 나는 자주색 배수관 같았다'라는 표현등은 영국식 유머에 근접해있는 재기넘치는 비유들이었으니까...


아마 이 책을 읽게 되는 이유는 겉표지에서 뿜어져나오는 흥미진진한 로맨스 소설같은 뉘앙스. 그리고 왕실가문 출신의 여주인공이 보여주는 좌충우돌식의 모험담. 그리고 엄청나게 쏟아져나오는 영국식 문화와 기기묘묘한 허세들. 진짜 마음가짐이란 사실 조지애나의 어머니에게나 해당될까 ..다들 격식차리고 체면 중시하다가 자기자신을 어쩌지못해서 수동적으로 전락해버리는 주변인물들에 대한 호기심같은 것이었으리라. 그런게 재미난 부분이지 다른 곳에서 재미난 부분을 찾기는 어렵다고 본다. 너무 의미를 크게 부여해봐야 얻을 건 별로 없을 테지만, 그 정도라면 즐거운 한편의 미스테리 모험담 정도 될려나...




탐정 레이디 조지애나

저자
라이스 보엔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2-04-0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930년대 영국 왕실을 배경으로 정의감과 독립심으로 똘똘 뭉친...
가격비교글쓴이 평점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