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BOOK/에세이2013. 6. 9. 23:30


서평집을 굳이 구매해서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기도 하고..그런데도 '서서비행'을 읽어보자고 서점에서 집어온건 오로지 저자의 재기발랄한 책탐과 내용에 천착하지 않은 채 묘하게 떨어진 관점에서 글을 쓰는 그 스타일 때문이었다. 와서 전체적으로 스윽 읽어봤는데 책의 라인업은 국문학과 출신스럽게 나열되어져 있고 적당히 대중적이면서도 자신만의 개성을 약간씩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리스트들이었단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이 책을 굳이 다 읽어볼 필요는 없겠다. 저자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여기에 쓰인 서평들만 가지고 그 책을 구입하는 정서를 찾아헤맨다는 건 그럴듯한 전단지 하나를 들고 거기에 쓰인 몇가지의 문구만으로 '날 믿어볼래요' 하는  빈약하고도 은근한 '강요'비스무리한 설득력에 현혹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물론 서평에 공감이 되면 구입하는 건 인지상정이지만서도..) 


서평집이란 사실 이래서 위험하다. 읽기에는 부담이 없지만 글을 읽은 사람의 관점에서 쓰여진 일종의 감상문인게고 그러다보면 서평 중반부에서 '읽으려면 읽고 말려면 마세요' 라는 마치 관조적인척하는 고고함이 슬쩍쓸쩍 거스릴 수도있다. 저자는 이걸 방지하고자 조금씩 자기학대적인 유명작의 인용구들을 붙여서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표현은 어리둥절하고 너무 뜬금없다. 한참을 뒤적뒤적거려서 얼마나 많은 시절을 MD로 보냈나싶어 찾아봤는데 개인정보가 드러나있지는 않은터라 연령대가 삽십부근을 찍어주시는 연륜의 소유정도란걸 알기는 했다. 표현들은 지극히 개인적이어서 공감과는 거리가 먼 서평들도 좀 있고 읽었던 책 이력과 인용구들의 나열을 보면서 그동안 쌓아온 내공(?)의 힘도 느껴지지만 아쉽게도 '그런가' 결론이 뭐지' 라는 황망한 서평들도 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게 아쉽다. 아무리 개성의 표출이라곤 해도 서평은 '서를 평해야 제맛이니까' 너무 개인적이면 차라리 책일기에 가까운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다행이었던 건, 해당 책의 서평을 쓰면서 언급했던 다른 책들의 인용구들 읽는 재미정도...그리고 본인도 <나는 왜 쓰는가>-조지오엘에서 언급한 '진짜 목적과 겉으로 내세우는 목적이 다른 경우, 본능적으로 긴단어와 진부한 숙어에 의존하게 된다. 마치 오징어가 먹물을 뿜어내듯..' 라는 뉘앙스를 되새기게 만들어주었다는 정도..과용한 인용과 진부한 표현들이란 과연 어떤 건가를 계속 생각하면서 글을 읽었드랬다. 그래도 좋지 않나싶었던 건 저자가 빠듯한 MD생활속에서도 탐닉했던 편력들하며 중독에 가까운 읽기능력, 그리고 쉴새없이 쏟아져나오는 다른 책들의 편린들...그래 이 정도 읽었으니까 이렇게 여러가지 감정들의 물줄기가 형형색색 뿜어져나오는 거겠지. 머리속에 가득찬 표현들, 그리고 사고, 생각들, 견해. 깊이있는 가치관까지 수많은 파편들이 서평에 꽂혀있더랬다. 아마 어안벙벙한 예제들의 스피드와 저자본인이 보유한 굉장히 아웃사이더인듯한 스타일에 그리 손을 들어줄 수 없어서 미안할 따름이지 이 분의 책에 대한 애정을 누가 따라가겠는가. 읽은 세월하며 고뇌한 그 흔적들하며 ....


책 어디즈음에서 그런 내용을 본 듯 싶다. 

좋은 독서가가 될 수는 없어도 좋은 책을 소개해 줄 수는 있다고....

이 책은 이런 저자의 마음이 담겨있는 책이다. 다만 왠지 치기어린 듯한 느낌은 왜 드는지 잘 모르겠다. 혹시 모르지 나도 세대가 달라서 이젠 이런 저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일수도....





서서비행

저자
금정연 지음
출판사
마티 | 2012-08-1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삶을 바꾸는 독서가 아닌, 자신의 삶을 인정하는 독서의 세계로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Posted by ke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