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4. 5. 3. 07:12



노원에 있는 뭐라고 해야 하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지만 일부러 격식같은 걸 차리거나 하지 않고 좀 편안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좀 어휘에서 형식이 묻어나는 부담이 있어서 차라리 식당이라고 하고 싶은데 그러자니 너무 편하게 말하는 것 같아서...원래 이탈리아에 가서 파스타라도 먹게 되면 알게되는 사실. 외래적인 어떤 어휘들이 가져다주는 그럴듯함 때문에 우리나라는 너무 지위가 격상되어있다는 것이다. 파스타는 사실 우리나라 분식점같은 곳에서도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자부심과 별도로 상향 고급화되어있어서 파스타 한번 먹을때도 외식이라는 말을 쓰곤 한다.


그렇긴 해도 파스타는 맛이 중요하긴 하다. 예전 회사 근처 오밀조밀 모여있는 푸드 거리에 있던 파스타 집에 갔었는데 파스타 한접시에 후덜덜한 가격표를 봤다. 어느 정도까지는 웃어 넘길 수 있지만 이정도 가격이라니 먹어보고 맛없으면 죽을 줄 알아라고 속으로 투덜대며 음식을 맛봤던 기억이 있다. (맛도 그다지 인상적이었다고는...) 그러던 끝에 지인들 평이 좋아서 일부러 발 품을 팔아 노원까지 갔다. 이 정도면 일부러라도 간 것이라 맛이 안좋으면 그날 하루는 헛일 한 꼴이 된다. 기대한 곳에는 결과가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 




금요일 오후 5시에 갔는데 약간 오버했다. 자리가 지레 없을 듯 싶어서 예약까지 하고...비가 갑자기 쏟아지는 바람에 급하게 달리기까지 했다. 노원역에서 5분거리.. 10분이 지나면 예약은 자동 캔슬된다고 해서 서둘렀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약간 한가한 시간이었나보다. 이후 6시가 넘으니까 손님들이 그제야 쏟아져 들어왔다는...뭐 평일이어서 그럴 수도 있고 아직은 저녁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어서 그럴수도 있었겠고... 아무튼 손님들이 바글바글한 것 보다는 이렇게 듬성듬성 있어주는게 정서상 편하다. 비도 오고 사방의 공기가 습기를 머금었는데 사람들의 체온에 올라가버린 후덥한 공기들을 들이마시면 만사가 피곤이 몰려오니까..



제임스 키친에서 맛을 보고 싶었던 건 딱 두가지다. 마르게리타 피자, 그리고 알리올리오. 주 메뉴라고 할 수 있는데, 샐러드 스테이크는 사실 그냥 허기를 떼우기위해 먹는거고 목적은 피자와 파스타의 맛을 알고 싶어서였다. 마르게리타 피자는 제임스 키친의 유명메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맛이 나쁘지 않음에도 서비스로 먹을 수 있다는 점때문인걸로 안다. 모종의 쿠폰획득을 성공하면 마르게리타피자는 그냥 나온다. 공짜로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아마 주인장께서도 이 피자를 애초부터 서비스로 제공하려고 작정한 건 아닐지...마르게리타 피자는 맛이 나쁘지 않았다. 대개의 피자들이 너무짜서 고생이지만 적당한 간에 뭐...나쁘지 않았드랬다. 



파스타는 알리올리오로 일부러 주문해서 먹었다. (다음에는 봉골레를 주문해서 먹어볼 작정) 굉장히 궁금한 부분이 있었는데 알리올리오는 가게마다 굉장히 달라서 미묘한 차이들이 있다. 하나는 파스타 면발의 탱탱함. 얼마나 잘 익히고 부드럽고 어느정도의 수분을 머금고 있느냐라는 것. 또 하나는 마늘향과 올리브향을 제외한 나머지에서 느껴지는 밑간이다. 가게는 반드시 알리올리오를 마늘과 올리브로만 만들수 없다. 그렇게 하면 오랜시간동안 체득된 굉장히 절대적인 비율의 간만으로 사로잡아야 하는데 이건 내가 알기론 보통 고수들도 하기 어려워서 쉽게 시도하지 못한다. 그래서 면삶은 물로만 간을 내지 않고 스톡을 쓴다. 스톡의 퀄리티가 어떤가로 알리올리오의 베이스가 형성되는 것이다. 



일단 제임스 키친의 알리올리오는 페퍼로치니가 좀 들어가서 매콤하다. 아이들은 약간 매워서 먹기가 어려울 수 도있을 정도로 ..하지만 성인의 입장에선 밋밋한 마늘향을 돋궈주는 쏘는 맛은 좋았던 것 같고, 밑간은 정말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있어서 한참을 맛을 봤다. 이 정도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맛본 알리올리오로는 개인적으로  수준급이라고 여겨졌다.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로...마늘은 꽤 양이 많이 들어가 있고 (저미지 않은 통마늘도 넣었는데 씹는맛이 좋았다는..) 게다가 색이 변색된 마늘도 없었다. (갈색으로 변색된 알리올리오를 싫어한다.) 그리고 버섯도 들어가있고 새우도 2~3개 들어갔다. 먹다보니 오늘도 먹었는데 내일도 집에서 알리올리오를 다른 식으로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는....



계산 할때 주방을 들여다봤는데 굉장히 분주하고 고생들을 하고 있는 듯한 ...마치 전투를 치루는 전장터같은 느낌이 솔솔...뭐 일반 고객들이 주방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어떤 감정이 막 교차하고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감이나 잡을 수 있을까싶지만 이 가게는 적어도 손님들을 후려서 대충 요리내놓고 싼가격 장점으로 허접질이나 일삼는 가게가 아니란 것 정도는 느껴졌다. 봉골레 파스타도 한번 나중에 와서 먹어볼 요량이다. 좋은 식당이었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노원이라는 한계점만 아니라면 근처에 계시는 분은 한 번즈음 가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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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키친 / -

주소
서울 노원구 상계동 328-9번지
전화
02-952-4748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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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ewell